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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주의' 고수해온 쿠팡...IPO신고서에 드러난 '시크릿 경영' 실상은?

기사입력 : 2021년02월15일 17:33

최종수정 : 2021년02월16일 08:40

쿠팡, 나스닥 대신 뉴욕증시 간다..그간 숨겨온 '경영 비밀들' 베일 벗었다
차등의결권 부여받은 김범석...뉴욕증시행 택한 이유는 경영권 방어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은 창립 이후 10년여간 경영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부쳤다. 심지어 쿠팡이 이룬 괄목할 만한 성과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판매 신장률도 외부에 공개되기를 꺼렸다. 실적 공개 책임이 없는 유한회사인 경쟁사도 밝히는 자료까지도 접근이 불가한 곳은 쿠팡이 거의 유일하다. 국내 기업문화와도 동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간 베일에 쌓여 왔던 쿠팡의 경영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쿠팡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하면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2020.12.30 nrd8120@newspim.com

◆쿠팡, 나스닥 대신 뉴욕증시 간다..그간 숨겨온 '경영 비밀들' 베일 벗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제출한 'S-1' 신고서류에는 지난해 실적, 차등의결권 부여, 경영진 연봉 등이 포함됐다.

해당 내용은 쿠팡이 창업한 지 10여년 만에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쿠팡에는 사업성에 대한 물음표가 달렸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3조원을 넘어서자 그 의문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0조원을 훨씬 웃도는 약 13조3000억원이다. 직전 해인 2019년 말과 비교해 86%나 급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5조원 이상 늘었다. 창사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영업손실액은 5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5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 매출·영업손실-추이. 2021.02.15 nrd8120@newspim.com

특히 그동안 쿠팡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키운 것은 직매입이다. 직매입은 쿠팡이 직접 물건을 구매해 고객에 배송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투자 비용 증가로 이어져 영업이익을 키우는 데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 누적 적자가 4조원에 이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쿠팡은 이러한 우려를 떨쳐내고 '직매입'을 쿠팡의 성장을 이끄는 일등공신으로 키워냈다. 유통 업계의 예상을 뒤엎은 셈이다. 지난해 직매입 매출은 12조1270억원에 달한다. 전체의 92%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직매입을 기반으로 한 로켓배송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 쇼핑시장에 고객들이 몰렸고 빠른 배송을 무기로 내세운 쿠팡을 이용한 사람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체 오픈마켓 서비스인 마켓플레이스 매출은 1조163억원로 비중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간 유통 업계에서 비웃듯 던진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냐"는 물음에 쿠팡이 이커머스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전국에서 100여개 이상의 풀필먼트 및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전 국민의 70%를 자사 물류센터 10km 안에서 커버할 수 있는 빠른배송 시스템을 갖췄기에 작년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IPO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국내 이커머스 경쟁사 대비 쿠팡의 강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락인 효과'(lock-in)도 쿠팡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쿠팡을 이용한 연간 이용자 수는 1480만명이다. 2019년(1180만명)보다 25.4%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25.4% 늘어난 1480만명이다. 지난 4분기 기준 이용자 한명당 순수익도 2019년 17만7422원에서 28만2112원으로 10만원 가까이 크게 늘었다.

유료 멤버십 제도인 로켓와우 회원 수는 474만명가량이다. 전체 이용자의 32% 수준이다. 유료 회원들의 구매 빈도는 비회원의 4배가 넘는다. 충성고객이 그만큼 증가했음을 방증한다.

◆차등의결권 부여받은 김범석...뉴욕증시행 택한 이유는 경영권 방어

실적 외에도 주목할 것은 이사회 구성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쿠팡의 모기업 '쿠팡 LLC'는 최근 '쿠팡 INC'로 법인 명칭을 변경했다. 쿠팡 INC의 이사회는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쿠팡 주요 경영진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주요 경영진들은 대부분 미국 현지 경험이 많거나 미국 금융·경영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 이들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美 기업공개 S-1 신고서류에 기재된 주요 내용. 2021.02.15 nrd8120@newspim.com

김 의장은 쿠팡 INC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창사 이후 줄곧 맡고 있다. 사내이사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공유택시 우버 시스템을 만든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마존 출신 고라브 아난드 쿠팡 INC 최고재무책임자(CFO), 밀리콤 부사장 출신 해롤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 등으로 구성됐다.

보상 체계도 눈에 띈다. 국내 기업들의 연봉 등 보상 체계와는 사뭇 다르다. 기본 급여보다는 스톡옵션 등 보상 규모가 더 큰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작년 김 의장의 기본 급여는 약 9억8000억원으로 비교적 적은 수준이다. 다만 주식 형태의 상여금(stock award, 스톡 어워드) 등으로 받은 금액 등을 합친 총 보수는 약 158억원에 이른다. 전형적인 미국 관행을 따른 것이다.

가장 보수를 많이 받은 임원은 투안 팸이다. 투안 팸은 기본 급여를 포함해 총 약 300억원을 수령했다. 김 의장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된다.

김 의장의 남동생 부부도 2018년 이후 쿠팡에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대 연봉은 남동생의 경우 약 5억2500만원, 남동생의 아내는 약 2억7300만원을 받았다고 신고서에는 적혀 있다. 다만 김 의장의 남동생 부부는 지분 5% 이상 주주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차등의결권 부여도 관심을 모은다. 쿠팡은 김 의장에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에게 다른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구성된다. 클래스B는 클래스A보다 주당 29배의 의결권을 갖는 '슈퍼주식'이다. 쿠팡 지분율 2%만 보유하더라도 50%가 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클래스B 주식은 모두 김 의장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장 후 클래스B 지분 2%만 갖고 있어도 경영권 장악이 가능하다. 국내 시장에 없는 차등의결권이 쿠팡이 미국 증시행을 선택한 주요인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차등의결권은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제도"라며 "클래스B 보통주는 창업주인 김 의장이 홀로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증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진=쿠팡] 2020.10.28 nrd8120@newspim.com

쿠팡은 신고서에서 현장 직원에게 약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강한승 쿠팡 각자대표이사는 15일 오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현장 직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힘찬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뜻에서 이번에 상장되는 쿠팡의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하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 현장 직원에게 무상주식을 부여한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대상자는 올해 3월 5일 현재 쿠팡 및 자회사에 재직 중인 쿠팡 친구,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의 직원 등 총 5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직원 1명당 받게 되는 주식은 200만원 규모다. 주식을 받은 뒤 1년을 근무해야 절반인 1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고 2년 근무하면 나머지 50%를 수령하는 식이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조1000억원(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 자금은 운전자본과 운영 비용, 투자 등에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르면 다음 달 상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 가치는 최소 30조원에서 최고 55조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이는 지난해 PSR(주가매출비율, price selling ratio) 2.1~4.2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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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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