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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李대통령 광복 80주년 경축사 "평화공존·공동성장 한반도 새 시대 적기"

기사입력 : 2025년08월15일 10:57

최종수정 : 2025년08월15일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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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이라는 것이 지난 80년간 우리가 얻은 뼈저린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분열과 배제의 어두운 에너지를 포용과 통합, 연대의 밝은 에너지로 바꿀 때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며 "정치가 사익이 아닌 공익 추구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끝낼 때 우리 안에 자리 잡은 갈등과 혐오의 장벽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고,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과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5 photo@newspim.com

다음은 이 대통령의 80주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5200만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80년 전 오늘 우리는 빼앗겼던 빛을 되찾았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을 감격으로 환하게 밝힌 그 빛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해방에 대한 불굴의 의지, 주권회복의 강렬한 열망으로
스스로를 불사른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일궈낸 것이었습니다.

광복절은 단지 독립을 이룬 날이 아닙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정하고,
우리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되찾은 날입니다.

지난 8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눈부신 성취를 이뤘습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고,
군사력 5위, 경제력 10위권 선진 민주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존경하는 김구 선생이 염원했던 문화강국의 꿈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우리말로 노래 부르고,
영화, 드라마, 만화, 문학 등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는 빼앗기지 않을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독립투사들과 애국선열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기원을 생각한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것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응당한 책임입니다.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이제 더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두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외면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과연 누가 공동체를 위해 앞서 나서겠습니까?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신 분들에 대하여 예우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 공동체도 더욱 튼튼해질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독립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그리고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생존 애국지사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도 더 넓히겠습니다.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을 더욱 적극 추진하고,
서훈을 받지 못한 미서훈 독립유공자들을 찾아내어
모두가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굴곡진 역사는 '빛의 혁명'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빼앗긴 빛을 되찾고, 그 빛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습니다.

3.1혁명의 위대한 정신이 임시정부로 이어졌고,
한반도 삼천리 방방곡곡을 넘어 온 세계에서
독립투쟁의 불길로 번지며
마침내 우리는 다시 빛을 되찾았습니다.

분단과 전쟁의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독재의 엄혹한 추위 속에서도 소중한 빛을 지켜내 왔습니다.

4·19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으로
민주화의 빛을 환하게 밝혔고,
세계사에 없는 두 번의 무혈 평화혁명으로
이 땅이 국민주권이 살아있는 민주공화국임을 만천하에 선언하였던 것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빛의 혁명'은
일찍이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이
오색 찬란한 응원봉 불빛으로 빛나는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어둠이 있기에 빛의 소중함을 알았고,
빛이 있기에 어둠에 맞설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광복으로 찾은 빛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도록,
독재와 내란으로부터 지켜낸 빛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냅시다.

그것이야말로 '빛의 혁명'의 진정한 완성이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화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선조들은 고난 속에서도
부강한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죽음을 앞두고도 동양의 평화를 역설했고,
침략의 아픔에도 높은 문화의 힘을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분단은
이 간절한 염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분단 체제는 국토를 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장벽이 되어 우리 국민을 갈라놓고 있습니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은
분단을 빌미 삼아
끝없이 국민을 편 가르며 국론을 분열시켰습니다.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국민주권을 제약하는 것도 모자라
전쟁의 참화 속으로 우리 국민을 몰아넣으려는 무도한 시도마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 안의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선조들이 바라던 나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이라는 것이
지난 80년간 우리가 얻은 뼈저린 교훈입니다.

분열과 배제의 어두운 에너지를
포용과 통합, 연대의 밝은 에너지로 바꿀 때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언제나 위기 앞에서
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하나로 뭉쳐왔습니다.

나라 잃은 슬픔을 딛고 목숨 바쳐 독립을 쟁취해 낸 것도,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산업화를 이뤄낸 것도,
금 모으기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낸 것도,
그리고 무장병력을 동원한 내란에서 헌정질서를 지켜낸 것도
바로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정치는
우리 국민의 이러한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문화도 바꿔야 합니다.
정치가 사익이 아닌 공익 추구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끝낼 때
우리 안에 자리잡은 갈등과 혐오의 장벽도 비로소 사라질 것입니다.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제안하고 촉구하는 바입니다.

선조들이 바라던 부강한 나라, 함께 잘사는 나라,
국민주권이 온전히 실현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해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분단으로 인해 지속되어 온 남북 대결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경제발전을 제약하고,
나라의 미래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적대 상태의 지속은 남과 북 주민 모두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질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가 흔들릴 때 어떤 불행이 생기는지
우리는 이미 지난 역사를 통해 가혹할 정도로 체험했습니다.

평화는 안전한 일상의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경제 발전의 필수조건입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숱한 부침 속에서도 이어지던 남북 대화가
지난 정부 내내 완전히 끊기고 말았습니다.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합니다.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집니다.

국민주권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닙니다.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그 과정의 특수관계라고 우리는 정의했습니다.

남북기본합의서에 담긴 이 정신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 간 모든 합의를 관통하고 있는 정신입니다.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곧바로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공리공영·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 그리고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기를 인내하며 기대하겠습니다.

한편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입니다.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합니다.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동시에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 왔기에
일본과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는 늘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크게 존재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독립지사들의 꿈을 기억합니다.
가혹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면서도
언젠가는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그 선열들의 간절한 염원을 이어가야 합니다.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입니다.

60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양국 국민 간 왕래는 1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연간 1200만 인적 교류의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우리의 국력 또한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럴 때 서로에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믿습니다.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주권자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공급망 재편과 통상 질서의 급격한 변화,
첨단기술 경쟁에 따른 산업대전환,
기후위기로 인한 에너지 전환의 이 복합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합니다.

한미 관세협상은 하나의 파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또 다른 파도들이 시시각각 밀려올 것입니다.

급변하는 질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가의 미래가 흔들리고 국민의 삶이 위협받게 됩니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치이다가 마침내 국권을 빼앗겼던
120년 전 을사년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할 수 없습니다.

2025년 을사년은 그때와 달라야 합니다.

높은 파도에 휩쓸려 난파될 것인가,
위기를 기회로 바꿔 다시 도약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현재의 우리 자신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한걸음 뒤처지면 고단한 추격자 신세가 되겠지만
힘들더라도 반걸음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 것입니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 기술을 육성하여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여
미래를 앞장서 열어가야 합니다.
우리의 문화도 더욱 갈고 닦아
소프트 파워로 세계를 선도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100년의 도약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되찾은 자주독립의 빛이,
우리 국민이 이룬 민주주의의 빛이,
우리 앞날을 밝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이 다시 발휘된다면,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걸어왔던 것처럼,
우리가 나아갈 길도 잃지 않고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나라,
국민주권의 빛이 꺼지지 않는 나라로
국민 여러분, 함께 나아 갑시다.

감사합니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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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일본군 무장해제 "항복사실 모르느냐?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전의(戰意)가 없는 것을 보이기 위해 기관단총을 모두 어깨에 걸쳤다. 그러고도 만일을 위해서 각각 산개하면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몸을 날렸다. 아. 그때 그 바람 냄새, 그 공기의 열기, 아른대는 포플러의 아지랑이, 그리고는 아무것도 순간적이었지만 보이지 아니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가? 우리 주변엔 돌격 태세에 착검한 일본군이 포위하고 있었다. 워커 구두 밑의 여의도 모래가 발을 구르게 했다. 코끼리 콧대 같은 고무관을 제독총에 연결한 험상궂은 방독면을 뒤집어쓴 일본군이 차차 비행기를 중심으로 원거리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것이 그리던 조국 땅을 밟고 처음 맞은 분위기였다. 동지들은 눈빛을 무섭게 빛내면서 사주경계를 했다. 그러나 아직 기관단총을 거머쥐지는 아니했다. 여의도의 공기가 움직이지 않는 고체처럼 조여들어 왔다. 뿐만 아니었다. 타고 온 C46형 수송기로부터 한 50여m 떨어진 곳의 격납고 앞에는 실히 1개 중대나 되는 군인들이 일본도를 뽑아 든 한 장교에게 인솔되어 정렬해 있었다. 그 앞에는 고급장교인 듯한 자들이 한 줄 또 섰고, 장군 몇 명도 있는 듯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8월 18일 한낮의 그 뜨거운 여의도 열기가 우리를 더욱 긴장시켰다. 격납고 뒤에까지 무장한 군인이 대기하고 있었다. 중형전차의 기관포도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환호하는 광복군.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비행장 아스팔트 위엔 한여름의 복사열이 그 위기의 긴장처럼 이글대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는 땀에 젖어 있었다. 기막힌 침묵이 십여 분이나 지났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행동도 취해 오지 않았다. 마침내 우리가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일본군 고급 장교들이 늘어선 쪽으로 한걸음 씩 움직였다. 각자 산개, 조심하라! 누군가가 이렇게 나직하게 말했다. 서해 연안으로 비행기가 고도를 낮출 때 누군가가 유서를 쓰던 일이 이 순간 내 머릿속에서 상기되었다. 일본군 병사들은 우리가 다가서자 의외로 포위망을 풀 듯이 비켜섰다. 우리는 아직 기관단총을 어깨에 멘 그대로였다. 일본군이 길을 열어주자, 그들도 일본군 육군 중장을 선두로 한 장교단이 우리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가 바로 조선주차군사령관 죠오쯔끼(上月良夫)였다. 쬬오쯔기는 그의 참모장 이하라 소장과 나남 사단장과 참모들을 뒤로 거느렸다. 우리도 좌우로 벌려 섰다. 쬬오쯔기가 「나니시니 이라시따노?(무슨 일로 왔소?)」말문을 열었다. 퍽 야무지게 보였다. 우리는 말 대신 영등포 상공에서 뿌리다 남긴 선전 전단을 내밀어 주었다. 우리의 임무가 일본어와 우리말로 적힌 전단이었다. 거긴 또 우리가 이렇게 들어오게 된 사연도 적혀있었다. 우리는 한 장씩 그 전단을 다른 일본군 장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쬬오쯔끼는 이를 받아 읽고, "일본은 정전만 한 상태이니 일단 돌아갔다가 휴전 조약이 체결된 다음에 재입국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근히 위협했다. 자기네 병사들이 꽤 흥분되어 있으니, 만약 돌아가지 않으면 그 신변 보호에 안전책임을 지기가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에 이범석 장군이 "네 놈들의 천황이 이미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한 사실을 모르느냐? 이제부터는 동경의 지시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맞섰다. 그러나 쉽사리 양보하지 않았다. 옥신각신 말이 몇 번 건너 왔다 갔다. 갑자기 쬬오쯔끼는 한 일본군 대령에게 일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경서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어 마중을 나와 있던 참이란 말을 하고는 물러가 버렸다" 이범석 장군은 일본군 측에 "조선 총독을 만나 담판 짓겠다'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일본군 무장해제 임무를 띠고 국내로 들어 온 '광복군 국내정진군'은 아무런 소득도 올리지 못한 채 다음 날 8월 19일 14:30분 여의도 기지를 이륙하여 중국으로 돌아갔다. 광복군은 미군정이 시작되고 나서 한참이나 지난 다음에 개인 자격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조짐이 좋지 않았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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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7·8호-부앙가 23호...환상 '흥부 듀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손흥민이 시즌 7·8호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드니 부앙가도 시즌 23호골을 넣어 '흥부 듀오'는 3골을 합작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LAFC 손흥민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2025 MLS 정규리그 서부 콘퍼런스 세인트루이스 시티SC와의 원정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LAFC는 '흥부 듀오'의 활약을 앞세워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LAFC는 승점 53을 기록하며 서부 콘퍼런스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세인트루이스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MLS 34라운드 세인트루이스 시티 SC와의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첫 번째 골을 넣고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9.28 psoq1337@newspim.com [세인트루이스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MLS 34라운드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첫 번째 골을 넣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2025.9.28 psoq1337@newspim.com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 시즌 7호골을 뽑아냈다. 그는 중원에서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돌파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15분에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으로 시즌 8호골을 추가, 이날 멀티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MLS에서 8경기 만에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출전 경기마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MLS 기록 기준으로 이번 4경기 연속골은 지난 2021년 12월 토트넘 소속으로 EPL 14라운드부터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경기를 중계하던 현지 해설진은 "손흥민과 부앙가는 피할 수 없다(inevitable)"며 두 선수의 뜨거운 활약을 추켜세웠다. [세인트루이스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MLS 34라운드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2025.9.28 psoq1337@newspim.com [세인트루이스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MLS 34라운드 세인트루이스 시티 SC와의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고 부앙가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2025.9.28 psoq1337@newspim.com 손흥민과 함께 공격을 이끄는 드니 부앙가(31)도 전반 15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5경기 연속골로 시즌 23골을 기록, 리오넬 메시에 이어 득점 랭킹 2위에 올랏다. 두 선수는 최근 LAFC가 터트린 15골 중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경기 도중 손흥민과 부앙가는 높이 뛰어올라 하이파이브를 주고받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정상빈이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며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정상빈은 전반 2분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하다 LAFC 골키퍼와 충돌하며 경고를 받았지만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후반 20분 공격포인트 없이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이날 승리로 LAFC의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2022년 1월 지휘봉을 잡고 나서 통산 100승(36무 9패)째를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psoq1337@newspim.com 2025-09-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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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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