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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도광산 등재, 근본적 문제점 우회한 타협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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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 불법성'과 직결된 강제동원 문제
갈등 피하려 한·일 관계의 본질적 문제 회피
국교 재개 60주년, 한·미·일 협력 기초 의식한듯
정부, "대결보다 상호 합의에 의한 문제 해결"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인도 뉴델리에서 27일 열린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소재 '사도(佐渡)광산'은 16~19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금광이다. 19세기 후반부터 대규모 개발이 시작됐고, 태평양 전쟁 시기에는 수천 명의 조선인이 끌려가 이곳에서 전쟁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강제 노역을 강요당했다.

일본은 당초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시기를 에도 시대(1603~1868년)로 한정했다. 일제강점기에 이곳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로 노동을 했다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였다. 이에 정부는 조선인 강제 노역 장소임을 명백히 밝히고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알게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갱도 모습 [사진=사도금광 홈페이지]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 시도는 2015년 일본이 이른바 '군함도'로 널리 알려진 하시마(端島) 탄광을 등재할 때와 닮은 꼴이다. 하시마 탄광 역시 조선인을 비롯한 외국 노동자, 전쟁 포로들이 강제 노역을 한 곳이다. 일본은 당시 한국의 반대에 부딪쳐 등재가 어렵게 되자, 결국 "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끌려와 강제로 일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또한 강제 노동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실상을 알리는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당시 한국이 외교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등재 결정 직후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었지만 강제 노동은 아니었고 불법도 아니었다"는 궤변으로 말을 뒤집었다. 또 하시마 탄광과 무관한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설치했고 관련 내용도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식으로 왜곡했다. 일본의 약속을 이끌어내는 외교적 승리를 거뒀음에도 일본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사도광산에 대해 '전체 역사 반영' 외에 2015년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본에 즉각적인 조치도 함께 요구했다. 이번에는 일본도 진전된 조치를 내놨다. WHC 회의가 열리기 전에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와 관련한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조선인 노동자 추도식을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 2015년과 달리 일본이 선제적으로 행동을 보인 것이다. 정부는 이를 긍정 평가해 등재에 동의했다.

이번 합의로 한·일은 양국 관계에 큰 위기가 될 수 있었던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갈등을 모면하기 위해 한·일 관계의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점을 정면으로 맞닥뜨리지 않고 회피한 결과다. 양측은 이번 합의에서 조선인 강제 노역의 불법성과 강제성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 유네스코의 등재 결정문의 일부로 포함될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의 WHC 회의 발언에서도 '가혹한 노동 환경', '고난', '추모' 등의 표현은 있지만, 강제성과 불법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강제동원 문제는 1965년 이후 한·일 관계의 태생적 문제점이자 모든 한·일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핵심적 사안이다. 일본은 강제 동원의 불법성을 부인하고 있다.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은 국가 총동원령에 따라 징집되었으므로 강제 노동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는 당시 조선이 일본의 일부였으며 조선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일본이 강제 노동의 강제성과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선에 대한 식민지배는 합법'이라는 말의 동의어다.

일본이 이처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1965년 한·일이 국교를 재개하면서 체결한 기본조약이다. 당시 조약은 일제의 식민지배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못했다. 조약은 1910년 강제병합조약 등에 대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애매한 표현으로 각자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합법·불법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타협이 있었기에 한·일 국교 재개가 가능했다. 이 합의에 근거해 일본은 지금까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한 자료가 전시돼 있는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내부 모습. [사진=외교부] 2024.07.28

사도광산 등재 문제는 단순한 세계유산 등록 여부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한·일 관계의 근간인 '1965년 체제'의 모순과 한계성에 직접 연계된 사안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다루면서 강제 노역의 강제성과 불법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회피함으로써 '식민지배 불법성 논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우회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다뤘다면 등재 여부를 떠나 한·일 관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정부는 내년 국교 정상화 60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에 폭탄을 던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한·일 갈등이 표면화되면 윤석열 정부가 최대 업적으로 꼽는 한·미·일 협력의 근거가 무너질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표현처럼 "대결보다 상호 합의에 의한 문제 해결"을 선택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도 정부가 사도광산 문제를 다루면서 강제 노동의 강제성과 불법성을 짚지 않고 넘어간 것은 오점이다. 또 일본의 식민지배 합법 주장을 강화시켜주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한 연구기관의 한·일 관계 전문가는 "국내적으로라도 일제의 식민지배는 불법이며 조선인 강제 동원도 불법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는 언급은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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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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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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