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입찰 호조에 장기채 수요 회복… 연준 금리 인하 기대도 확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의 주된 관심은 11일(현지 시각)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중 무역 협상 진전, 그리고 장기채 입찰에서 확인된 투자자 수요에 집중됐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내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더욱 키웠다.
1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장기 만기 미국 국채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확인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390억달러 규모 1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이 4.421%로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7bp(1bp=0.01%포인트)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응찰률(Bid-to-Cover ratio)은 2.52배로 지난 달의 2.60배에 약간 낮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60배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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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6.12 koinwon@newspim.com |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오후 입찰 결과가 나오자 낙폭을 2bp 가까이 확대하며 일중 저점을 경신했다. 시장은 이어 12일 예정된 30년물 220억달러 입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로렌스 길럼 채권 전략가는 "10년물 입찰이 무난히 소화된 데 대해 안도할 수 있겠지만, 진짜 시험은 30년물 입찰"이라고 말했다.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5.4bp 내린 4.42%, 30년물은 2.6bp 하락한 4.913%에 거래됐다. 2년물 금리도 6.1bp 내려 3.951%로 떨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라 연준의 긴축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시장 예상치(0.2%)를 밑돌았고, 근원 CPI도 0.1% 올라 전달(0.2%)보다 둔화됐다. 연간 기준 근원 CPI는 2.8%로 시장 전망(2.9%)을 하회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연내 금리 전망치는 50bp(0.5%포인트)까지 확대됐으며,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인하 확률이 71%까지 높아졌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으며,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했다"며 "1~5월 평균관세율이 2%에서 15%까지 급등했음에도, 아직까지 물가에 반영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 무역전쟁 완화 신호… "中 희토류 공급, 美 유학생 수용 확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 역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합의가 타결됐다"며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와 자석을 공급하고, 미국은 중국 유학생의 대학 입학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55%의 대중 수입관세를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10%는 상호관세, 20%는 펜타닐 밀매에 대한 처벌성 관세, 25%는 기존 관세 유지분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무역 긴장 완화 소식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달러는 엔화 대비 0.2% 하락한 144.58엔, 유로 대비 0.5% 하락한 1.148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스위스프랑 대비로는 0.3% 떨어졌으며, 파운드화 대비로는 0.3% 하락했다. 반면 중국 역외 위안화(CNH) 대비로는 0.1% 소폭 상승했다.
프린스턴 소재 자산운용사 팔레오레온의 존 프라빈 이사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지났다"며 "이번 합의는 양측 모두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절충안이며,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희토류 공급 확보가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