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대규모 해외 이주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의 신생국가 남수단이 현재 잠재적 목적지로 논의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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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물품 받은 가자지구 주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는 남수단 정부 관리 1명과 중동 관리 3명, 남수단 정부 로비스트 1명 등을 인용해 "남수단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어떠한 접촉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남수단 고위 관리들이 비밀리에 이스라엘 관리들과 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협상은 아직 결정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했지만 양측이 서로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가능한 한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해외로 보내고 싶어하고, 남수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0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을 이주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이집트·요르단 등 아랍국가들의 격렬하게 반대하자 주춤했지만 여전히 이런 방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남수단 정부에 로비하는 회사의 설립자인 조셉 슬라비크는 "이스라엘과 남수단 간 회담이 올해 초 시작됐다"며 자신이 남수단 관리들과 이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수단의 고민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돌보는 데 따르는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이라며 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해외 이주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5월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곧 제3국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라 감리엘 과학·기술부 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TV 인터뷰에서 "17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라키 중부에 있는 남수단은 오랜 내전 끝에 지난 2011년 7월 수단으로부터 독립했다. 수단은 인종적으로 아랍계 또는 아랍화된 아프리카계가 대다수이고 이슬람을 믿는 반면, 남수단은 기독교와 토착 종교를 믿는 흑아프리카계 주민이 대부분이다.
한편 지난 13일 이스라엘 채널12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인도네시아, 남수단, 우간다, 리비아, 소말릴란드 등 5개국과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