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25cm의 탐험, 장세현 은박지 그림 전시회 '은지화의 발견- 선, 빛, 색'

기사입력 : 2023년06월02일 18:40

최종수정 : 2023년06월03일 00:16

6월 2일부터 15일까지 화성시 통탄,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은지화(銀紙畵)는 담뱃갑 속에 든 은종이에 그린 그림이다. 그런데 그림을 그릴 캔버스로서 워낙 변변치않다 보니 이중섭 이외에는 은지화를 그린 이가 거의 없다. 

이중섭은 한국전쟁으로 피난다닐 때 그림 그릴 재료가 없었거나, 종이마저 구할 돈이 없었기 때문에 담뱃갑 속 은박지에 그림 그릴 생각을 했을 거로 추정된다. 어떻게 해서든 그림을 그리겠다는 그 열망이 놀랍다.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길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길거리 화가들이 있다. 오직 피렌체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피렌체에 몰리는 관광객들의 헌금을 노린 행위이기는 하지만, 르네상스 중심 도시의 DNA와 열정이 하루살이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중섭의 은지화에 가장 많이 그려진 것은 소년들의 모습인데, 이는 가족과 헤어져 언제나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했던 이중섭의 '고독의 표출'이다. 은박지에 아이들 모습을 그려야만 했을 정도로 그의 그리움은 절절했다.

담뱃갑 속에 들어 있는 은종이다 보니 뜯겨지고 구겨진 상태로 구해질 때가 많았는데, 이중섭은 이 구겨진 자국이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그림을 그렸다. 은종이를 펴서 송곳이나 나무 펜으로 종이가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눌러 윤곽선을 그린 후, 검정색이나 흑갈색의 물감이나 먹물을 솜, 헝겊으로 문질러 선을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그렸다. 이중섭의 은지화 3점은 그림의 내용과 독특한 재료의 개발이라는 점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아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되어 있다. 

장세현 작가의 첫 은지화 개인전이 6월 2일부터 15일까지 <은지화의 발견- 선, 빛, 색>이란 전시명으로 화성시 통탄,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전시될 그림은 장세현 작가가 10여 년 동안 그린 은지화 40여 점이다.

장세현 작가가 처음 은지화를 접하게 된 것은, 역시 이중섭의 은지화 전시장을 다년 온 뒤였다. 고심 끝에 담배종이 대신 은지화의 주재료를 쿠킹 호일로 선택했다. 쿠킹 호일에 한지를 배접한 다음, 아크릴 물감을 여러 번 겹쳐 올리는 방법을 착안했다.

장세현 작가는 은자화를 그리게 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뜻하지 않은 우연의 효과가 유령처럼 불쑥불쑥 나타나 나를 놀라게 했다. 내 평생 탐험, 혹은 실험이 멈추지 않을 듯싶다. 좋은 종이와 캔버스를 놔두고 왜 굳이 은지화를 그리냐는 말을 듣곤 한다. 답은 간단했다. 종이나 캔버스 그림과는 질적으로 다른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며,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탐험가의 심정이 됐고, 점차 그 마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어떤 날은 뒷동산인 줄 알고 올랐는데 히말라야산맥 같은 게 버티고 선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은지화를 그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세현, 보내지 못한 편지. 2023.06.0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세현, 나무 위의 마을.  2023.06.02 digibobos@newspim.com

장세현 작가는 은지화 그림 양식에 중독되어, 허구한 날 붓질을 하느라 날밤을 새우기도 한다며, 그림을 향한 열정을 말하기도 했다. 현재, 작가는 은지화 미술 동호회 <어울림 그림 마당>을 운영하며,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세현, 새와 소년. 2023.06.0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세현, 사람과 새와 나무. 2023.06.02 digibobos@newspim.com

6월 10일(토) 오후 3시에는 은지화 시연 강좌도 진행된다. 사전 예약(031-377-9825)이 필요하다.

아트 디렉터 박성현 예술의숲 사무처장은 장세현의 은지화가 '25cm에서 시작된 탐험'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장세현의 은지화는 선의 세계에서 색의 마술로 장르의 확장을 이루어 냈다. 빛에 의해 착시와 반사광을 통한 빛의 왜곡이 일어난다. 캔버스가 면의 예술이라면 호일에 한지를 배접한 장세현의 은지화는 그야말로 선, 빛, 색의 세계이다"라고 해설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세현, 기억 속의 풍경. 2023.06.0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세현, 별밤. 2023.06.02 digibobos@newspim.com

장세현 작가는 국문학을 전공한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두 번째 시집 『부끄럽지만 숨을 곳이 없다』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성균관 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해 계간지 <시인과 사회> 편집위원, <민족문학연구소> 간사, 시사 월간지 <사회평론 길>의 기자를 역임했다. 현재 은지화 미술 동호회 〈어울림 그림마당〉 대표로 홛동 중이다.

아동 도서로 『세상 모든 화가들의 그림 이야기』, 『한눈에 반한 미술관』 시리즈, 『옛 그림 읽어 주는 아빠』,『고구려 벽화가 들려주는 이야기』 등 미술과 관련된 책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으로 『에퉤퉤! 똥된장 이야기』,『엉터리 집배원』,『이상한 붕어빵 아저씨』,『호랑이를 죽이는 방법』, 『울보 청개구리』 등 수십 권의 도서를 출간했다.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명태균, 오늘 김건희 특검 출석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에 연루된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김건희 특별검사(특검) 소환조사에 31일부터 이틀간 출석한다. 명씨 측 관계자는 전날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피의자로 소환됐다"며 "출석하기 앞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에 연루된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특검 소환조사에 31일부터 이틀간 출석한다.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명씨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앞서 특검팀은 지난 21일 명씨에게 지난 28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명씨 측은 불응했다. 당시 명씨 측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 요구서 수령을 거부했다. 공천개입 의혹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방식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본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겐 뇌물 수수를, 명씨에겐 뇌물 공여 혐의 등을 적용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김 전 의원 선거구였던 경남 창원 의창에 공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명씨 측은 지난 2월 입장문을 통해 김 여사가 당시 김 전 의원에게 김 전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2차 압수수색까지 단행하며 해당 의혹 관련 자료 확보에 착수했다. 지난 27일에는 해당 의혹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을 소환조사하며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그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명씨를 처음 소개하고, 명씨와 공천개입 의혹 관련 문자를 주고받은 인물로 지목된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공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질의하며 구체적 진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yek105@newspim.com 2025-07-31 07:24
사진
트럼프 "韓, 관세 15%...3500억달러 투자"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이 포괄적인 무역합의를 도출했다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15%로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초 미국이 발표했던, 그리고 이달 초 서한으로 통보했던 상호관세율 25%에서 10%포인트 낮아졌다. 그 대가로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미국산 에너지 1000억달러 구매를 약속했고, 미국에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시장 등을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 무역협상단을 접견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한국이 완전하고 포괄적인(Full and Complete) 무역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산 제품에는 한국 측이 어떤 관세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알렸다. 그는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그리고 대통령인 내가 직접 선정한 투자 프로젝트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1,000억 달러어치 구매하기로 했으며, 또한 한국은 자국의 대미 투자 목적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투자금액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향후 2주 이내 백악관에서 열릴 양자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때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라며 "우리는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에 완전히 개방되며,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 참석한 무역 대표단에 감사를 전한다"며 "이들을 만나 그들의 나라의 위대한 성공에 대해 논의한 것은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행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손 동작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wonjc6@newspim.com 2025-07-31 07:5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