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포토에세이] 동해안 갯마을 울진 바다 밝히는 벌노랑이·갯메꽃

기사입력 : 2023년05월15일 23:04

최종수정 : 2023년05월16일 08:52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5월 중순으로 접어들자 동해안 갯마을 경북 울진지역 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한다.

기상청은 16~17일 경북북부내륙과 동해안의 기온이 30도를 넘을 것으로 예보했다.

연록의 새순을 피어올리며 봄을 알리던 산천이 어느새 녹음이 짙어지면서 여름으로 성큼 내닫는다.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에 연접한 후정해수욕장 백사장에 갯메꽃과 벌노랑이가 무리지어 연한 물빛과 샛노란 속살을 열고 있다.

갯메꽃과 벌노랑이의 꽃 봉오리가 앞다투어 바다로 달려들듯 일제히 바다로 향해있다. 향일성(向日性)이 아니라 향해성(向海性)이다.

후정리 해수욕장 사구는 온통 진한 노랑빛깔과 여린 살색이 펼치는 향연이다.

벌노랑이꽃의 앞에 붙은 '벌'은 '벌(蜂)'아니라 '벌판, 들판'를 가리키는 '벌'이라고 전한다. 그럴법도 하다.

벌노랑이는 소금기 많은 갯가 백사장에서만 잘 자라는 것이 아니라 우라나라 전역의 들녘이나 길가와 바닷가 모래땅의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던 뿌리를 내려 무리를 지어 피어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울진 갯마을의 빈한한 어부의 집에서 태어나 어린 남동생을 위해 '공순이'라는 이름으로 대처로 떠난 맏누이가 매일 윤이 나도록 닦던 손바닥만한 안마루처럼 벌노랑이, 진한 노랑빛깔 꽃잎이 매끌하다.

벌노랑이는 제법 굵은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고 방사선형으로 사방으로 줄기를 뻗어 '고리 형태'의 환상(環狀)을 이뤄 꽃줄기 끄트머리에 진한 노랑의,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습'의 앙징스런 노랑빛깔의 꽃을 산형(傘形)으로 피운다.

사방으로 꽃줄기를 뻗쳐 지붕처럼 둥글게 모여 꽃을 피우는 모습이 어린 나이에 대처로 나가 고된 노동살이로 남동생을 키워 가계를 일군 우리네 맏누이를 닮았다. 우주처럼 넓다.

꽃은 6∼8월에 절정을 이룬다. 콩과 식물로 백맥근, 오엽초, 황금화, 별노랑이, 벌조장이라는 다른 이름을 지녔다.

이 무렵 동해안 갯가 백사장에는 '갯메꽃'이 여린 살색의 속살을 열고 뭇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울진의 최 북단에 자리한 석호 포구로 들어가는 초입의 백사장이 여릿한 화톳불처럼 환하다.

갯메꽃 무리이다. 온 몸을 소진하고 마지막 사그러지면서도 따스운 온기를 전하는 화톳불을 닮았다.

일제히 바다를 향해 함성을 지르듯 '깔때기' 모양의 여린 살색 속살을 열고 있다.

모든 무리지어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처연하다.

갯메꽃, 귓볼을 에는 한 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을 등지고 화톳불에 의지해 싱싱한 생선을 갈무리하며 가계를 일으키도 죽변항을 지키고 가꿔 온 포구의 노모들을 영락없이 빼 닮았다.

갯가 백사장에 뿌리를 내리고 땅 위를 기거나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자루에 여린 살색의 '깔때기' 모양의 꽃을 피운다.

꽃 속에 귀대면 파도소리, 바닷바람소리가 가득 쏟아져 나올 듯 하다.

나팔꽃이나 분꽃과 꽃 모양이 비슷하나 나팔꽃은 귀화식물이나 갯메꽃은 우리 토종이다.

해안가 백사장에서만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햇볕이 잘 들어오고 물이 잘 빠지는 해안가 모래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갯메꽃은 해안 사구에서만 자라는 생육 특성때문에 해안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물학자들은 말한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하고 해안메꽃, 개메꽃의 다른 이름으로도 부른다.

초여름 울진바다를 밝히는 벌노랑이와 갯메꽃이 부르는 노래는 울진 죽변 후정리에 자리한 국립해양과학관 앞 백사장에 오면 만날 수 있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