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주상복합 '신용산 큐브스테이트' 통으로 공매 넘어가
초역세권 장점에도… 고분양가·비아파트 기피로 미분양 지속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용산구 알짜 부지에 위치한 주상복합이 통째로 공매 시장에 나왔다. 전세사기로 인해 비아파트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고분양가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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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신용산 큐브스테이트' 투시도. [자료=무궁화신탁] |
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청파동 '신용산 큐브스테이트' 오피스텔 49실과 도시형 생활주택 13가구, 근린생활시설 2개실의 공매가 일괄매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4번 유찰됐다.
신용산 큐브스테이트는 연면적 945㎡에 지어진 지하 1층∼지상 15층 주상복합이다. 근린생활시설 3개실, 오피스텔 54실, 도시형생활주택 16실로 구성됐다.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오피스텔이지만 2023년 4월 최초 분양 이후 1년이 넘도록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시행사는 15% 할인 분양과 함께 1000만원의 대출 이자 지원까지 내걸었지만 수요가 현저히 부족했다.
업계에선 주변 시세 대비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가 청약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 당시 이 오피스텔 36~37㎡(이하 전용면적) 분양가는 8억원대였다. 인근 '에르모소용산' 35㎡는 현재 5억9000만원에, '용산센트럴포레' 32㎡는 4억9000만원에 시장에 나와 있음을 고려하면 2억~3억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공매 집행기관인 무궁화신탁은 차주인 새마을금고의 요청으로 공고를 올렸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미분양 문제로 공매를 진행하는 게 맞다"면서 "다만 분양가를 대폭 할인해 계속 분양하는 것보단 서울 중심부 입지 등 해당 물건의 시장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공매로 넘기는 것이 채권자의 목표 수익 달성에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오피스텔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60㎡ 신축 소형 주택의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산정 시 2027년 말까지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120㎡ 초과 대형 오피스텔에도 바닥난방 설치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대거 풀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994실로, 올해 예정 물량(3만3461실) 대비 64.1% 적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입주 물량이 많았던 2019년(11만211실)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연구원은 "투자용 목적의 부동산은 시장 심리를 더 빠르게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이 안 좋으니 공급 자체가 위축되며 물량이 급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