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용기서 기자 간담회 진행
"상대국에 1페이지 분량 서한 보낼 것"
"파월 연준 의장 후임자 후보 두세 명"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적용 시기를 두고 추가 유예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상호관세 유예 시한은 오는 8일(현지시간)까지다. 무역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일본에는 관세율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관세 유예를 연장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각국에 (상호관세에 관한) 서한을 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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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3일 오전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 상호관세 25%"부과 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5.04.03 yym58@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일본을 포함한 교역 상대국에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상호관세율 산출 근거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를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들은 30~40년 동안 우리를 뜯어오면서 잘못 길들여졌기 때문에 협상을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그래서 내가 하려는 것은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가령 일본은 쌀이 절실하게 필요한데도 (미국산) 쌀을 받지 않는다. 자동차는 (미국에) 수백만 대를 수출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차 한 대도 그들(일본)에게 보내지(수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효자품목이기도 하다. 한미 양국 간 통상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협상 상황에 따라 한국도 자동차 관세율 인상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한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당신들(일본)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30%, 35%, 또는 우리가 결정하는 어떤 수치를 지불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우 큰 무역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분량은 1페이지나 1페이지 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관세 협상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미국에 버릇없이 군다"며 "일본은 엄청난 쌀 부족을 겪는데도 우리 쌀을 수입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서한을 써 보낼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밝힌 일본 대상 상호관세율은 24%였다. 한국(25%)보다 1%포인트(p) 낮은 수준인데, 이를 30~35% 정도로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국가별 차등 관세율을 밝힌 이후 각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발표된 상호관세는 같은 달 9일 0시 1분을 기해 발효됐으나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90일간 유예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한편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임자 후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세 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는데, 지난달 25일에도 파월 의장 후임으로 서너 명을 생각해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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