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인구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오산, 평택 집값도 상승세
지방권 큰 변화 없어…대구 달성군만 상승전환
기반 시설 부족 "개발 어느정도 이뤄져야 수요 발생할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올해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된 지역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생성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삼성전자가 약 3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자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 상승은 물론 용인과 인접한 동탄, 평택 일대 역시 들썩이고 있다.
비수도권지역은 일단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하지만 호재로 작용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시장의 전언이다.
[사진=뉴스핌DB] |
◆ 용인 처인구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인근 지역 집값도 상승세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올해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 발표 이후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인근 아파트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른바 '후광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가장 영향이 큰 지역은 경기도 용인이다. 정부는 용인 남사읍·이동읍 일대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는 등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용인과 인접한 기흥과 화성, 평택, 이천 등 기존의 반도체 생산단지와 연계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5월15일 기준) 경기도 용인 처인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산단 발표 이전인 3월13일 기준 전주 대비 0.55%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정반대 상황이다. 처인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3월27일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남사읍 일대에 유일한 아파트 단지인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간간이 상승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산단 후보지역 지정에 따른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한숲시티 5단지 전용 84㎡ 타입의 경우 지난 3월 2일 3억3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18일 4억3700만원에 손바뀜됐다. 국가산단 발표 이후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6단지에선 전용84㎡ 타입이 이달 17일 4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15일 3억 4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9000만원 오른것이다. 지난 3월 말에는 4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처인구와 인접한 지역 역시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오산은 지난 15일 기준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09% 올랐다. 평택 역시 지난주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03% 올랐다. 두 지역 모두 4월24일 상승전환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다.
◆ 용인 이외 대구 달성군만 상승전환…지방권은 큰 변화 없어 "회복 더뎌"
용인 이외 후보지역 역시 하락폭이 줄거나 상승전환됐다. 미래 스타트기술(미래자동차, 로봇) 국가산단이 들어서는 대구 달성군, 나노-반도체(나노, 반도체, 우주항공) 국가산단이 들어서는 대전 유성구 등이다.
정부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과 옥포읍 328만k㎡(100만평) 부지를 대구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했다. 미래 자동차와 로봇의 개발·생산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산단 지정 이후 아파트 가격 변화는 크게 없었다. 지난 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은 0.33% 하락했다.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주 0.03% 오르며 상승전환됐다. 대구 8개 구군(중구, 동구, 서구 ,남구, 북구, 수성구, 달서구, 달성군) 가운데 유일하게 매매가격이 상승전환된 것이다.
대전 유성구 역시 산단 후보 발표 이후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꾸준히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지난주 기준 0.01% 하락했다.
다만 충청남도를 비롯해 광주, 전남 고흥, 전북, 경북, 강원 등은 아직 크게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직주 근접이 가능해지면서 인구 유입과 더불어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있지만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집값 변동폭이 크지 않아 수익률이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개발 사업 초기 단계인만큼 현재 생활권과 거리가 있거나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용인의 경우 수도권인데다 교통 인프라 등 기반 시설이 마련돼 있어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관심으로 집값 상승 요인이 충분하다"면서 "다만 지방권의 경우에는 집값 변동폭이 크지 않은데다,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점이 회복에 더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단에 들어서는 기업 윤곽과 아파트 공급이 일어나는 등 어느정도 주변 개발이 이뤄져야 수요가 몰릴 것"이라면서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도 호재이기 떄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선 집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