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거리 공원, 38분 돌아가는 길"...봉일천고 조리체육공원 통행로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기도의회 고준호 의원은 지난 28일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고등학교 후문 통행로 개방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점검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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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고준호 의원은 지난 28일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고등학교 후문 통행로 개방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점검했다. [사진=경기도의회] |
고 의원에 따르면 이번 점검에는 경기도교육청, 파주교육지원청, 봉일천고등학교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문제 원인과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조리체육공원은 조리읍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체육시설이지만 봉일천고등학교 후문이 수년간 폐쇄되어 주민들은 통일로를 따라 도보 38분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통행로는 이미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 하나'가 닫혀 있어 지역공공시설 접근이 차단된 상황이다.
학교 측은 학생 안전과 책임 문제를 이유로 개방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속해왔고, 경기도교육청과 파주교육지원청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파주시 관련 부서는 협의 요청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소극적인 행정 태도를 보였다. 이 사안은 시장에게 보고됐으나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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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고준호 의원은 지난 28일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고등학교 후문 통행로 개방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점검했다. [사진=경기도의회] |
고 의원은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을 모아 현장에서 이동 동선, 통행 시점, 안전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그는 "학교가 지역 사회 안에 있는 것이지, 지역 사회가 학교 안에 있는 게 아니다"라며 "막연한 위험을 이유로 주민의 일상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고 의원은 학생 기숙사와 분리된 안전한 경로 확보, CCTV 설치, 주말 및 하교 이후 제한적 개방 등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조건부 임시개방을 고려해 불가능만 반복하지 말고 '가능의 조건'을 함께 만들자"며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봉일천고등학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9월 개방을 목표로 긍정적인 회신을 하기로 했다. 이는 학교 현장의 자율성과 공동체 요구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신중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이번 논의는 제도적 변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2025년 시행되는 개정 생활체육진흥법은 학교장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법적 책임을 면제받도록 하여 제기되던 법적 부담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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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통행로 자료. [사진=고준호 경기도의원] |
고 의원은 "행정이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현재 법과 현장 모두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이 주민의 권리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 의원은 이번 통행로 개방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장기적으로는 학교를 경유하지 않고도 조리체육공원에 접근할 수 있는 별도 통로 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유지 협의, 산책로 조성, 예산 반영까지 모든 절차를 의정 책임으로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