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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에 예상 못한 벌점 재부과한 서울교통공사…法 "취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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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관련 벌점 23점→3점→14점 부과
"추가 벌점 없다고 믿어…신뢰보호원칙 위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관리용역을 맡긴 업체들에 부실시공 관련 벌점 처분을 한 뒤 예상하지 못한 추가적인 벌점을 부과한 것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A사와 B사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낸 벌점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A사와 B사는 2016년 6월 서울교통공사와 지하철 지하구간 내진보강공사 관련 건설사업 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12월까지 감리용역을 수행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2019년 2월 지하철 내진보강공사 추진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뒤 일부 구간의 부실시공이 적발되자 공사에 '공사감독자인 A사와 B사에 대해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벌점을 부과하라'고 통보했다.

공사는 이듬해 7월 각 부실항목별로 벌점을 산정해 A사에 13.8점, B사에 9.2점 등 총 23점의 벌점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통지했다.

A사와 B사는 벌점 부과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서와 소명자료를 제출했고 공사는 벌점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각 벌점 중 일부 항목의 벌점을 감경하거나 주의, 경고, 미부과 조치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다시 통보했다. 이에 따라 벌점은 A사에 1.8점, B사에 1.2점 등 총 3점으로 대폭 줄었다.

감사위원회는 2021년 1~2월 특정감사 관련 이행실태 감사를 실시했고 벌점 부과를 요구했음에도 미부과로 벌점을 확정한 것은 감사 처분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며 공사에 재차 벌점 부과를 요구했다.

결국 공사는 지난해 1월 '벌점 부과 재검토 결과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으로 A사에 8.4점, B사에 5.6점 등 총 14점의 확정 벌점을 부과하는 내용의 조치를 통보했다.

A사와 B사는 이에 불복해 공사를 상대로 벌점 재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동일한 처분사유를 들어 다시 벌점을 부과한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한다"며 "추가적인 벌점을 부과하지 않으리라고 믿고 다수의 공공입찰을 준비·참여했는데 뒤늦게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벌점 재부과 처분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선행조치에서 '미부과'로 처리된 5개 부실항목에 대한 벌점 부과 처분은 각 처분에 선행한 다른 제재적 처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주의'와 '경고'로 처리된 부분도 부실항목과 관련해 의무 부담이나 불이익을 초래하는 제재적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선행조치를 통해 한 공적 견해표명을 정당하게 믿은 원고들이 갖는 신뢰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한다"며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제1항 등 관계규정의 문언과 체계, 벌점 부과의 목적 등을 고려할 때 공사감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벌점을 부과할지 여부에 관해 발주청인 피고가 그 부실의 정도에 따라 결정할 재량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들은 공공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 등에서 감점 등 불이익을 받게 될 현실적인 우려가 있고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에게 예상치 못한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벌점 재부과 처분 전까지 A사는 217건, B사는 428건의 건설사업관리 관련 공공입찰에 참여했고 건설기술인도 새로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장기간 건설기술감리용역업 등에 종사해온 원고들이 중한 벌점이 부과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공공입찰 경쟁에서 낙찰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예상했다면 적극적으로 신규 인력을 고용하고 자본투자를 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의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상응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상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돼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며 A사와 B사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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