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베트남, 대미 수출 161개 품목서 경쟁 중
베트남이 54억 달러 규모서 앞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베트남이 인도보다 먼저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이룬 가운데, 인도가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대미 수출의 일부를 베트남에 빼앗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 시간) 머니 컨트롤은 인도가 미국과 낮은 관세의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인도의 대미 수출이 약 50억 달러(약 6조 8329억원)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상호 관세를 대폭 낮춘 가운데, 베트남과 공통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품목에서 인도산 제품이 베트남산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2023년 인도가 미국에 수출한 760억 달러 규모의 상품 중 54억 달러 상당의 품목이 베트남의 수출 품목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현재 인도와 베트남으로부터 공통의 161개 품목을 220억 달러어치 수입하고 있는 가운데, 500만 달러 이상인 각 품목별 수입액 중 인도산이 베트남산을 앞지르고 있고, 베트남은 54억 달러 규모의 품목 수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인도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냉동 새우다. 인도는 2023년 미국에 18억 1000만 달러 상당의 냉동 새우를 수출한 반면, 베트남의 수출액은 2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인도가 베트남보다 유리한 관세를 얻지 못할 경우 인도의 대미 냉동 새우 수출액이 2억 4000만 달러로 감소하며 약 16억 달러의 잠재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주방 및 화장실 용품과 보석류에서도 각각 2억 8000만 달러, 2억 3100만 달러의 잠재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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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4월 16일 베트남 하이퐁 항구에 정박한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수입되는 모든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협상 타결을 알렸다. [사진=로이터] 2025.07.03 photo@newspim.com |
한편 베트남은 이달 2일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미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이 베트남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4월 발표했던 46%에서 20%로 대폭 낮아졌고, 미국은 자국산 제품을 베트남에 무관세로 수출하게 됐다.
인도는 당초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 합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던 나라였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직후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고, 2월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연내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인도에 26%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뒤에도 보복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양국 간 협정 타결 소식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측과 양국 협상단 소식통들이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공식 타결 발표는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미국의 10% 기본 관세에는 합의했지만 인도의 강한 반발로 유제품과 일부 농산물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