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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파주의 아프리카타운을 아시나요

기사입력 : 2022년12월01일 17:43

최종수정 : 2022년12월01일 17:46

학고재, 최원준 사진가 개인전 '캐피탈 블랙' 개최
한국에 이주한 아프리카인들의 생활·문화·관계 조명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으로 이주한 아프리카인들은 한국 문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한국에서 10년을 살아도 BTS를 모른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프리카인들의 삶을 지속적으로 포착하며 기록하고 있는 사진작가 최원준은 이와 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아프리카인들은 자연스럽게 미군부대가 위치했던 서울시 용산구, 동두천, 그리고 제조업 공장지대가 모여있는 파주와 평택에 정착해 타운을 형성했다.

한국으로 이주한 아프리카인들은 고립을 택하며 그들만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그들은 평일에는 공장에서 일하느라 바쁘고 주말에는 종교생활을 한다. 그러다보니 한국의 문화를 즐길 겨를이 없다. 사실 더 큰 장벽은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한국인들과 교류가 힘들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출신 흑인들의 정착을 도우며 그들과 시간을 보내는 최원준 작가는 그들의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잘 적응하길 바라는 희망을 담아 사진에 담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은희, 나이지리아에서 온 윌프레드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들, 서울, 2021, 피그먼트 프린트, 138x178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학고재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최원준(43) 작가의 개인전 '캐피탈 블랙'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동두천과 파주에 주로 거주하는 아프리카 출신 흑인들의 모습을 개인, 가족, 노동 그리고 문화라는 4가지 주제로 선보인다. 한국에서 머물며 사는 아프리카인들의 이야기는 학계서도 다뤄지지 않았다. 최 작가가 직접 현장에서 보고 함께 어울리며 담은 기록들이다.

최원준 작가는 사진 작업을 위해 서울에서 동두천으로 거쳐와 작업실까지 옮겼다. 한국인들에게 다소 낯선 모습을 더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작가 스스로 선택했다. 이 주제를 처음 구상했을 때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프리카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수가 많지 않고 그들 역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수소문 끝에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한 다문화 가족인 레건과 선미를 시작으로 한국에 정착한 아프리카인들의 일상을 사진이라는 사실적인 매체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최원준 작가는 한국인과 결혼해 아이를 낳은 한 가정의 모습을 이번 사진전에 공개한다. 한국에서 백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흑인과 결혼한 가정은 상대적으로 적다. 사실 이는 한국인들이 가지는 흑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을 외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 상당히 분노하지지만, 한국인은 인종차별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하다. 백인 인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실제 2018년 UN에서는 한국의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다.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의 인종차별 철폐협약 이행에 관한 심의에서 우려를 표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가나에서 온 레건과 선미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난 아들, 서울, 2021, 피그먼트 프린트, 91x71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전시장에 선보이는 '가나에서 온 레건과 선미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난 아들, 서울' 작품은 한국에서 거주하게 된 가나 출신 레건과 한국인 선미 부부가 이룬 다문화 가정의 모습이다. 레건은 대구FC 축구 선수로 입단해 한국에 거주하게 됐으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못하게 됐고 현재는 휴대폰 공장에 취직했다. 이 부부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인터넷 온라인 매체인 유튜브에 그들의 일상을 공유한다.

최원준 작가는 "국내서 아프리카인과 결혼한 커플을 찾기 힘든데, 그 이유가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을 중요시 생각하고 어두운 피부색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가 높은 편인데 백인 커플은 많아도 흑인 커플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또다른 아프리카 가족의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사진의 배경이 특이하다. 이는 동두천에 있는 미군 부대 앞 사진관에서 촬영한 것인데, 이 사진관은 미군들이 증명사진을 주로 찍던 곳으로 배경이 유화이거나 아크릴화인 것이 특징이다. 최 작가는 주로 가족사진은 그들의 집에서 찍곤하는데 거실이 좁을 경우 사진관으로 주인공들을 초대한다. 한국으로 이주한 아프리카인들이 터를 잡은 곳이 미군 부대 주변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나이지리아에서 온 넬슨과 엠마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들, 동두천, 2021, 피그먼트 프린트, 138x168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사진에는 그들이 아프리카인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나이지리아인의 90%인 이보족의 전통 모자와 의상이다. 붉은색 모자와 새나 동물 등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상의가 나이지리아의 전통 의상인데, 우리로 치면 개량한복이다. 또 재미있는 부분은 이들이 한복을 입고 등장한 것. 최 작가는 "북한 한복을 입고 나왔는데, 이는 저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 작가는 또한 한국에 정착해 가정을 이룬 이들이 최근 법 개정으로 자녀들을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비자를 신청하지 않고 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자법이 바뀌어서 성인이 될 때까지 비자를 신청하지 않고 한국에 살 수 있다"며 "자녀가 한국에서 태어나면 심리적인 안정을 갖고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미국에서 온 데븐 스몰, 동두천, 2021, 피그먼트 프린트, 138x178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전시장 한켠에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가 있다. 이는 나이지리아 출신 미군 데븐 스몰을 주인공으로 한 사진으로 동두천에 있는 한 정자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모델은 흑인이지만 사진 속 뒷 배경은 전형적인 한국이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파트, 정자, 그리고 정자에 새겨진 '신발을 벗고 올라가세요' '음식물 반입금지' 등의 안내 문구가 담겨 있다. 한국인이 봐도 정겹다. 

한국에 노동자로 온 것은 아니지만 동두천에 나이지리아인 커뮤니티가 있어 함께 어울렸던 데븐 스몰과 인연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그의 등장은 이국적이지만 한국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배경과도 이질적이지 않아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인들의 생활하는 아파트의 모습과 일터, 파티를 하는 모습, 왕으로 추대받은 이의 모습 등 그들의 문화와 한국에서 정착하고 있는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공장 촬영이 불가했으나 확산세가 꺾일 무렵 작가는 아프리카인들이 1차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나이지리아에서 온 발렌타인, 남양주, 2022, 피그먼트 프린트, 55x73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가나에서 온 밀러, 파주, 2021, 피그먼트 프린트, 55x73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카메룬에서 온 올리비아의 점심식사, 파주, 2021, 피그먼트 프린트, 55x140cm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전시장 말미에는 기념비 형태의 신발 모양의 설치물과 그가 제작한 뮤직비디오 영상 '저의 장례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2022)가 흘러나온다. 음악은 최 작가의 기획 아래 가사 등이 만들어졌고 작곡은 한국의 작곡가 이로운에게 의뢰, 악기 등 마무리 작업은 나이지리아로 보내 추가로 진행했다.

영상에는 현재 파주 가구공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가나에서 래퍼 활동을 한 나이팅게일, 그리고 그의 지인인 한국인 래퍼 라직이 함께 노래한다. 이 외에도 나이지리아서 소설가, 연기자로 활동한 이들이 등장한다. 이처럼 현지에서 프로 예술인이었던 그들은 한국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교민 행사에서나 가끔 선보일뿐, 한국 사회에서는 그저 1차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전시장에 설치된 '저의 장례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2022) 2022.12.01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저의 장례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22, 단채널 4K 영상(컬러), 7분 50초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해와 올해 작가가 직접 2구의 시신을 나이지리아로 송환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신발은 죽은 사람이 누워있는 '관'이다. 가나에서는 생에 좋아했던 물품으로 관을 짜는데, 이 전통을 따른 것이다. 이는 서양권 국가에 침략당한 나라의 문화적 특징이다. 최 작가는 이동, 이주 등의 의미를 담아 신발을 '관'으로 제작했다. 실제로 이 신발은 가나 장의사들이 신는 신발 디자인이다. 관을 들고 있는 인물들의 의상은 작가가 직접 프랑스에서 구입한 아프리카인들이 입는 원단과 한국의 오방색 원단을 결합해 아프리카 이주민이 제작한 수트다. 이는 대통합을 의미한다.

영상 제작에 사용한 카메라는 작가가 미국에서 개조한 적외선 카메라로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푸른 풀숲은 카메라를 통해 붉은색으로 변하지만 등장하는 배우들의 피부색은 변하지 않는다. 피부색을 통한 차별이 최원준의 작품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한 거다. 그리고 장례식이라는 상황을 통해 최원준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로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원준, 저의 장례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22, 단채널 4K 영상(컬러), 7분 50초 [사진=학고재] 2022.12.01 89hklee@newspim.com

최원준은 2001년 독립예술지(서울)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수기관에서 전시를 선보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인사미술공간(2007, 2009), 일우 스페이스(2011), 신도문화공간(2015), 더레퍼런스(2021) 등에서 개인전, 서울시립미술관(2021), 짐 톰슨 아트센터(2021년, 태국), 국립현대미술관(2019), 텔 아비브 미술관(2016, 이스라엘), 팔레 드 도쿄(2012, 파리) 등에서 단체전을 가졌다.

주요 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로는 타이페이 비엔날레(2008, 타이페이), 세마(SeMA) 비엔날레(2014), 뉴 뮤지어 트리엔날레(2015, 뉴욕), 부산비엔날레(2018), 루붐바시 비엔날레(2019, 콩고), 자카르타 비엔날레(2021, 인도네시아) 등이 있다 일우사진상(2010)을 수상하고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후보(2011)에 올랐다. 또한 2012년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 케 브랑리 미술관 사진상을 받았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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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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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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