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김치 알리기' 적극...김치 종주국 위상 강화
해외 공략 강화하는 한국 김치...해외 소비자 '접점' 찾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시장 선두를 달리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 글로벌 김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치'를 주제로 세계요리대회를 여는가 하면 정부기관과 손잡고 김장 과정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영상을 제작하는 등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김치 알리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김장 담그는 과정 예술로 풀어내...김치요리대회 열기도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김치 담그는 과정을 담은 '푸드아트(Food Art)' 영상을 최근 선보였다. 문화재청과 함께 제작한 해당 영상은 김장문화가 낯선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추, 무, 고춧가루 등 원재료의 색감과 패턴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영상해서는 자연의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지며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빛과 그림자, 카메라 각도를 통해 1분 분량에 감각적으로 담겼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김치를 새롭게 조명한 창작물로 CJ제일제당과 문화재청의 공식 SNS계정에 게시됐다.
라이브 랜선 쿠킹 클래스와 경복궁 수라간 김장체험 문화행사 등을 진행하며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김치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김치와 김장문화에 담긴 정성, 세대간 전승, 협동과 나눔 등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자는 취지다.
2021년 프랑스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 경연 참가모습. 사진=대상 |
대상 종가집도 글로벌 시장에 김치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대상은 17일부터 미국, 프랑스, 영국에서 '종가집 김치블라스트'를 개최한다. 종가집 김치블라스트는 대상이 후원하고 세계 명문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와 CIA, SF애드와 프랑스 AMA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김치요리대회다. 앞서 대상은 지난해와 올해 초 미국과 프랑스에서 종가집 김치블라스트를 연 바 있다. 당시 예선전에서 50: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영국까지 범위를 넓혔다.
대상은 현지 주민들에게 한국의 김치 문화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함께 연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김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김치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오프더그리드 푸드트럭 마켓에 종가집이 부스로 참가한다. 이에 더해 최근 세계김치연구소와 김치 다큐멘터리 '김치 유니버스'를 제작해 주목받기도 했다.
◆쑥쑥 크는 한국 김치...해외 소비자 '경험 넓히기'에 주력
국내 업체들이 김치 홍보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는 김치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김치 수출 규모가 매번 중국에 밀려왔다. 값싼 중국산 김치 공세로 국내 김치 무역수지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김치 무역수지 적자였다.
그런데 알몸 김치 논란으로 중국 김치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한국 김치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김치 수출액은 7월 누적 기준 9930만달러(1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반면 중국산 김치 수입은 감소해 올해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등 서구국가로의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대상 김치 수출량은 2019년 3725t에서 지난해 6191t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4000t을 넘어섰다. 홍콩과 영국, 네덜란드 등 김치 수출 상위 5개국 국가로의 수출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비비고 수출용 단지김치. 사진=CJ제일제당 |
국내 업체들은 이 기세를 몰아 해외시장에서 한국 김치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수출 상위 3개국(일본,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수출용 제품 포장용기를 특허받은 비비고 단지김치로 리뉴얼 완료했다. 베트남에서는 2016년부터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 제품을 생산해 현지 김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세계 40여 개 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일본 수출의 90%, 아시아 수출의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국내 김치 최초로 할랄 인증과 코셔 인증을 받는 등 해외 시장 넓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해외시장에서 한국 김치의 가장 큰 판매 경로는 한인마켓과 아시아계 점포다.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의 주요 마켓에서의 비중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맛과 풍미가 강한 김치의 특성상 세계인의 식문화에 조화롭게 녹아들기 위해서는 김치를 접할 기회를 늘림과 동시에 다양한 메뉴개발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김장 문화를 알리고 요리대회를 여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의 경우 다양한 식문화와 결합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며 "최근 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현지인보다는 교포나 아시아 소비자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김치에 대한 경험을 늘리는 시기라고 보고 해외시장 소비자들이 김치를 경험하고 맛보는 접점을 늘리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