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 폭등과 인건비 상승이 주된 요인
배달 음식 증가에도 불구, 전반적 소비 위축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식재료 구매와 외식 소비가 동반 감소하는 전례 없는 현상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와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부터 감소세다.
![]() |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식품업계가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라면부터 맥주, 우유, 버거 등의 가격이 1일부터 동시에 인상된다.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40곳을 훌쩍 넘겼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4.01 yooksa@newspim.com |
음식료품과 외식 소비는 한 쪽이 줄면 다른 쪽이 늘어나는 등 보완적인 관계다. 조리된 음식을 사 먹거나 식자재를 사서 요리해 먹거나 둘 중 한 쪽을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처럼 음식료품 소비와 외식 소비가 동시에 줄어드는 것은 특이하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21년까지 매년 증가했지만 2022년 2.5% 줄어든 뒤 3년째 줄었다. 배달 음식 수요가 늘어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제는 배달 매출을 포함한 전체 음식점업 생산이 감소세다. 음식점업 생산은 코로나19 때 급감했다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반등에 성공했지만 2023년 0.7%, 2024년 1.9% 잇따라 줄었고 감소 폭도 커졌다.
전방위적인 먹거리 소비 감소세는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됐다. 올해 1분기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0.3% 줄었다. 음식점업 생산은 3.4% 줄며 2023년 4분기(-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식품 물가 고공행진이 이런 추세를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 물가는 2023년 이후 이상기온 등 영향으로 폭등세를 보이며 소비자물가를 견인해왔다. 농산물 물가는 최근 안정세를 보이지만 작년 말 고환율 기조가 시차를 두고 수입 원재료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가공식품·외식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해진 점도 먹거리 소비 위축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건설업 생산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작년 4분기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상위 40∼60% 가구의 여윳돈은 3분기 연속 줄면서 5년 만에 다시 70만원을 밑돌았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