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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평 미리보기] ⑤ 억울한 'D등급' 기관들…역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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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평 D등급, 단순 성적표 넘어 '조직 존립' 위협
코로나 헌신에도 '역차별' 논란…"지표 불합리"
에너지 공기업, 요금 인상 억제해 재무 지표 악화
자구 노력 주목…2년째 낙제점 받으면 수장 해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단순한 '성적표'를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평가 등급에 따라 기관장 인사와 성과급, 예산 삭감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올해도 87개 기관이 실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각 기관은 등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최근 2년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공기업들의 성적 추이를 되짚고, 올해 등급 향방을 전망해 본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미흡(D) 등급 이하 '낙제점'을 받았던 기관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에게 낮은 등급을 탈출하는 것은 단순히 성과급 문제가 아니라 국민 신뢰 회복과 내부 사기 진작, 조직 존립 등을 좌우하는 중대 사안이다.

최근 몇 년간 낮은 등급을 받았던 기관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재무 성과보다 공공성 높은 정책 집행에 집중한 결과, 되레 '성과 없는 기관'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다. 이런 '역차별' 논란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 작년 평가 대상 87곳 중 13곳 '낙제점'…2년째 D등급 3곳

16일 기획재정부의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 87개 기관 중 D등급 이하를 받은 기관은 총 13곳으로 전체의 약 15%를 차지했다.

공기업 중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4곳이 D등급을 받았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국토안전관리원 ▲도로교통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7곳이 속했다.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D등급 이하 기관 [자료=기획재정부] 2025.05.15 rang@newspim.com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은 곳은 공기업·준정부기관 각 1곳으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이에 해당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기관은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국토정보공사, 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 3곳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 E등급을 받았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보통·C등급)과 한국철도공사(D등급)는 다음해 경평에서 등급이 소폭 상승했다. 반대로 2022년에 C등급이었던 고용정보원과 방송광고진흥공사는 다음 해 들어 E등급에 신규 진입했다.

D등급 이하를 받게 되면 성과급 지급이 전면 중단되고, 기재부로부터 경상경비 삭감 조치를 받는다. 기관장은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없으며, 차기 평가 시에도 불리한 성과 지표가 적용돼 경영 압박이 커진다.

특히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받은 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르게 되며, 기재부에 반드시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 실적을 보고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해당 기관들은 단순한 성적 개선 의미를 넘어, 조직 운영과 생존을 위한 전면적인 경영 혁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3년에 E등급을 받았던 고용정보원은 기관장 해임 건의 조치를 받았다. 2022년에는 E등급 혹은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건강증진개발원과 건설기계안전관리원, 보훈복지의료공단, 소방산업기슬원, 에너기술평가원 등 5곳의 기관장에게 해임 건의가 내려졌다.

2023년에 재무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 받은 광해광업공단과 석탄공사는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이 100% 삭감됐다. 2022년에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가스기술공사와 광해광업공단, 그랜드코리아레저, 방송광고진흥공사,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5개 기관의 임원에게 성과급 자율 반납 권고가 하달됐다.

◆ "일은 열심히 했는데" 반발 확산…기재부 "종합적 평가"

낙제점을 받은 기관들이 반드시 경영 전반에서 미흡했던 것만은 아니다. 일부 기관들은 '공공성'이라는 이름 아래 수익성과 효율성을 뒤로 미룬 결과, 성과 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까지 겹치면서 지표가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2023년에 D등급을 받은 소진공은 공식적으로도 평가 기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진공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재난지원금 집행과 긴급 지원 업무에 인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일시적으로 고용 인원이 급증했지만, 코로나 종료 이후 예산이 축소되면서 조직 규모가 다시 줄었다. 그 과정에서 직원 1인당 고용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낮아졌고, 이 지표가 경평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22 pangbin@newspim.com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은 열심히 했는데 평가 지표의 불합리성 탓에 소진공이 역차별을 받은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D등급을 받은 것은 송구하지만, 그 원인은 코로나로 인한 재난지원금 예산 집행에 있다. 이를 소진공 직원들이 전적으로 수행했는데, 되레 예산이 깎이게 된다는 것은 나름대로 안타깝고 억울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가스공사와 석탄공사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공공요금 동결과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구조적 한계 등을 낮은 등급의 이유로 꼽는다. 예컨대 가스공사는 정부의 가스요금 동결 방침에 따라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인상하지 못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수금 규모가 약 14조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재무 구조가 급격히 악화됐고, 부채 비율이 600%를 넘어서면서 재무 성과 지표에서 큰 감점을 받았다.

석탄공사는 정부의 탈석탄 기조와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사실상 존속 유지형 기관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무연탄 비축과 폐광 지역 지원 등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낮은 판매 가격과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2022년에는 대부분의 에너지 공기업들이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낙제점을 받았던 바 있다. 당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늘어났고, 여기에 정부의 공공요금 억제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재무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요금 인상은 억제한 채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부채 비율 상승과 당기순손실 확대 등이 치명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충실하게 일했을 뿐인데 되돌아온 건 낙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느 기관이 적극적으로 정책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겠느냐"며 "정작 성과를 내고 싶어도 정책에 발목 잡히고, 결과적으로 책임만 떠안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은 D등급 이하 기관들의 반발은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경평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목소리로 여겨진다. 공공성과 재무 성과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평가 시스템이, 오히려 공공성을 실현한 기관에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장 해임과 예산 삭감 등 실질적 제재가 뒤따르는 만큼, 낮은 등급에 대한 기관들의 문제 제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기재부는 평가 지표는 계량과 정성 요소를 모두 반영하고 있으며, 기관별 특수성을 고려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평은 단순히 재무 성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며 "공공기관의 책임 경영과 국민 체감 성과까지 아울러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공성 높은 사업 수행으로 적자를 감수한 기관들이 낮은 등급을 받아드는 동안, 상대적으로 재무 지표 개선에만 집중한 일부 기관들이 상위 등급을 유지하며 막대한 성과급을 챙기는 상황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지목된다. 올해 경평에서는 이런 역차별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낙제점을 받은 기관들의 억울함 호소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경평 결과 발표는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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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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