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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러시아에 전한 '외교선물'…127년 만, 모스크바서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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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특별전서 공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흑칠나전이층농 보존 처리
나전 기술, 일본보다 30년 앞선 사실 확인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896년 고종 임금이 러시아 니콜라이 2세 황제 대관식에 전달한 외교선물인 '흑칠나전이층농'과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백동향로'가 127년 만에 최초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9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특별전 개막식에 '흑칠나전이층농'과 '고사인물도' '백동향로'가 세상에 처음 공개된다. 이중 '흑칠나전이층농'은 지난 2020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국외소재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지원 사업'을 통해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에 복원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이번에 함께 공개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흑칠나전 이층농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크렘린박물관은 특별전 '한국과 무기고, 마지막 황제 대관식 선물의 역사'을 열고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이 러시아 니콜라이 2세 황제 대관식을 맞아 민영환을 전권공사로 파견해 전달한 '외교선물' 중 일부를 출품한다. 고종이 전달한 선물들은 민영환을 수행해 대관식에 함께 참석했던 윤치호의 일기를 통해 그 목록의 일부가 언급된 바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외소재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보존·복원 및 활용지원 사업'은 전시 개최를 조건으로 진행된다. 보존 처리가 필요한 유물을 한국에 옮겨와 진하는 경우 해외로 보내기 전 국내 관람객을 위한 전시를 열기도 한다. 일례 로 미국 테이턴 미술관 소장의 '해학반도도'는 국내서 보존처리를 마친 후 지난 2020년 국립고궁박물관 전시로 선보이고 소장처로 돌아갔다.

이번 '흑칠나전이층농'은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0년 러시아 현지에서 보존 작업이 이뤄지면서 국내 전시 추진은 못한 상황이다. 유물을 이동시키는 과정에도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흑칠나전이층농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곽동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선임은 "이번 복원의 경우는 러시아 현지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러시아에서 복원 처리가 이뤄졌다"며 "한국에 들어와 보존처리하는 경우 국내에 들어온 김에 전시까지 하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고종의 '외교 선물' 유물을 전시하면 좋겠지만 이동에 대한 부담이 있어 전시 진행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1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에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전시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곽동구 선임은 "재단은 전시 개최가 아니라 유물의 보존 처리를 지원했고, 시기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0년"이라며 "전시 개최 소식은 박물관으로부터 지난 연말즈음 들었다. 전시에 대해 우리와 협의할 필요는 없다. 현재 모스크바의 상황은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승업의 '취태백도'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이번 특별전 전시 과정에서 1986년 고종이 전달한 선물은 총 17점으로 확인됐다. 전시 출품작은 '흑칠나전이층농' 1점,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2점, '백동향로' 2점 등 총 5점이다. 이는 모두 크렘린박물관 소장품들이다. 그밖에 나머지 선물들은 현재 모스크바 국립동양박물관에 소장된 것들이다.

당시 고종의 선물들 가운데 현재 크렘린박물관 소장품은 "19세기 수준 높은 조선 공예 및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흑칠나전이층농'의 경우 고종의 특명에 의해 당대에 가장 뛰어난 나전 장인이 제작판 작품으로 추정돼 더욱 주목할 만하다. 농 하단부에 나전 십장생을 부착해 황제로 즉위하는 니콜라이 2세의 무병장수를 기원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그간 1920년 일본에서 '실톱'이 도입되면서 나전공예에 '끊음질' 기법이 유행했는데 그보다 30여년 앞서 '흑칠나전이층농'에 이 기법이 월등히 적용된 것으로 확인돼 공예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유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승업 '고사세동도'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또한 장승업의 '고사인물도'도 크렘린박물관 소장품 4점이 처음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2점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조선의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1843~1897)의 이번 작품들은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는 것으로 크기만 174cm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에 속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장승업의 각 작품에는 '朝鮮(조선)'이라는 국호를 '吾園 張承業(오원 장승업)' 서명 앞에 붙였다. 이는 장승업 작품 가운데 처음 확인되는 희귀사례로, 이 작품이 '외교선물'을 전제로 창작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백동향로'의 경우 사각과 원형의 기형은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의미하는 것으로 황제의 치세를 표상하는 대관식의 취지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된다. 특히 길상 문자를 기준으로 직선과 유려한 곡선을 조화롭게 융합해 정교하게 투조한 문양의 구조는 일반적인 공예품에서 보기 힘든 복잡하고 세밀한 얼개를 보여주고 있다. 사각향로 노신에 '향연(香煙 : 향기로운 연기가 서리다)', 둥근향로 노신에 '진수영보(眞壽永寶 : 참다움과 장수, 영원한 보물)'를 각각 새겨 대관식을 축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크렘린박물관 백동향로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23.02.08 89hklee@newspim.com

곽동구 선임은 "이번 크렘린박물관 특별전에 출품된 '흑칠나전이층농'을 복원하는데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온전한 복원을 돕고 나아가 전시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지금껏 세상에 알려진 바 없던 1896년 '외교선물'의 실체를 크렘린박물관과 함께 공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선물은 종종 있어왔는데 이번 크렘린박물관에서 공개된 유물, 그중에서도 '흑칠나전이층농'은 당시 1920년의 일본 기술보다 조선이 30여년 앞섰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사례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곽 선임은 "추후 재단은 나라 밖 중요 유물의 발굴은 물론, 나아가 원형을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를 통한 활발한 국제교류로 세계 속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함께 공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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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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