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관세 뉴노멀] 마진압착의 시대...MAGA 외치다 美 기업에 직격탄

기사입력 : 2025년04월09일 07:52

최종수정 : 2025년04월09일 08:01

예고된 어닝쇼크...'러스트벨트' 직격탄
돈들은 어디로? 월가 '아직 비싸다'
"트럼프 풋·연준 풋 기다려야"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 아래 관세 전쟁에 불을 지폈다.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업 부활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미국 기업들은 "우릴 먼저 죽인다"며 아우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철강·알루미늄을 포함한 모든 수입 금속류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산 제품 전반에도 평균 20%의 고율 관세를 추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9일부터는 중국(104%, 보복관세 합산), 인도(26%), 유럽연합(20%) 등 주요 무역국 제품에도 대대적인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명분은 '제조업 르네상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관세 부담이 고스란히 기업의 생산 비용과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면서 미국 내 경기 둔화와 이익률 악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월가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오히려 미국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화는 비용 효율의 최적화 과정이었다. 트럼프 관세가 글로벌 공급망(글로벌 분업구조)의 양분 혹은 단절을 가속화할 경우 이는 비용 효율의 후퇴, 즉 마진 압착 시기로 진입을 의미한다. 공급망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마진 압착을 버티지 못한 기업들의 도태가 미국 안팎에서 나타날 수 있다. 당장 다가오는 어닝시즌에 기업 경영진의 어닝쇼크 예고도 속출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관세율을 적은 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4.04 mj72284@newspim.com

◆'러스트벨트' 직격탄…테슬라도 예외아냐

관세의 부메랑은 미국 제조업의 심장부,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집중될 참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본산이라 불리는 미시간주는 이미 관세 후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오는 5월 3일로 예정된 '자동차 핵심 부품 25% 관세' 발효를 앞두고 부품 사재기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사실상 전시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부품 조달과 조립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예컨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차량 상당수는 캐나다·멕시코산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고, 못이나 나사, 차체 프레임 등 주요 철강 부품은 대만·중국 등지에서 수입한다. 이들 국가에 대한 고율 관세는 곧 중간재 비용 상승을 의미하며, 생산라인 전반에 걸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컨설팅업체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내 신차 가격이 최대 1만2000달러(약 1,700만원)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차량 가격 급등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도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리던 일론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차량 부품의 약 25%를 멕시코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나머지 10%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해외, 그 중 상당수가 중국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배런스는 "관세 영향으로 테슬라 차량 한 대당 제조 원가가 평균 4,000달러(약 590만원) 상승할 것"이라며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차량 가격은 9%가량 오르게 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연간 30억달러(약 4조4,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소비자든 기업이든, 트럼프식 관세 폭탄의 비용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미국 미시간주 레이크오리온에 있는 제네럴모터스(GM)의 자동차 공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기술·패션 다 마찬가지"…애플·나이키도 '관세 쇼크'

대형 기술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의 경우 중국 조립공정에 의존하는 구조상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 씨티는 "애플 전체 생산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상호주의 관세(34%)가 적용될 경우 총 매출총이익률에 약 9%포인트(p)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이 트럼프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 기술주에 대한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EU는 미국 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를 검토 중이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유럽 내 반독점 조사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선 "벌금 부과와 서비스 제한 등 추가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기술주의 글로벌 확장성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패션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나이키, 갭, 랄프로렌 등 주요 브랜드들은 관세 여파로 인한 이익률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증시 약세장 진입…"지금 들어가도 될까" 고민 깊어져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미국 증시는 '패닉 모드'에 빠져들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4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데 이어, 7일 장중에는 S&P500지수도 2월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S&P500지수는 지난 3일과 4일에 각각 4.8%와 6.0%씩 급락하며 이틀 연속 4% 이상 하락했는데, 로스 MKM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JC 오하라에 따르면 S&P500지수의 이틀 연속 4% 이상 하락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가장 최근에는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초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두 차례) 나타났다. 

S&P500 지난 5거래일 차트 (자료=구글), 2025.04.09 koinwon@newspim.com

◆"아직 비싸다"…JP모간·블랙록 '추가 하락' 경고

미 증시의 '역대급' 하락이 이어지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인가, 아니면 아직 바닥이 아닌가"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7일 미 증시가 급락한 틈을 타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경고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최근 연례 주주서한에서 "최근 하락에도 자산 가격이 여전히 높다"며 "시장에선 연착륙을 기대하지만, 연착륙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JP모간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이 연착륙을 기정사실화하고 자산 가격에 반영한 상황에서, 실제 침체가 닥칠 경우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경고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관세 정책의 충격은 장기화될 수 있다"며 "미 증시가 여기서 추가로 20% 더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종목은 이미 고점 대비 30~40% 빠진 상태여서, 장기적으로는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이번 약세장이 트럼프 관세라는 이벤트성 리스크에서 시작됐지만, 향후에는 경기순환적 약세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벤트성·순환적 약세장 모두 평균적으로 고점 대비 30% 하락을 동반한다"며,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6,144포인트) 대비 4,301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8일 종가 기준 S&P500은 5,062.25포인트로, 여전히 15%가량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풋·연준 풋 기다려야

일각에서는 시장 반등을 위해서는 정책 전환, 이른바 '트럼프 풋'이나 '연준 풋'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JP모간은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유동성 기대가 커지며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 경제 침체 우려 속 단기 자금 시장(머니 마켓) 참가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금리선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 상업 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4차례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호 관세 발표 전까지 3차례 전망에서 한 차례 더 늘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풋'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협상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시장은 즉각 반등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트럼프 풋 보다는 연준 풋이 오히려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자 갈 곳 잃은 유동성은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블랙록은 최근 투자 노트에서 "시장 변동성 심화 속에서 미 국채 단기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무역 긴장이 지속되는 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아직 '진짜 바닥'을 논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유동성 전환점이 명확해지고, 관세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만 본격적인 저가 매수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koinw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