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 더 지켜봐야"
파월 신중론 고수에 뉴욕증시 3대 지수 내림세 전환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명의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왔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금리 정책과 관련해 강한 힌트를 주지는 않았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은 0.25%포인트(%p) 인하 소수 의견을 냈다. 이번 회의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2명 이상의 연준 이사가 전체 결정에 동의하지 않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상반기 경제 활동 성장세가 완만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용시장에서는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전반적으로 탄탄한 모습을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상반기 경제활동이 1.2% 증가하며 둔화했지만, 고용시장이 1년 전과 비슷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며 관세 영향을 제외해도 목표치보다 다소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금리 수준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완만히 제한적인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파월 의장은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파월 의장은 9월 16~17일 FOMC 정례회의 전까지 두 달 치의 고용 보고서와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우리는 9월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사전에 그러한 결정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정보를 포함해 앞으로 얻게 될 모든 다른 정보들을 고려해 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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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31 mj72284@newspim.com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일부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며 관세율이 보다 명확해 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무역 협상과 관련해 매우 역동적이었다"며 "현재 실효 관세에 대한 사람들의 예상이 크게 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러한 과정의 끝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파월 의장은 "높아진 관세가 일부 품목의 가격에는 더 뚜렷하게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경제 활동이나 인플레이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두고 봐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일 수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가 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은 정책 기조를 조정하기 전에 경제의 향후 흐름과 위험 균형의 변화를 좀 더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현재의 정책 기조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방어하는 데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준은 국채와 기관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보유 자산을 계속해서 축소해 나갈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회의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 진행됐다. 연준의 독립성과 관련한 질문에 파월 의장은 독립성이 보장된 중앙은행이 공무를 잘 수행해 왔다며 전 세계 선진국이 금리 결정을 직접적인 정치적 결정과 분리해 놓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종료된 직후인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18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1.13포인트(0.63%) 내린 4만4351.86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47포인트(0.34%) 밀린 6349.39를 가리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83포인트(0.09%) 하락한 2만2079.46을 나타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네이선 투프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를 변경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이미 널리 퍼져 있었고 이견을 제시하는 위원이 최소한 한 명, 어쩌면 두 명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며 "이것이 연준의 경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프트 CIO는 "올해 안에 0.25%p의 금리 인하가 한두 차례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시장도 그 방향을 이미 잘 반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