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에 부동산 분양합숙소를 차리고 20대 남성 A씨를 가혹행위 끝에 투신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첫 재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일부 피고인들은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공소사실 일부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3일 오전 특수중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28) 씨 등 7명 등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
불구속 상태인 원모(22) 씨를 제외한 박씨 등 6명은 수의를 입고 페이스실드, 마스크, 비닐장갑, 비닐방호복 등을 착용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은 박씨 등과 같은 빌라에 거주하지 않는 피고인 유모(31) 씨를 제외한 6명에게 특수중감금 혐의를 적용했고, 피고인 7명 모두에게 특수중감금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3년부터 부동산 분양대행업무를 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가출 청소년이나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일을 가르치겠다고 제의해 직원들을 모집해 팀을 꾸리는 방식으로 일했다. 아내인 원씨는 SNS에 게시글을 올리고 직원을 모집하고 관리했다.
당시 복층 빌라인 합숙소 1층에는 박씨와 원씨가 자신의 딸과 함께 거주했고 나머지 인원은 유씨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2층에서 동거했다. 유씨는 합숙소 인근인 양천구 빌라에 거주하면서 수시로 오가며 박씨의 지시를 받았다.
피해자는 2021년 9월쯤 '가출팸'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숙식을 제공한다는 원씨의 글을 보고 박씨의 팀에 합류했으나 10월쯤 합숙소에서 이탈했다. 원씨는 메신저로 피해자의 행방을 물색하다가 추정되는 장소를 파악하면 박씨에게 알렸다. 박씨는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를 검거해 합숙소로 데려올 것을 지시했다.
피고인들은 합숙소를 이탈했다가 돌아온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삭발했고, 영하 5.6도의 날씨에 피해자를 반팔과 반바지만 입게 한 뒤 화장실 옆 외부 베란다에 서있게 했다.
박씨는 피고인들에게 물고문을 지시했다. 화장실과 연결된 호스로 1분간 피해자에게 찬물을 뿌리고 10분간 방치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의 추위를 극대화했다. 아울러 목검으로 피해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합숙소 내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피해자는 또 다시 도주했지만, 다시 붙잡혀 폭행, 물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받았다. 피해자는 감금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부 베란다로 도망가 안전 울타리가 없는 지붕위로 도망가다가 7층 높이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가 최근 의식을 회복했다.
박씨 등은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일부 피고인들은 폭행이나 물고문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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