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팬데믹과 흡사한 '공급망 쇼크' 미·중 타결돼도 후폭풍, 왜

기사입력 : 2025년04월28일 16:52

최종수정 : 2025년04월28일 16:52

미국 주요 항만 마비
공급망 재편 어려운 이유
극적 타결 돼도 후폭풍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데 이어 글로벌 공급망에 교란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미국 소매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2주 이내에 매대가 텅 빌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실제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화물이 4월 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인상한 이후 60% 급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흡사한 공급망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멈춰 서는 주요 항만들 =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항만에 정박 중인 미국행 컨테이너 선박이 약 40척으로, 4월 초에 비해 40% 가량 감소했다.

해당 선박들은 32만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올린다고 발표한 직후보다 3분의 1 가량 줄어든 수치다.

중국의 미국행 컨테이너 선박 추이 [자료=블룸버그]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선박 예약이 전 산업에 걸쳐 60% 이상 감소했다.

중국산 수입품의 미국 입국 관문에 해당하는 로스앤젤레스(LA) 항만은 5월4일부터 한 주 사이 화물이 1년 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공급망 데이터 업체 비지온에 따르면 이미 4월 중순 기준 기본형 20피트 컨테이너 선박이 1년 전보다 45% 급감했다.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존 덴턴 사무총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무역 업자들이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을 지켜보기 위해 거래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이지웨이 에어 프라이트는 중국의 미국행 화물이 관세 인상 이후 대략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고, 케세이 퍼시픽은 관세로 인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만 컨테이너 해운 업체 TS 라인스는 최근 아시아에서 미국 웨스트 코스트를 오가는 서비스 라인 중 하나를 중단했다. 수요 급감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해운 데이터 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과 로스앤젤레스(LA)를 오가는 컨테이너 선박의 취소가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5월로 예약됐던 컨테이너 선박의 취소가 20건으로, 4월 6건에서 크게 뛴 것. 컨테이너 25만개 이상의 물량이 취소된 셈이다.

중국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5월5일부터 4주 사이 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항해하는 컨테이너 선박의 예약이 3월 초 이후 4주간에 비해 25% 가량 감소했다.

◆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얼어 붙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공급망의 재편이 포착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5위 컨테이너 운송사인 하팍 로이드는 지난주 성명을 내고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화물 예약 가운데 약 30%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 수출 업체들의 대미 거래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상하이-LA 간 컨테이너 선박 운임 [자료=드류리 월드 컨테이너 지수]

일례로, 미국 운동화 유통 업체 토포 애슬레틱은 중국 업체들과 거래에서 발을 빼고 베트남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찾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10%씩 두 차례의 관세를 부과했을 때 중국 거래처가 비용을 함께 부담하자는 제안을 해 왔는데 관세가 145%로 뛰면서 생산 비용보다 세금이 높아졌고, 양측 모두 거래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섬유를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관세로 인한 앞으로 가격 인상 폭을 예측하는 일조차 어려워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중국산 물품이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미국에 들여진 뒤 최종 소비자들이 찾는 매대에 오르기까지 2~4개월 걸리는데 최근 2개월 사이 관세가 10%에서 145%로 뛰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고 수입 업체들은 말한다.

연방 세금 정책을 위한 세금 재단 센터의 에리카 요크 부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145% 관세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비즈니스가 전면 마비될 위기"라고 말했다.

상호 관세 유예 기간 동안 밀어내기 식으로 거래를 앞당기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화물 예약 플랫폼 프라이토스의 주다 레빈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 90일 유예 기간 동안 미국 수입 업체들이 계약과 운송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생산 및 조립 라인을 아시아 신흥국으로 이전시키고 나선 한편 미국 기업들은 중국 수입품을 대체할 다른 거래선을 찾는 데 혈안이다.

일정 부분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이 재편될 여지가 높지만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하는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 십년에 걸쳐 구축된 공급망을 하루 이틀 사이에 재편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 미중 극적 타결 돼도 문제, 왜 = 양측의 공급망 마비로 인한 충격이 아직 미국 가계나 최종 소비자들에게 미치지 않았지만 조만간 현실적인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경고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이번 공급망 마비로 인한 충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흡사할 전망"이라며 "소매 업체와 로지스틱스, 화물 운송 업계까지 연쇄적인 파장이 일어나면서 대규모 감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수 천개의 크고 작은 미국 기업들은 5월 중순까지 재고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컨테이너 물동은 이미 크게 줄었고, 양국 정책자들은 협상을 이뤄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월마트와 타겟 등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유통 업계 경영자들이 경고한 대로 앞으로 1~2주 사이 대형 매장의 매대가 텅 비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플로리다 주의 완구 업체 베이직 펀의 제이 포맨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비즈니스가 말 그대로 마비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피해 규모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지만 매주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1~2주 이후에는 심각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양측의 긴장감이 완화되고 거래가 살아난다 하더라도 경제적인 후폭풍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미 화물 업계가 수요 둔화를 반영해 운송 능력을 축소한 상황. 양국의 극적 합의가 이뤄지면서 갑작스럽게 물동량이 늘어나면 공급망에 과부하를 일으켜 운송 지연과 비용 상승 등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팬데믹 기간 당시 컨테이너 운임이 네 배 치솟고, 화물선이 항구에 몰려 정체됐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해운 컨설팅 업체 베스푸치 마리타임의 라스 옌센 최고경영자는 "항구에 물량이 급증하고 결과적으로 트럭과 철도에도 극심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항만 시설은 안정적인 거래 흐름을 위해 설계됐고, 물량이 갑자기 끊어졌다가 다시 갑작스럽게 밀려들어오는 상황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shhw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