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가노믹스 투자 키워드는 '제조업·금'
한투운용 합류 2년 만에 ETF 수 50% 성장시켜
올해 'AI·연금' 상품 개발 지속 추진
뉴스핌 월간 안다 2025년 3월호에 실려 기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미국 내 매출이 높은 제조업과 금에 주목해야 합니다."
'관세 전쟁'으로 대표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노믹스(Maganomics)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면서 연초부터 국내 증시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마가노믹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용어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의미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대표 투자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투자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뉴스핌 월간ANDA가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을 만났다. 남 본부장은 금융공학을 전공한 퀀트 트레이더 출신이다. 2007년 미국 뉴욕의 블랙쉽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 일을 시작했고 한화자산운용에서 ETF운용팀장과 퇴직연금기획팀장, 퀀트운용팀을 두루 거쳤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의 공동 창립자로 헤지펀드를 운용하기도 했다. 한투운용에는 2년 전인 2023년에 합류했다. 남 본부장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한투운용 합류 이후 2년간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50%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순자산은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남 본부장이 2년 동안 새로 만든 ETF 신상품만 40여 개에 이른다.
한투운용의 ETF 점유율, 운용자산(AUM) 급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체계적인 설문조사와 투자자들에 대한 정교한 성향 파악이다. 남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개인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 과거와 비교해 개인투자자들의 인식 수준이 크게 성장했다고 했다.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투자 분야도 점차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타겟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수많은 ETF 상품 중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데는 치밀한 사전조사와 리서치 등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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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 2025.02.06 pangbin@newspim.com |
"회사 차원의 전사적 지원은 물론이고 상품 개발과 상품 관리 역량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를 통해 ETF 투자자들이 느끼는 고충과 방어선을 파악해 상품 개발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지난 2년간 부서 내 업무에 대한 디지털화를 꾸준히 추진해 반복된 작업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리서치 쪽으로 리소스 배분을 늘렸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부 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300여 명 이상이 참여한 파이썬 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남 본부장은 트럼프 마가노믹스의 핵심 투자 키워드로 '미국 제조업'과 '금'을 꼽았다. "핵심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입니다. 멕시코, 캐나다 등지에 흩어져 있던 공장들이 미국 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존에는 니어쇼어링으로 공장들이 인근 국가에 포진돼 있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25%를 언급한 만큼 리쇼어링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남 본부장은 "미국 내 공장 건설 시 필요한 연관 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고, 미국 내 매출이 발생하는 중소 제조업은 공장 설비,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리쇼어링 효과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한투운용은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맞춰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 ETF'를 출시했다. 국내 상장된 ETF 중 미국 중심 중소형 제조기업을 편입한 상품은 이 ETF가 유일하다. 산업재 중에서도 실제 제조업과 관련된 중소형 종목들을 선별한 뒤 유동비율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등 재무 지표를 고려해 편입 종목을 확정했고, 미국 제조산업 르네상스를 이끌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트럼프 시대 '미국 우선주의'를 감안한 전략 상품이다.
남 본부장은 "금 현물의 경우,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금 매입 가능성 등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KRX 금 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유일의 금 현물 ETF로 최근 순자산액이 8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말 순자산액이 처음 7000억원을 넘어선 뒤 단 4거래일 만에 1028억원이 증가했다. ACE KRX금현물 ETF의 1개월, 3개월,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6.36%, 22.41%, 36.67%에 달한다. 1년 및 3년 수익률도 각각 71.29%, 108.52%를 기록하고 있다. 금 선물과 달리 현물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선물 롤오버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 장점으로 국내 상장 금 ETF 중 유일하게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금 가격이 오르면 해당 ETF 수익률도 오르게 됩니다. 트럼프발 무역 전쟁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수록 가치 보존 수단인 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 가격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남 본부장은 최근 가장 관심 있는 분야로 AI와 연금을 꼽았다. "올해 ETF운용본부에서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미국, AI, 연금입니다.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자 니즈에 적합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