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중국 해군 항공모함 2척이 지난달 일본 주변 태평양 해역에서 미국 항공모함을 가정한 요격 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8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미군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전력 운용 능력을 점검·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훈련은 실제 미 항모의 항해 패턴을 모방해 실전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 中 '랴오닝'과 '산둥', 실전적 대항 훈련 수행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에 해당)에 따르면, 중국 해군의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동시에 일본 주변 태평양 해역에 전개됐다.
양 항모는 오키나와 본섬, 오키노토리섬, 미나미토리섬 등 일본 최남단 도서 인근을 항해하며, 전투기 및 헬리콥터 발착함 훈련을 약 1050회 이상 실시했다.
이 가운데 미 항모 요격을 가정한 훈련은 6월 7일 전후로 약 일주일간 진행됐다. 랴오닝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미나미토리섬 인근 해역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며,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괌을 잇는 '제2도련선'을 넘어 중국 본토 방향으로 항해했다.
이 시기 산둥함은 오키나와 남방 해역에서 동쪽으로 이동, 랴오닝을 요격하는 가상 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부는 랴오닝이 미 항모 역할을 맡고, 산둥이 이를 추격 및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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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랴오닝함(오른쪽)과 산둥함이 공동으로 항모 편대를 전개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 美 항모 운용방식 모방...中 "실전적 대항 훈련" 인정
중국 항모는 훈련 중 일정한 거리(약 500해리, 930km)를 두고 접근하는 방식으로 움직였으며, 이는 미 해군이 중국 해군과의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채택하는 항행 방식과 유사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측이 미군의 작전 규칙을 분석한 뒤 이를 훈련에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만 해협 분쟁 등 유사시를 대비한 실전 훈련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6월 말 성명을 통해 "두 항모가 서태평양 해역에서 상호를 적으로 설정해 실전적 대항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일본 측 분석과 부합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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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함 [사진=뉴스핌DB] |
◆ 日자위대 정찰기 접근 저지 시도도
한편, 훈련 기간 중인 6월 7~8일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중국 항모를 감시하던 도중, 중국 전투기의 이례적 근접 비행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일본 측 정보 수집을 방해하고, 감시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접근을 막기 위한 'A2AD(접근거부·영역거부)' 전략 아래, 괌과 오키나와를 잇는 제2도련선 바깥에서 미군을 차단하고, 제1도련선 내부로의 진입을 저지하는 능력을 강화해 왔다.
일본 자위대 관계자는 "중국 항모 2척의 동시 전개는 이러한 전략의 구체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