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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빚더미' 서울교통공사 적자 해결, 전문가들 "정부 손실 보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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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임승차 손실 보전 불가피
재정지원 연 3천억 이상 돼야..운임인상-구조조정 시각차 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눈 덩이 처럼 쌓인 서울교통공사의 적자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정부와 서울시 재정 지원이 유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송원가에 크게 못미치는 지하철 운임인상도 방안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교통복지인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시민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인력 감축은 일시적인 절감효과만 줄 뿐 장기적인 해법이 될 수 없는 만큼 지양해야한다는 입장과 노사간 분란만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만 1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령층 무임승차에 대한 정부 보전 또는 연령 상향을 중심으로 최소 10% 이상 지하철 운임 인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내달 14일까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가 없을 시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것을 결정했다. 노조는 전체 노조원의 81%가 파업에 찬성하는 열의를 보여주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인력 구조조정 방안에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통합공사로 출범한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4000억~5000억원 가량 적자를 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승객이 크게 줄어든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6월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채권발행은 2조7500억원에 달한다. 올해에는 1조6000억원대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어 서울교통공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선언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1조6000억원 규모 도시철도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자구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인력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신사업 추진 등을 자구안으로 제시했다. 오는 2026년까지 정년 퇴직 대상인 약 1500명을 감축해 1000억원 정도의 연간 손실을 보전한다. 또 사당역 부지 등을 비롯한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8000억원을 마련하고 신사업 추진으로 2000억원을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정도로는 서울교통공사 운영적자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전문가는 없다. 결국 정부 재정지원 만이 해법이란 게 공사나 노조, 전문가들의 일치되는 견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교통공사노조가 국회에서 서울교통공사 구조조정 반대하는 모습 kilroy023@newspim.com

◆ 지하철 운영 적자, 원인은 낮은 운임과 노인 무임승차

서울교통공사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송원가에 크게 미달되는 운임 때문이다. 서울지하철의 1인당 수송원가 약 2000원이다. 반면 지하철 운임은 1회 1250원으로 1명이 탈 때 마다 서울교통공사는 750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운임문제를 제외하면 65세이상 노인층에게 제공되는 무임승차가 지하철 운영 적자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게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코로나 이전 서울교통공사의 연간 적자폭은 약 5000억~6000억원 정도로 이중 60%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 정도가 노령층과 국가유공자 등에게 제공되는 무임승차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서울교통공사의 설명이다. 이중 80%는 노령층 무임승차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이용승객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노인 무임승차 손실은 25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법상 지하철 운영주체인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적자를 메워야하는 만큼 이 손실에 대한 정부의 보전은 없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측은 정부가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 수도권 광역철도처럼 무임승차 손실의 60% 이상을 보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9년 국회는 여야 합의로 지자체 도시철도에 대한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결국 폐기된 바 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는 정부의 결정에 따른 것인 만큼 정부가 보전해야한다"며 "우선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전이 있어야 제대로 된 지하철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있다.

노인층의 지속적인 확대로 인해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노인복지법 개정사항이라 서울시나 교통공사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2020년 기준 17%인 서울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오는 2047년 37%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경우 무임승차 손실은 9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런만큼 노인 무임승차는 한번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지하철 4호선 모습 dlsgur9757@newspim.com

◆ 전문가들 결국 정부-서울시 지원 만이 살 길

전문가들은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도시철도의 적자 해소방안으로 정부지원을 들고 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복지가 발달된 유럽 등의 사례를 볼 때 도시철도는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도 함께 운영에 책임을 지고 있다"며 "지하철은 교통복지의 하나인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본격적인 재정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구상하는 정부지원액 규모는 무임승차 손실의 60%에 해당하는 연 2000억원 이상이다. 이는 정부가 코레일의 수도권광역전철에 지원하는 규모와 유사하다.

지하철 운임 인상에 관해서는 입장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교통공사는 최소 1400원에서 최대 1500원으로 운임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수익자 부담원칙을 중시하는 전문가들도 이를 찬성한다. 김시곤 서울과기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는 "지하철 운임을 수송원가까지 올리지는 않더라도 물가 인상분은 반영해야한다"며 "지난 6년간 지하철 운임이 오르지 않은 것도 다분히 지자체장의 표퓰리즘에 기반한 것인 만큼 시민 부담이 크지 않은 1500원 선까지 운임 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하철 운임이 인상되면 필연적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지하철 운임 인상은 표퓰리즘 성격이 아니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철 운임 인상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의 재정지원이 더욱 강화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관계자는 "우리나라 6대 지자체 도시철도 가운데 가장 재정지원을 등한시 하는 곳이 서울시"라며 "시는 시설 개선비를 제외한 운영비를 한 푼도 지원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지자체(부산·인천·대전·광주·울산)는 모두 교통공사에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시설 개선비 외 운영적자에 대한 서울시의 재정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력구조조정도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2026년까지 1500명에서 1900명까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직원의 평균 연 급여가 7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1000억원 이상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만 얻을 뿐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철 위원장은 "지금껏 공기업에서 인력구조조정으로 경영난을 타개했던 경우는 없었다"며 "공사가 말한대로 신규 채용을 줄인다면 오히려 취업난 가중과 같은 사회문제만 일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노조도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호영 선전국장은 "노조는 사실상 임금 삭감과 복지축소를 비롯해 작년부터 시작된 비상경영에 적극 협조를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공사가 굳이 인력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인력 감축 외 임금, 복지수준 조정으로 합의하겠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급여체계와 복지가 달랐던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하면서 임금이 크게 오른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즉 원인은 비대해진 공사 인력이 적자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불필요한 인력을 거둬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지자체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적자는 어쩌면 영원히 해소되기 어려울 것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을 마련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상철 위원장은 "지하철 운영 적자는 물론 중장기적 정부의 교통정책도 달라져야한다"며 "자동차나 도로에 대한 투자를 좀더 배분한다면 지하철의 운영 적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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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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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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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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