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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집회 금지 추진..."집회 자유 침해" 반발·법 개정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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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 발표
밤 12시~오전 6시 야간 집회 금지·출퇴근 시간대 주요도로 집회 제한
대부분 입법 사항...올해 말까지 법안 개정 추진
전문가 "시간 외 요소 고려해 구체적인 제한 기준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야간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집회·시위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오는데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당장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된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을 바탕으로 야간집회 전면 금지를 추진한다.

야간 집회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관련 법안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이외에도 집회 소음 측정방식을 개선, 기준을 강화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신고접수 단계부터 공공질서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나 평일 출퇴근 시간대 집회·시위에 대해 제한, 금지 통고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집시법 10조에 따라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되지만 집회 주최자가 미리 신고하고 관할경찰관서장이 질서 유지 조건을 붙이면 허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2009년 헌법재판소에서 야간옥외집회금지 위헌제청 사건 심판에서 해당 조항에 '해가 뜨기 전이나 진 후 옥외 집회를 금지하는 규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관들은 "헌법이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는 취지로 다수가 위헌 의견을 냈으나 6인 이상의 찬성이 나오지 않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 교사 모임 주최로 열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9.04 mironj19@newspim.com

헌법불합치 결정이 날 경우 관련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나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효력이 사라져 야간 옥외 집회는 허용되고 있다.

헌재는 2014년 같은 조항에서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야간 일상적인 시간대인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이라는 판단이었다.

개선방안은 지난 6월 1일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7개 부처로 구성돼 발족한 '공공질서 확립 특별팀'에서 석달 간 관계부처 합동으로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경찰은 야간 집회로 인한 시민 불편이 크게 제기된 만큼 이런 차원에서 야간 집회 제한을 추진하고 집회 시위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집회·시위 허가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의원 입법으로 올해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고 입법 전이라도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해석해 시민 불편 최소화하겠다"면서 "집회 시위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집시법 등 법적 근거를 갖고 제한을 하는 것으로 허가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개선방안이 추진되기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야간집회 제한이나 소음규제 등 주요 사안은 집시법에 규정된 사항인만큼 법 개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선은 법 개정 사항이 아닌 집회시위 관리 강화나 시행령에 명시된 소음측정 규정 개정, 드론 채증 도입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추진방안을 내놓았지만 법 개정 사항이 대부분이라 시행까지는 쉽지 않다"면서 "이미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상임위에 발의됐지만 이견과 반발들이 나와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추진하는 개선방안에 대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전날 개선방안이 나온 직후 논평을 내고 "경찰의 이번 방안은 한마디로 집회의 자유에 대한 몰이해와 헌법 무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헌법 21조에 명시하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확인한 집회의 자유는 시간, 장소, 방법, 목적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를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안은 헌법과 오랜 시간 쌓아온 집회의 자유에 대한 판례를 무시한 조치로 가득하다"며 "경찰은 불법집회 엄벌을 강조하면서 집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경찰의 낙인적 집회 시위 프레임부터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야간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과 맞지 않는 면이 있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일부 제한하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야간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헌재 결정과도 어긋나는 면이 있다"면서 "시간을 정하는 방식의 규제는 적절치 않고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집회 상황, 장소, 소음, 점유공간 규모 등 다른 요소들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제한 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회에서 야간집회 관련 법 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사이 야간집회를 놓고 논란이 커진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여러 요소를 고려해 관련 법 조항이 제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건 과도하게 야간집회를 제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새로운 입법이 필요했으나 공백 상태가 지속되면서 논란이 커졌다"면서 "제한 논의가 시간을 중심으로 하는데 시간 외 다른 요소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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