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고종, 러시아에 전한 '외교선물'…127년 만, 모스크바서 최초 공개

기사입력 : 2023년02월08일 11:31

최종수정 : 2023년02월08일 13:34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특별전서 공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흑칠나전이층농 보존 처리
나전 기술, 일본보다 30년 앞선 사실 확인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896년 고종 임금이 러시아 니콜라이 2세 황제 대관식에 전달한 외교선물인 '흑칠나전이층농'과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백동향로'가 127년 만에 최초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9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특별전 개막식에 '흑칠나전이층농'과 '고사인물도' '백동향로'가 세상에 처음 공개된다. 이중 '흑칠나전이층농'은 지난 2020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국외소재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지원 사업'을 통해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에 복원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이번에 함께 공개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흑칠나전 이층농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크렘린박물관은 특별전 '한국과 무기고, 마지막 황제 대관식 선물의 역사'을 열고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이 러시아 니콜라이 2세 황제 대관식을 맞아 민영환을 전권공사로 파견해 전달한 '외교선물' 중 일부를 출품한다. 고종이 전달한 선물들은 민영환을 수행해 대관식에 함께 참석했던 윤치호의 일기를 통해 그 목록의 일부가 언급된 바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외소재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보존·복원 및 활용지원 사업'은 전시 개최를 조건으로 진행된다. 보존 처리가 필요한 유물을 한국에 옮겨와 진하는 경우 해외로 보내기 전 국내 관람객을 위한 전시를 열기도 한다. 일례 로 미국 테이턴 미술관 소장의 '해학반도도'는 국내서 보존처리를 마친 후 지난 2020년 국립고궁박물관 전시로 선보이고 소장처로 돌아갔다.

이번 '흑칠나전이층농'은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0년 러시아 현지에서 보존 작업이 이뤄지면서 국내 전시 추진은 못한 상황이다. 유물을 이동시키는 과정에도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흑칠나전이층농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곽동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선임은 "이번 복원의 경우는 러시아 현지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러시아에서 복원 처리가 이뤄졌다"며 "한국에 들어와 보존처리하는 경우 국내에 들어온 김에 전시까지 하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고종의 '외교 선물' 유물을 전시하면 좋겠지만 이동에 대한 부담이 있어 전시 진행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1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에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전시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곽동구 선임은 "재단은 전시 개최가 아니라 유물의 보존 처리를 지원했고, 시기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0년"이라며 "전시 개최 소식은 박물관으로부터 지난 연말즈음 들었다. 전시에 대해 우리와 협의할 필요는 없다. 현재 모스크바의 상황은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승업의 '취태백도'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이번 특별전 전시 과정에서 1986년 고종이 전달한 선물은 총 17점으로 확인됐다. 전시 출품작은 '흑칠나전이층농' 1점,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2점, '백동향로' 2점 등 총 5점이다. 이는 모두 크렘린박물관 소장품들이다. 그밖에 나머지 선물들은 현재 모스크바 국립동양박물관에 소장된 것들이다.

당시 고종의 선물들 가운데 현재 크렘린박물관 소장품은 "19세기 수준 높은 조선 공예 및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흑칠나전이층농'의 경우 고종의 특명에 의해 당대에 가장 뛰어난 나전 장인이 제작판 작품으로 추정돼 더욱 주목할 만하다. 농 하단부에 나전 십장생을 부착해 황제로 즉위하는 니콜라이 2세의 무병장수를 기원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그간 1920년 일본에서 '실톱'이 도입되면서 나전공예에 '끊음질' 기법이 유행했는데 그보다 30여년 앞서 '흑칠나전이층농'에 이 기법이 월등히 적용된 것으로 확인돼 공예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유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승업 '고사세동도'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또한 장승업의 '고사인물도'도 크렘린박물관 소장품 4점이 처음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2점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조선의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1843~1897)의 이번 작품들은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는 것으로 크기만 174cm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에 속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장승업의 각 작품에는 '朝鮮(조선)'이라는 국호를 '吾園 張承業(오원 장승업)' 서명 앞에 붙였다. 이는 장승업 작품 가운데 처음 확인되는 희귀사례로, 이 작품이 '외교선물'을 전제로 창작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백동향로'의 경우 사각과 원형의 기형은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의미하는 것으로 황제의 치세를 표상하는 대관식의 취지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된다. 특히 길상 문자를 기준으로 직선과 유려한 곡선을 조화롭게 융합해 정교하게 투조한 문양의 구조는 일반적인 공예품에서 보기 힘든 복잡하고 세밀한 얼개를 보여주고 있다. 사각향로 노신에 '향연(香煙 : 향기로운 연기가 서리다)', 둥근향로 노신에 '진수영보(眞壽永寶 : 참다움과 장수, 영원한 보물)'를 각각 새겨 대관식을 축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크렘린박물관 백동향로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곽동구 선임은 "이번 크렘린박물관 특별전에 출품된 '흑칠나전이층농'을 복원하는데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온전한 복원을 돕고 나아가 전시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지금껏 세상에 알려진 바 없던 1896년 '외교선물'의 실체를 크렘린박물관과 함께 공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선물은 종종 있어왔는데 이번 크렘린박물관에서 공개된 유물, 그중에서도 '흑칠나전이층농'은 당시 1920년의 일본 기술보다 조선이 30여년 앞섰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사례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곽 선임은 "추후 재단은 나라 밖 중요 유물의 발굴은 물론, 나아가 원형을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를 통한 활발한 국제교류로 세계 속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함께 공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