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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최후의 일자리] ① "11시간 꼬박 운영해도 본전치기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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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영업시간만 꼬박 11시간…끝이 없는 노동
"코로나19로 수익은커녕 마이너스 아니면 다행"

[편집자주] 도시계획 정비 등으로 감소 추세인 노점상이 코로나19와 내수 경기 침체에 한층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점상 상당수는 사업실패나 실업, 장애·채무 등으로 일반 취업이 어려워 노점 일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탈세' 낙인이 찍힌 이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벼랑 끝에 몰린 노점상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동행취재,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최향미(62) 씨는 떡볶이 철판 위에 얼음을 깨뜨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최근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양념이 눌어붙은 철판에 물을 받아 두면 얼어버리기 일쑤다. 장사를 하기 위해선 쇠주걱으로 얼음부터 깨야 한다.

지난 28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이동 노점 보관소에는 최 씨처럼 부지런히 장사 준비에 나선 노점상들이 속속 등장했다. 최 씨와 같은 떡볶이 노점에서부터 군고구마, 호떡, 도넛 등을 판매하는 노점까지. 각자 전날 장사로 생긴 설거지를 하나둘 처리한다. 전날 장사라고 해도 자정이 넘어서 끝났기 때문에 불과 몇 시간 전이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노점상인들이 지난 28일 오전 장사를 시작하러 이동노점을 끌고 가고 있다. 2022.01.29 heyjin6700@newspim.com

보관소는 골목길 음식점과 음식점 사이, 뒤편에 놓인 자그마한 공간이다. 노점상연합 차원에서 30년 전쯤 마련했다고 한다. 노점상 경력 10년이 조금 넘은 최 씨가 장사를 시작할 때부터 그곳은 하루 내 장사를 한 노점들이 다음날 장사를 위해 재정비하는 공간이었다.

최 씨는 떡볶이 철판과 순대볶음 철판을 비롯해 순대 찜통, 어묵 국물통, 도마, 집게, 주걱, 행주 등을 차례로 씻어내며 본격적인 장사 준비에 나선다.

얼추 설거지가 마무리되면 순대에 포함되는 간이며 염통이며 부속 고기를 물에 한 번 헹궈낸다. 달걀도 미리 삶는다. 고추, 건새우 등을 넣어 어묵 육수를 우린다. 이날 장사에 쓸 물을 플라스틱 통들에 채워두는 일도 잊지 않는다. 최 씨가 노점을 운영하는 지하철 신촌역 7번 출구 앞에서는 수도를 이용할 수 없어서다.

오후 1시 장사를 개시하자마자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순대를 미리 삶아 둬야 한다. 떡볶이와 순대볶음도 미리 물에 양념을 풀어둔다. 오전 10시부터 한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여도 낮 12시가 되어서야 준비가 마무리된다. 그제야 최 씨는 주변 식당에서 첫 끼를 해결하고 장사에 나선다.

최 씨의 고향은 전북 정읍이다. 오남매 중 셋째. 둘째 딸이다. 위로는 오빠와 언니가, 아래로는 여동생과 남동생 둘이 있다. 최 씨는 14살 때부터 집안에 보탬이 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공장에서부터 식당까지. 그렇게 가족을 부양하다 보니 어느덧 예순을 넘겼다. 그리고 현재도 고향집 부모님에게 꼬박꼬박 용돈이며 필요한 물건이며 매달 신경 써서 보낸다. 자기 인생 없이 가족을 책임지며 사는 게 싫을 법도 한데 최 씨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노점 일은 식당 일을 하다가 몸이 아파서 잠시 쉬는 동안에 시작하게 됐다. 당시 이종사촌 언니가 떡볶이 노점을 운영하고 있어서 몇 번씩 도와준 경험이 있는 데다 남의 가게를 전전하는 것보다 자기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무엇보다 나이 먹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물론 노점 일이 이토록 장기간 중노동을 하는 것인지는 몰랐다.

◆하루 영업시간만 꼬박 11시간…끝이 없는 노동

"긴 노동시간은 노점상에게 시간당 소득을 낮추는 원인이자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코로나19시기 노점상의 소득감소와 삶 그리고 대안',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긴 노동시간'은 최 씨에게도 예외는 아니였다. 본격적인 노점 장사는 오후 1시부터지만 준비 시간은 오전 10시 전후부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줄어들어 영업시간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혹시 몰라 자정까지는 자리를 지킨다. 영업시간만 꼬박 11시간이다. 코로나19 전에는 다음 날 새벽 2~3시까지 자리를 지키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요즘에는 인적이 끊기는 오후 11시쯤부터 슬슬 정리를 시작하는데 정리하는 데만 해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매일 천막을 펼치고 말뚝을 박으며 점포를 새로 만들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보관소까지 이동 노점을 끌어다 놓고 집에 가면 시계바늘은 새벽 2시를 가리킨다.

집에서 뒤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최 씨가 하루에 잘 수 있는 시간은 평균 4~5시간 정도다. 추운 날씨에 열 시간 넘게 오들오들 떨다가 집에 들어가 밥을 먹으면 체하고 탈이 나는 일도 빈번하다. 이날도 전날 장사를 마치고 먹은 밥과 달걀이 잘못되는 바람에 최 씨는 온종일 속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신촌역 7번 출구 앞 최향미 씨의 노점 전경. 2022.01.29 heyjin6700@newspim.com

가게 문을 열었다고 해서 손 놓고 손님만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이날 오후 1시, 최 씨는 신촌역 7번 출구 앞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리기 시작해 천막을 치고 튀김을 진열하고 본격적으로 떡볶이와 순대볶음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 문을 여는 데만 1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오후 2시30분쯤 떡볶이 등 얼추 장사에 필요한 모든 메뉴가 갖춰졌는데도 최 씨는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번에는 고추 배를 가르고 4등분 한 김말이를 끼워 넣으며 고추튀김을 만들었다. 이제 막 가게 문을 열고 숨을 돌리는가 싶었는데 저녁 장사를 준비하기 위해 튀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최 씨는 고추튀김에 이어 오징어튀김, 채소튀김, 고구마튀김을 하나하나 완성해갔다. 여기엔 중간중간 오는 손님을 응대하고 손님이 떠난 자리를 치우는 일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오후 4시 전까지는 음식을 찾는 사람보다 길을 묻는 사람이 더 많았다.

최 씨는 5분 이상 자리에 앉아있는 법이 없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그나마 추위를 덜 느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기도 했지만, 행여 손님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성의 없다고 느껴 노점을 찾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마음도 있다. 화장실도 최대한 참았다가 간다. 중간에 한 명이라도 손님이 왔다가 그냥 갈까 봐 그렇다.

이날 최 씨는 오후 7시30분쯤 처음으로 화장실에 가려 했는데 손님 두세 팀이 한 번에 몰려오는 바람에 30분 정도를 더 있다가 가야 했다. 최 씨는 장사를 하는 동안에는 최대한 먹고 마시는 일을 자제한다. 추위에 몸을 녹일 따뜻한 물도 영업시간 중에는 홀짝홀짝 아껴 마셨다. 오후 11시쯤 장사를 슬슬 마무리하자고 마음먹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 놓고 물 한 컵을 마셨다.

이처럼 긴 노동시간은 노점상의 고충 중 하나로 꼽힌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코로나19 시기 노점상의 소득감소와 삶 그리고 대안'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시간이 짧아진 노점상이 많았음에도 설문에 참여한 노점상인들의 하루 영업시간은 짧게는 7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매우 긴 편이었다. 여기에 노점 준비 시간을 합하면 실제 노동시간은 훨씬 길어진다"며 "이 때문에 실제 시간당 임금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투여할수록 소득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지만, 시간은 투입하기 가장 용이한 자원"이라며 노점상들이 중노동에 시달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수익은커녕 마이너스 아니면 다행"

최 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자정까지 14시간 동안 5분 이상을 앉아서 쉰 적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히 일했지만 매출은 그의 노력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이날 최 씨의 노점을 찾은 손님은 36팀이다. 매출로는 18만7600원. 그러나 중간중간 비용을 제하면 순 매출은 5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우선 노점 문을 열자마자 꼬마김밥 납품업자에게 7000원을 건넸다. 이후로도 노점을 찾은 거래처 사람들에게 떡 6500원, 순대값 2만2000원, 가스 4만5000원(3일 정도 사용), 식자재비 5만9000원 등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날 낸 돈만 13만9500원이다. 여기에는 5~6일마다 동 난다는 5만9000원짜리 식용유며 보관소 이용료 월 30만원가량 등 다른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혹여 구청에서 과태료라도 부과되면 하루 동안의 노동은 허사가 된다. 이날도 오후 10시30분쯤 구청 단속반이 신촌역 일대를 순찰하자 최 씨는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언제 어디서 사진을 찍고서 "민원이 들어왔다"며 과태료를 부과할지 모른다고 했다. 과태료 6~7만원을 내고 나면 하루치 노력이 무색하게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텅 빈 거리와 남은 노점 음식들. 2022.01.29 heyjin6700@newspim.com

최 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본전치기도 어렵다고 했다. 어느덧 3년째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을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건지, 버티는 게 맞는지 고민된다고도 털어놨다. 현재로서는 노점상이 제대로 된 직업으로 인정되지 않는 만큼, 소상공인 대출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 국민에게 주는 재난지원금을 제외하고는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렸다. 매달 나가는 집세며, 노점 유지비 등을 감당하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김준희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이 노점상 10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시기의 노점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 씨처럼 코로나19 이후 영업일 수가 줄었다는 응답 비율이 84.7%, 영업시간이 줄었다는 비율이 77.6%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월평균 노점운영소득이 줄었는지에 대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합한 '그렇다' 비율이 96.1%에 달할 정도로 거의 모든 노점상이 코로나19로 더 큰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년 동안 월평균 노점운영소득은 131.2만원이며, 100만원 이하(54.9%)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높게 집계됐다. 뒤이어 100만원 이상~200만원 이하(31.4%), 200만원 초과 300만원 이하(10.5%) 순이다.

최 씨는 이날 미처 다 팔지 못한 순대볶음 3인분과 떡볶이 1인분가량을 누군가 사 가지 않을까 기대하며 인적이 끊긴 거리를 한참 동안 지켰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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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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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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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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