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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니켈을 대체할 포스코의 신소재 '고망간강', 장인화 회장의 승부수

기사입력 : 2025년03월03일 10:00

최종수정 : 2025년03월03일 15:51

광양 제철소·LNG 터미널 현장
LNG 시장 맞이하는 신소재 '고망간강' 공개…영하 163도까지 견뎌
장인화 회장의 투자 결단…그룹사·한화오션 등과 상용화

[광양=뉴스핌] 조수빈 기자 = "액화천연가스(LNG) 탱크를 보시면 밥솥과 같이 외부와 내부가 다른 소재로 되어 있습니다. 바깥 면은 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LNG와 직접 닿는 안쪽 면에는 포스코가 15년간 개발한 신소재 '고망간강'이 적용돼 있습니다. 보관의 효율성을 위해 LNG가 액체로 존재할 수 있는 영하 163도에 맞춰 LNG탱크의 온도를 설정하는데 고망간강은 이러한 극저온성과 고강도, 내마모성 등의 특징을 전부 만족하는 신소재입니다."

광양 제2 LNG터미널 부지에 건설 중인 20만㎘ 탱크 2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지난달 26일 찾은 광양 LNG터미널에서는 포스코의 고망간강이 적용된 20만 킬로리터(㎘)급 LNG탱크 7호기가 한창 건설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성철 포스코인터내셔널 차장은 LNG산업의 핵심 소재로 자리 잡은 고망간강의 특성을 설명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탄소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극저온 환경에서 그 진가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주 차장은 현장에서 "고망간강은 기존 니켈 대비 30% 가량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한국가스공사나 해외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광양 제2 LNG터미널 부지에 고망간강 기술을 활용해 건설 중인 7호기 탱크 내부사진. [사진=포스코홀딩스]

◆극저온·고강도·내마모성까지 갖춘 신소재 '고망간강'

LNG는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대량 수송을 위해 영하 163도에서 압축·액화해 운반한다. 이를 저장하는 탱크 역시 극한의 저온과 강한 압력을 견뎌야 하며, 내마모성도 요구된다. 그동안 니켈, 알루미늄 등 합금 소재가 사용돼 왔지만, 니켈은 가격이 비싸고 이차전지 산업 등에서도 수요가 높아 공급이 불안정한 단점이 있었다.

포스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체 소재로 고망간강을 개발했다. 하지만 상용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망간을 첨가하면 내마모성과 강도는 증가하지만, 밀도가 높아 부서지기 쉽고 산화가 잘돼 가열상태에서의 제어도 어렵다. 또한 망간 소재는 자석에 붙지 않아 운송도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스코는 오랜 철강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어압연과 냉각 기술을 최적화하며 성능을 끌어올렸다.

정영덕 포스코 후판기술개발섹션 리더는 "고체망간이 아니라 망간을 녹여 액체 상태의 망간을 활용할 수 있는 용융망간을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제조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녹인 망간의 온도를 유지해 산화를 막고 제강과 주편을 생산하는 연주라는 공정으로 이동시키는 포스코만의 기술을 구축했다.

광양제철소 후판공장 고망간(Mn)강 생산공정. [사진=포스코홀딩스]

기술 개발과 함께 국제 표준 등록도 병행했다. 기존 소재를 대체하기 위해선 글로벌 기준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2017년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표준 기술로 등재된 데 이어,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LNG 및 암모니아 연료탱크 소재로 공식 인정받았다. 포스코의 기술이 곧 세계 표준이 된 것이다.

고망간강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2020년 무렵부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광양 LNG터미널 5, 6호기에 적용된 데 이어, 현재 건설 중인 7, 8호기에도 사용되고 있다. 2022년에는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LNG 연료탱크로 탑재됐으며, 현재까지 총 36척의 LNG 추진선 연료탱크에 적용되었다.

◆장인화 회장의 전폭적 지원…포스코인터·이앤씨 등 그룹사 역량 집결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LNG 시장 선점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기술 개발 초기에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 회장은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시장 진입을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진공흡착식(Vacuum) 크레인으로 고망간강 후판제품을 이송하는 모습. 일반강은 마그넷 크레인을 통해 이송하나, 고망간강은 비자성 강판으로 진공흡착식 크레인을 사용한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이순기 포스코 수석연구원은 "광양 LNG터미널의 육상 LNG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하기까지 난관이 많았다. 기존에 정해진 소재가 있었지만 장 회장께서 그룹사 시너지 차원에서 고망간강을 사용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인정했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

장 회장은 한화오션 경영진을 직접 만나 설득에도 나섰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신소재를 선박에 적용하는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회장의 적극적인 설명 끝에 한화오션도 LNG 연료탱크 소재로 고망간강을 채택하기로 했다.

터미널 관계자가 광양 LNG터미널에 정박한 LNG선에 선박시운전을 위한 천연가스 주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LNG 사업의 핵심지는 광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년간 1조450억원을 투자해 광양에 93만 ㎘ 저장용량을 갖춘 제1 LNG터미널을 구축했다. 이후 5, 6호기 저장탱크부터 고망간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20만 ㎘급 LNG탱크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광양 제2 LNG터미널 사업도 추진 중이다.

광양 제2 LNG터미널이 완공되는 2026년에는 총 133만 ㎘의 LNG 저장 용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전국민이 약 4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난방용 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이앤씨는 제1 LNG터미널 건설을 마무리한 데 이어, 2022년부터 제2 LNG터미널 증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LNG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선박 시운전 사업과 벙커링 사업 등 터미널 연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LNG 선박 시운전은 조선사가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LNG가 정상적으로 저장되고 주요 설비가 원활히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이날 방문한 광양터미널 부두에는 LNG 운반선이 시운전을 위해 정박해 있었다.

LNG 산업이 친환경 에너지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가운데, 포스코는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LNG 생산에서 운송, 저장, 활용까지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에서 고망간강을 중심으로 한 포스코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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