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얀마군이 '친반군' 마을에서 30명 이상의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AP통신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지난 11일 오전 미얀마 북부 사가잉(Sagaying) 지역 민무(Myinmu) 타운십(Township·구)의 레트 흐토케 타우(Let Htoke Taw)에 위치한 불교 사원 2곳을 급습했다.

이번 급습으로 최소 33명의 민간인이 살해 당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10대 청소년 3명과 노인 2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에 맞서 출범한 임시정부 격인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관계자는 "군대 소속 민병대원으로 추정되는 군인과 무장 병사 100~200명이 마을에 진입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레트 흐토케 타우 마을의 한 주민은 "오전 5시께 군인들이 무기를 발사해 공격을 가하면서 당황한 주민들이 도망치려 했다"며 "마을을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이 불교 사원으로 피신했지만 군인들이 들이닥쳐 일렬로 세우고 심문을 한 뒤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사가잉은 반군 세력의 거점 지역이다. 미얀마 군부는 반군을 지지하거나 지원할 가능성이 있는 마을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AP는 "레트 흐토케 타우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는 잔혹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지난 며칠 동안 발생한 세 건의 대량 학살 중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세부 사항을 확인할 수 없어 군정부에 이메일로 논평을 요청했지만 (군정부가)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얀마군은 앞서 9일에도 마궤(Magway) 지역 사원을 공겹해 최소 16명의 사망자를 냈고, 같은 날 만달레이 밍옌 타운십에서도 주민 최소 32명이 미얀마군 포격으로 사망했다. 지난주 3일간 최소 80명의 민간인이 희생 당한 것이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1일 군사정변(쿠데타)을 일으켰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다.

이후 군부와 저항군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세에 몰리면서 무차별 공습과 포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