[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17년 5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대치가 첨예화된 상황에서 오는 8일(현지시간)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에 대한 의회 신임투표가 실시되는 등 프랑스 정국이 혼돈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어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은 더욱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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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현지시간) 백악관 회담 후 주미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 받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베리안과 르피가로매거진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조사 때보다 6%포인트 낮아졌다.
르피가로는 "마크롱의 이번 지지율 수치는 2018년 말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전국적으로 노란조끼 시위가 벌어졌을 때보다 더 낮다"며 "마크롱 취임 이후 최저"라고 했다. 노란조끼 시위 때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안팎이었다.
마크롱의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긴축 예산안을 둘러싸고 정치권 대치가 격화되고, 이를 해결할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이루 총리 내각은 지난 7월 440억 유로(약 72조원) 규모의 재정 적자 축소를 골자로 하는 2026년도 긴축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는 좌파 진영과 극우 정당이 재정 긴축에 반대하자 지난달 25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confidence vote)를 의회에 요청했고, 투표는 오는 8일 실시될 예정이다.
중도우파 공화당 출신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바이루 총리가 야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들과 대화나 협상도 하지 않고 불쑥 자신의 신임투표를 의회에 요청한 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도좌파 사회당 소속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바이루 총리가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마크롱 대통령이 어떻게 내버려 둘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르피가로는 "바이루 총리도 (국민들 지지율이) 마크롱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그에 대한 지지는 14%에 불과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82%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정치인은 극우성향의 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로 지난번 조사 때보다 3%포인트가 오른 42%를 기록했다. 국민연합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 의원은 38%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