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자작' 숲과의 은밀한 대화
[영양=뉴스핌] 남효선 기자 = 푹푹 찐다. 연일 낮 기온이 35도를 웃돌면서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일상이 불볕더위로 마구 헝클어진다. 견딜 수 없는 폭염, 이럴 땐 가없이 펼쳐진 바다도 제격이지만 작렬하듯 내려쬐는 햇볕을 실랑이는 바람으로 어루만져 주는 숲 속이 '딱'이다.
경북 영양은 '국제 밤하늘 공원'으로 지정된 청정 산중 도시이다. 영양에 들어서면 온통 부드러운 바람의 시간이다.
영양 읍내에서 부드러운 바람을 따라 40여 분가량 죽파리로 들어서면 '자작자작' 자작나무 이파리를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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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밤하늘공원' 경북 영양군의 숨은 보석 '죽파리 자작나무 숲'.[사진=영양군] 2025.07.10 nulcheon@newspim.com |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이다.
지난 봄에 경북권 5개 시군을 할퀴고 간 '초대형 산불'에도 용케도 견뎌냈다.
죽파리 자작나무숲 초입. 산속에 전기차가 소리 없이 미끄러진다. 전기차에 올라 자작나무숲으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들어서면 하얗게 뻗은 기둥을 녹색으로 덧칠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장관이 펼쳐진다.
자작나무 수액이 빚은 계곡의 물은 눈부시다.
하얗게 육신을 곧추세우고 겨울을 나던 자작나무숲이 녹음을 쏟으며 하늘을 받치고 있다.
죽파리 자작나무숲을 전국 최고의 명품 숲으로 가꿔 온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군을 소개하는 자리면 어디서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한 곳을 꼽으라면 '죽파리 자작나무숲'을 꼽는다"며 죽파리 자작나무숲을 칭찬한다.
'죽파리 자작나무숲'은 1993년 약 30ha의 면적에 심은 30cm 크기의 나무들이 사람의 손때를 피해 자연 그대로 자라나 울창한 숲을 이루며 '국유림 명품 숲'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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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밤하늘공원' 경북 영양군의 숨은 보석 '죽파리 자작나무 숲'(위)과 자작나무 숲으로 오르는 완만한 경사의 계곡.[사진=영양군] 2025.07.10 nulcheon@newspim.com |
죽파리 자작나무숲'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숲 마니아들과 산속의 힐링을 찾는 가족들이 하나둘 이어지자 영양군은 자작나무숲 초입에 주차장을 개설하고 누구나 쉽게 자작나무숲을 만날 수 있도록 친환경 전기차를 운영하는 등 접근성을 높였다.
숲 사이 길은 완만한 경사로 산책하며 산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족, 연인과 함께 혹은 혼자서도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자작나무숲은 영양군의 관광 명소 중에서도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지역 수요 맞춤 지원사업과 자작나무 권역 활성화 업무협약 등을 통해 경북을 대표하는 산림휴양 관광지로 조성하고 있다"며 " '꼭 다시 찾고 싶은 숲'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을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