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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개월 만에 복귀한 박성재가 들은 "내란 가담 여부를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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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그런다고 증거 없이 탄핵을 할 수 있습니까"

16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대정부질문에서 한 말이다. 억울해하는 박 장관을 향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내란 가담 여부를 떠나"라고 말했다. 내란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돼 4개월간 직무가 정지됐다가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기각' 판결로 직무에 복귀한 장관이 들은 말이다.

박 장관은 '12·3 비상계엄' 내란 행위에 가담하고, 이후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비상계엄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해 12월 탄핵소추됐다.

지난 10일 헌재는 "피청구인(박 장관)이 묵시적·암묵적 동의를 통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도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 또는 객관적 자료를 찾을 수 없고,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대통령 안가에서 회동했다는 사정만으로 피청구인이 내란 행위에 따른 법적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내란 행위에 관여했다고 볼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상민 전 장관부터 시작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야당의 소위 '줄탄핵' 국면은 이제 마무리됐다. 두 건이 남아있긴 하지만 각 사건의 사정으로 결론이 나올 때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회부 김현구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줄탄핵이 방아쇠가 돼 비상계엄 선포를 결정했다던 윤석열 전 대통령만이 탄핵당해 스스로 이 국면을 종결시킨 모양새가 됐다. 이외 나머지 탄핵 사건에서 야당은 모조리 패했다.

탄핵은 행정부 고위직 공무원, 검사·법관 등과 같이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이 직무상 중대한 비위를 범한 경우 이들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징계 절차다. 다만 감봉·정직 등과 같이 단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파면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 철저하게 진행돼야 하는 것이다.

줄탄핵 과정에선 주목할 만한 몇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탄핵 소추의 근거가 주로 언론의 의혹 제기 보도였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증거가 빈약했고, 절차에 들어가 증거를 모았기 때문에 변론 진행도 늘어졌다.

이 부분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도 지적한 바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사건 때 국회 측은 수사기관에 요청한 기록을 받지 못했다며 변론기일을 더 진행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문 권한대행은 탄핵심판 증명은 국회에 있고, 이를 위해 국회에 조사 권한까지 줬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포기하고 여기(헌재에) 들어왔을 때는 그에 따른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탄핵 결정문에서도 이 부분은 여러 번 등장한다.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부족하다 내지는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 '증거를 뒷받침할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등이 곳곳에 보인다. 특히 한 권한대행 사건에선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소추사유에서 증거나 자료 등이 없다는 점을 모두 적시했다.

탄핵이 소추된 피청구인들의 주장은 매번 비슷하다. 국회 측의 탄핵소추는 권한 남용이며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때마다 국회 측은 탄핵소추는 국회의 권한이라는 입장으로 반박한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다. 헌재 또한 이를 매번 받아들여 주고 있다.

고위직 공무원에게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 그리고 탄핵소추가 되면 이들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국회가 탄핵소추 권한을 갖는 것도 백번 이해할 수 있지만, 어떠한 책임도 지우지 않고 계속 그대로 하게 놔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말로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결정이 나오면 그 속에 어떤 뜻이 있는지 해석하고 향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탄핵 제도 자체에 큰 문제는 없다. 결국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다. 고위직 공무원에게 요구하는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국회도 느끼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울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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