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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김병민 "김종인, 신당 창당 안할 것…대선에서 역할 중요"

기사입력 : 2021년05월01일 07:00

최종수정 : 2021년05월01일 07:00

"김종인, 여러 평가 있지만…오세훈 당선 부인 못해"
"김종인의 독설? 당에 대한 애정…야권의 중요 원로"
전당대회 무용론 주장…"대선주자 주인공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록 당을 떠나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의 당원이자 중요한 원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국면에 앞서 국가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실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1년 동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함께 지낸 김병민 국민의힘 비대위원. 그는 김 전 위원장이 비록 지금은 당을 떠나 있지만, 국민의힘의 당원이자 원로로서 내년 대선에서 어떤 역할이든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지난 2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과 보낸 지난 1년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28세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서초구의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김 비대위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갑에 출마한 김 비대위원은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해 낙선했다. 21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에게 180석을 내주는 참패를 겪자 "과연 이 당에 새로운 희망이 있을까"라며 자괴감에 빠졌을 때 김 전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비대위원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당 내에서 여러 가지 평가가 있는 것은 안다. 그러나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자산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전쟁터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싸움 잘하는 장수가 필요하다. 내년 대선에서 김 전 위원장이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김 비대위원은 "김 전 위원장은 지금도 제3지대는 없다고 말씀하신다. 과거를 돌이켜 봐도 제3지대에서 승리한 경우는 없었다"라며 "개인적으로 김 전 위원장이 제3정당을 통해 새로운 정치 세력을 도모할 것 같지는 않다"고 자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2021.04.28 leehs@newspim.com

다음은 김병민 국민의힘 비대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1년이 지났다. 그간 소회를 말해 달라.

▲지난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 참패 이후 아마 '이 당이 존속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전 국민적 의구심들이 있었다. 당원들 역시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180석에 달하는 거대 의석을 집권당이 가져갔다. 그런데 지난해를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가 과연 국민들이 평온하고 잘 살게 만드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했는가.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태를 비롯해 국민적 분노를 촉발시켰던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또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국민들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그런 총선 국면에서 처참하게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모습을 보고 과연 야당이 존재 이유가 있나. 그 이후 대선에서는 어떤 희망이 있을까라는 패배감들이 보수 정당을 굉장히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저 역시 총선에 출마했던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선거 결과를 보고 이 당에 새로운 희망이 있을까라는 자괴감 속에서 며칠을 보냈다. 그러던 중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해서 당을 제대로 재건하자고 제안을 하셨다.

1년 후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 25개 지역구 전역이 빨갛게 물들어진 선거 결과를 보고 아마 당원들의 가슴이 먹먹했을 것이다. 우리 당을 지지하거나 정권교체를 염원한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에서 활동한 1년 동안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비대위 구성 후 당의 뿌리와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정강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원외인사이자 30대인 젊은 청년인 제가 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을 때 과연 이 당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라는 고민들이 많았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께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뒤에서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주셨고, 당이 변화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모든 전권을 젊은 세대에게 준 이유는 새로운 당의 미래를 그려보라는 의미였다. 그런 출발선상에서 당이 변화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지 않았나 싶다.

김종인 위원장은 세 가지를 강조하셨다. 먼저 호남과의 동행이다. 저희 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 지역에 후보들조차 내지 못하는 정당이었다. 과연 전국 정당이 맞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진심을 담아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으며, 당내 의원들과 호남과의 동행을 통해 많은 단체장들을 찾아 예산을 증액시켜주겠다고 나서 시민들의 마음을 일부 움직이지 않았나 싶다.

두 번째는 약자와의 동행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수 정당의 이미지는 부자 정당, 기득권 정당, 엘리트 정당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서민, 국민과 함께 가장 낮은 곳에서 국민의 삶을 살피겠다는 뜻을 펼치셨다.

마지막은 청년이다. 청년들이 이 정당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2030 젊은 청년들이 기대치를 가지고 표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전국단위 선거 4연패를 끊어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쳤다고 보나. 또 원외에서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평가하는 등 독설과 고언이라는 평가가 엇갈리는데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은 무엇이라고 보나.

▲ 끓는 물에 개구리가 냄비 속에서 서서히 조금씩 죽어가는 모습들이 과거에 있었던 보수 정당이 실패한 주된 원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김 위원장이 떠나고 국민의힘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듯 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는데, 누구보다 당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갖고 계신 분 입장에서는 지난 1년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이 당을 변화시켰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당으로 변화시켰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당이 거꾸로 회귀하지 않고 내년 대선까지 성실하고 똑바로 달려갈 수 있도록 당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은 당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신 분이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신 분이다. 옆에서 지켜봤을 때 과거 본인의 역할 때문에 두 명의 실패한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역사적 소명 의식 등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김 위원장이 비록 당을 떠나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의 당원이자 중요한 원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국면에 앞서 국가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종인 위원장이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제3지대에서 신당 창당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금도 제3지대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신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제3지대는 성공한 사례가 없다. 개인적으로 김 위원장이 제3정당을 통해 새로운 정치 세력을 도모할 것 같지는 않다. 또 기존에 있었던 정치권의 분열 과정 등을 통해 집권했던 전례들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더더욱 제3정당 창당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국면에서 과거의 정치문법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정치문법으로 해결이 잘 안 된다. 결국 정치에 관련된 세력 교체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망을 어떻게 담아내는가가 핵심이라고 본다.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높다. 이 지지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닌 지난해 초부터 형성된 것이다. 민주당의 대권주자 중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공통점은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두 명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기성 정치에 대한 철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기성 정치에 대한 철저한 불신이 있는 국민들을 상대로 옛날 방식으로 대선을 치렀다가는 아무런 희망도 없을 것이다. 또 윤 전 총장 외에 5%를 넘는 대선주자를 찾기도 힘든 상황에서는 이 숙제를 풀어낼 수 있는 리더십과 경험들이 중요한 때라고 본다.

전쟁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잘 싸우는 장수다. 김 위원장에 대해 당내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이라고 하는 자산을 만들어냈던 신화의 주역이 김 위원장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2021.04.28 leehs@newspim.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돌풍을 이뤄냈던 1982년생 피터 부티지지를 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세계적으로 정치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늦다는 평가를 받는데,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세계 유수의 국가들을 보면 청년 정치인들이 단순한 도전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성취를 이뤄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물리적으로 나이가 젊을 뿐 그들의 수십년의 긴 정치이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청년이 어느 날 갑자기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혜성처럼 나타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28살 시절 서구 유럽에서 가장 낮은 단계부터 젊은 정치인들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성장하는 과정을 보고, 가장 바닥에 있는 기초 의원부터 정치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기초의원은 말 그대로 기초의원일 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유명세를 바탕으로 중앙정치에 나서면 그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바닥에서 성장하며 국가의 지도자로 크기 위해 노력하고 불철주야 공부하고 있는 예비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에 수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 대선을 보면 대한민국 피선거권은 40세다. 미국의 경우 35세로 규정되어 있다. 이런 것들을 낮추게 된다면 훨씬 더 많은 기회의 장들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회의원을 비롯한 모든 지방선거의 출마 나이는 25세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선거권이 보장되는 나이로 낮추게 되면 20세 초반 대학생 등 젊은 청년들이 기초부터 성장해 제 나이가 됐을 때는 20년 정도의 정치 구력을 가진 훌륭한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국가지도자로 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지도부 체제를 꾸리고 있다. 최고위원으로서 출마할 생각이 있나.

▲ 저는 전당대회 무용론을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다. 대선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모습들이 비춰지는 전당대회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신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대선의 밑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은 과거에 있었던 당권 경쟁 전당대회가 아닌 미래를 그리는, 대권주자 중심의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바라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간다면 거기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이례적으로 2030세대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그러나 완전히 2030세대를 포용했다고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향후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확한 표현을 해주셨다. 2030세대의 지지는 종이가 바람에 날려 벽에 간신히 붙어있는 정도다. 풀과 본드로 인해 단단히 붙어있는 종이가 아니라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 종이가 날아와서 붙기까지의 바람 동력은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제공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했던 공정과 정의, 평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586 운동권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다.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것도 사실이다.

30대는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기회조차 완전히 박탈당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갖고 있는 집 한 채 빼고는 다 팔라고 했지만, 정작 청와대 내에는 다주택자가 즐비하고 있었다. 또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전세값 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올랐다. 단순하게 집을 사지 못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게 만들었다.

20대의 경우 더 심각하다. 20대는 단군이래 최대 스펙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정말 똑똑하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20대가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줄어들었고, 대한민국 사회 공동체에서 기득권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곳간을 전혀 열어주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2030 세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노력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세상을 열어야 한다. 기성 정치인들의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때 재보궐선거의 표심이 대선에도 이어질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해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또 초선 의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김웅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 했는데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나.

▲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이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뉴스가 윤여정의 기사로 도배됐다. 저는 배우 윤여정이 상을 받는 순간을 지켜보면서 정당의 정치인들이 깨닫는 생각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조연의 역할에서 자신의 삶과 인생을 통해 오랜 기간 동안 쌓아왔던 윤여정의 지난 인생들이 미나리라고 하는 영화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전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가 아니지 않나. 아마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문재인 정부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열망할 것이다. 너도나도 주연이 되겠다고 나서서 뛰어다니는 전당대회의 모습이 과연 즐겁게 보이겠나. 때로는 조연을 맡아서 눈에 띄지 않고, 빛이 나지 않더라도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모습은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는지. 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아주 간단하게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2021.04.28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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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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