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체 열 곳 중 한 곳은 장사 안 해
컵밥집 절반 이상 문 안 열어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3년차.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공무원 수험가는 '코로나19 직격탄'에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노량진 수험가. 한낮에도 문을 열지 않은 가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10곳 중 1곳은 굳게 잠겨져 있었고 아예 점포 내부를 전부 비우고 테이프로 크게 X자를 쳐놓은 곳도 있었다.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간판을 뒤로 돌려 놓거나 '임대'라는 글자와 임대인 측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붙여 놓은 곳도 상당수였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노량진 수험가 골목. 도로 좌우로 폐업해 가게를 비운 점포가 하나씩 보인다. 2022.02.11 yoonjb@newspim.com |
노량진 수험가의 랜드마크 컵밥집도 절반 이상 문을 열지 않았다. 점심시간인 오후 1시, 컵밥집 23곳 중 문을 연 곳은 불과 10곳 뿐이었다.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한 컵밥집 주인은 "팬데믹 전엔 점심 시간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먹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늘은 얼마나 팔았는지 묻자 쓰레기통에 쌓인 컵밥 컵 수를 세 보란다. 20그릇이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점심시간의 노량진 컵밥거리. 23곳 중 10곳만 문을 열고 있었다. 2022.02.11 yoonjb@newspim.com |
동전투입식 인형뽑기 기계를 비치한 무인 가게엔 10대 넘는 뽑기 기계 내부가 전부 텅 비어 있었다. 가게 문 앞엔 지난해 4월 마지막으로 적힌 출입자 전화번호 수기 목록이 붙어 있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노량진 수험가의 한 인형뽑기 가게. 뽑기 기계가 비어 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지난해 4월에 마지막으로 적힌 출입자 전화번호 수기 목록이 붙어 있었다. 2022.02.11 yoonjb@newspim.com |
노량진에서 음식점·서점·고시원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 중 상당수가 이미 가게를 내놓거나, 내놓기를 원하고 있다고 한 자영업자가 귀뜸했다.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들도 내놓은 가게가 아직 나가지 않아 가게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고시원을 운영하는 노모 씨(60)는 "가게를 내놓고 싶은데 고시원 시설을 하는 데 들어간 돈이 많아 그 권리금을 인수해줄 사람이 없어서 못 내놓고 있다"고 했다.
음식점·수험서점·고시원 등 주인들은 대부분 팬데믹이 시작된 후 매출이 반쯤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노량진의 학원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실제로 학원에 출석해 수강하는 수강생 수가 반쯤 줄었다"며 "팬데믹 이전엔 학원에 직접 등원하는 수강생과 온라인 동영상 강의 수강생의 비율이 2:8 정도였지만 팬데믹 이후엔 1:9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다른 학원가 관계자는 "팬데믹 전에는 매년 2월이면 학원가에 현장 강의 수강생이 적은 시기가 아니었다"며 "노량진 수험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9급 공무원 시험 일정상 보통 매년 1월부터 3월은 문제풀이 시즌으로 이론강의를 동영상으로 수강하던 수강생들도 현장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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