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해 52% 폭증... 세리에A 1조3000억원 2위로 부상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지출 규모에서 또 한 번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리그를 압도했다. 단일 리그 사상 최고 지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머니리그'의 위력을 재확인했다.
영국 BBC는 2일(한국시간) EPL 20개 클럽이 6월 개장한 여름 이적시장에서 총 30억 파운드(약 5조6640억원)를 쏟아부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9억7000만 파운드에서 52.3%나 늘어난 규모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EPL이 홀로 쓴 돈이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이탈리아 세리에A 네 개 리그를 합친 액수보다 많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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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한국시간) 리버풀과 계약한 알렉산데르 이사크. [사진=로이터] |
이적시장 마감일(현지시간 1일)에도 빅딜이 터졌다. 리버풀이 뉴캐슬 유나이티드 공격수 알렉산데르 이사크를 1억2500만 파운드(약 2358억원)에 영입했다.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벨기에 골키퍼 세네 람멘스를 1810만 파운드(341억원)에 영입했다. 애스턴 빌라는 맨유 윙어 제이든 산초와 리버풀 미드필더 하비 엘리엇을 임대해 공격 옵션을 강화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과감했던 팀은 리버풀이었다. 총 4억1500만 파운드(약 7825억원)를 썼다. 뒤를 이어 첼시(2억8500만 파운드), 아스널(2억5500만 파운드), 뉴캐슬(2억5000만 파운드)이 상위권에 올랐다. 재미있는 건 첼시의 장사 실력이다. 선수 판매로 2억8800만 파운드를 벌어 순지출이 300만 파운드에 불과했다. 반면 아스널은 선수 매각 수익이 900만 파운드에 그쳐 순지출 2억46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리버풀(순지출 2억2800만 파운드)보다도 더 크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이번 여름 약 7억 파운드(약 1조3000억원)를 쓰며 라리가(약 6억 파운드)를 제치고 유럽 2위 지출 리그로 올라섰다. 파리 생제르맹이 몸담은 리그앙은 약 5억 파운드에 그쳤고, 분데스리가는 약 4억5000만 파운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들 네 개 리그의 지출 총합을 더해도 EPL의 30억 파운드에는 미치지 못한다. 세리에A는 주요 빅클럽이 비교적 안정적인 스쿼드 운영에 집중했고, 라리가는 재정 규제로 인해 대형 영입이 제한됐다. 리그앙은 파리 생제르맹의 지출 감소가 큰 요인이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EPL의 독주를 다시 입증했다. 중계권, 스폰서십, 상업 수익에서 비롯된 자금력이 다른 리그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EPL과 나머지 리그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