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로 폐쇄 반대 정부 입장 맞혀 반원형 우회 확정
교통신호 체계 변경으로 자동차 소통 불편 예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새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에서 최고의 걸림돌이었던 월대복원이 결국 현실화됐다. 아울러 월대복원과 맞물려 있는 사직로는 폐쇄 대신 반원형 우회도로를 만들어 현 도로 용량을 그대로 살리는 방향이 결정됐다.
이로써 박원순 전 시장의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의 핵심이었던 월대 복원이 드디어 추진될 예정이다.
다만 교통신호 체계 변경으로 인해 사직로와 율곡로의 자동차 소통은 지금보다 다소 불편해질 전망이다.
지난 23일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에서는 지난 2019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의 중단을 불렀던 사직로 문제를 폐쇄 대신 약 50미터 가량 남측으로 물린 후 우회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사직공원에서 광화문을 앞을 지나 율곡로로 이어지는 사직로는 새 광화문광장 조성계획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구상할 때부터 경복궁에 있던 월대를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월대(月臺)란 궁궐의 정전과 같은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을 말한다. 광화문 앞 월대는 일제강점기 때 사라지고 대신 지금의 사직로와 율곡로로 바뀐다. 이 월대는 궁궐 밖에 있는 것인 만큼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공간이었다는 게 서울시의 이야기다. 박원순 전 시장은 여러차례 포럼을 개최할 만큼 월대 복원을 중시했다.
2019년 서울시가 내놨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계획에서는 월대 복원을 위해 사직로를 폐쇄하고 정부 광화문청사 주변으로 우회도로를 내는 방안이 마련됐던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반대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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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새로운 광화문광장 배치도 (좌)당초안 (우)변경안 [자료=서울시] 2021.06.23 donglee@newspim.com |
이에 따라 서울시는 사직로 폐쇄를 반대하는 정부의 입장에 맞춰 월대 복원을 미루는 방향으로 광화문광장을 설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박원순 시장 유고 후 서정협 시장권한대행 시절 시작한 새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에서는 월대 복원을 중단하고 사직로를 그대로 유지하는 계획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새로 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은 이번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에서 고 박 시장의 '염원'이었던 월대를 복원키로 확정했다.
월대는 약 50미터 길이로 조성된다. 사직로는 월대를 반원형태로 두르며 우회한다. 이에 따라 기존 광화문광장은 이 거리 만큼 남측으로 물러나게 된다. 광장이 50미터 가량 줄어들 게 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이 짧아졌지만 월대 공원까지 감안하면 기존 넓이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라며 "반원으로 우회하는 사직로는 현 차로수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필요에 따라 1~2개 차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대로와 사직로의 차량 소통은 지금보다 불편해질 전망이다. 시는 차로수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1~2개를 줄이는 선에서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교통신호에서 보행자 신호를 크게 늘리는 것을 구상하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사직로~율곡로 구간에서 상승 정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세종대로를 보행자 중심의 공간으로 바꾸는 게 고 박 시장이나 현 오 시장의 공통된 방침인 만큼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 광장이 조성되면 이 일대 자동차 소통은 당연히 불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청와대와 정부 광화문 청사를 비롯해 국가 중심기능이 몰려 있는 만큼 자동차 소통 측면도 무시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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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월대 복원 시 조감도 [자료=서울시] 2021.06.23 donglee@newspim.com |
이와 함께 새 광화문광장 주변 민간 건축물도 광장 공원화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에서 세종대로와 접하고 있는 KT빌딩은 지상1층과 지하1층을 공용공간으로 개조키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세종대로의 상징인 교보빌딩도 공용공간 확보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광화문광장과 연계하면 서점을 비롯한 소매상가의 매출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교보빌딩은 광화문 지하도와 빌딩 지하층을 연계한 상태다. 다만 교보빌딩은 아직 리모델링 계획이 없으며 리모델링 동참을 권유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