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빙그레, 81승 2무 43패(승률 0.651)로 정규시즌 1위
최근 5시즌 동안 50승 가장 먼저 거둔 팀 모두 통합 우승 차지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전반기 1위 확정을 넘어, 1992년 빙그레 시절 이후 무려 33년 만에 리그 50승 선착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화는 지난 8일 대전 KIA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전원 안타 및 득점에 힘입어 14-8로 대파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50승에 도달한 한화는 2위 LG와의 격차도 3.5경기로 벌리며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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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가 3회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7.08 wcn05002@newspim.com |
33년 만에 리그 50승 선착. 이는 자연스럽게 1992년 당시 리그 최강팀이었던 빙그레 이글스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빙그레는 투·타 밸런스가 완벽한 팀이었다. 송진우(19승 8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3.25), 정민철(14승 4패 평균자책점 2.48)을 필두로 한용덕(11승 3패 평균자책점 2.99), 장정순(14승 7패 평균자책점 3.02)의 선발진은 압도적이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도 당시 팀의 상승세에 큰 역할을 했다. 이글스의 프렌차이즈 스타인 4번 타자 장종훈은 41홈런과 함께 타율 0.299 1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05로 타선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20-20클럽에 가입한 1번 타자 이정훈이 타율 0.360 25홈런 68타점 21도루 OPS 1.056을 기록했고, 2번 타자 이강돈이 타율 0.320 13홈런 60타점으로 완벽한 테이블세터진을 이뤘다. 여기에 포수 김상국과 유격수 지화동까지 빙그레는 이른바 거를 타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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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빙그레 이글스의 타자 장종훈(왼쪽), 투수 송진우(오른쪽). [사진 = 한화] 2025.07.09 wcn05002@newspim.com |
화려한 스쿼드와 함께 개막 후 40경기에서 빙그레는 팀 역사상 최다 연승인 14연승을 기록하며, 32승 1무 7패로 승률 8할이 넘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6월에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빙그레는 8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살아나며 이글스 역대 최다승, 최다 승률인 81승 2무 43패(승률 0.651)와 함께 압도적인 1위로 정규시즌을 제패했다. 하지만 당시 롯데와 한국시리즈를 펼쳤던 빙그레는 실책으로 자멸해 최초로 한국시리즈 두 번 업셋을 허용한 팀이됐다.
이후 1994년 한화로 구단명을 변경한 뒤 이전만큼의 좋은 성적을 유지하지 못했던 한화는 1999년 정민철, 송진우, 구대성을 필두로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성적은 하락세였다. 특히 류현진이 등장한 2006년 준우승 이후 10시즌 연속 가을야구 실패, 2018년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정규시즌 3위에 올랐지만 넥센에 막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침체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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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투수 정민철. [사진 = 한화] 2025.07.09 wcn05002@newspim.com |
2018년으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한화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월 들어 7경기에서 5승 1무 1패로 월간 승률 1위인 한화는 9일 현재 50승 33패 2무의 성적으로 전반기 1위 확정과 함께 50승 선착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위력이 특히 두드러진다. 코디 폰세는 전반기 18경기에서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라는 에이스다운 성적을 냈고, 라이언 와이스도 10승 3패 평균자책점 3.07로 지원사격을 했다. 두 외국인 선수가 나란히 전반기에 10승을 넘긴 건 2016년과 2018년 두산 이후 7년 만이자 KBO 역사상 세 번째다.
국내 선발진도 풍부하다. 이번 시즌 FA(자유계약신분)로 영입한 엄상백이 부진하지만 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탄탄하다. 롱릴리프로 끌어줄 수 있는 조동욱-황준서 영건 듀오의 활약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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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폰세. [사진=한화] |
불펜진은 리그 최강이라 불릴만하다. 박상원-김범수-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뒷문을 단단히 막고 있고, 추격조의 주현상-김종수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필승조 역할을 맡았던 윤산흠이 상무 전역 후 가세했고, 김민우 역시 부상에서 회복해 후반기 합류가 예정돼 있다.
타선도 만만치 않다. 문현빈은 리그 타율 4위(0.322)를 기록 중이며, 채은성(0.289·14홈런·49타점), 노시환(0.232·17홈런·59타점)도 중심타선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대체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는 타율 0.418, OPS 1.076으로 놀라운 생산력을 보여주며 팀 공격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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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화 문현빈이 26일 롯데와 홈경기 연장 10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한화] 2025.05.26 zangpabo@newspim.com |
50승 선착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무려 71.4%. 게다가 최근 5시즌 동안 50승을 가장 먼저 거둔 팀은 모두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다는 점에서 한화의 통합 우승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한화는 전반기 남은 2경기에서 엄상백과 황준서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 두 경기까지 승리하며 2연속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간다면, 한화로선 완벽한 전반기 마무리가 될 수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