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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조정훈, 서울시장 출마 선언…"서울의 시대전환 선도하겠다"

기사입력 : 2021년01월31일 14:22

최종수정 : 2021년01월31일 14:22

31일 국회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개최
"원조맛집 정책, 어떻게 다른지 보여드릴 것"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전환과 조정훈. 어느 하나 알려진 이름이 없다"며 "기라성 같은 후보, 양대 산맥의 정당, 그 가운데 1석의 작은 정당의 한 사람 조정훈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부끄러운 선거"라며 "보궐선거를 하게 된 이유도 부끄럽고, 1년 임기의 시장을 선출하는 데 570억 원이라는 혈세를 써야 하는 현실도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4·7 보궐선거는 코로나19 국난으로부터 서울을 복구시키는 선거다. 코로나 이후 시대의 기틀을 다질 행정가를 선출해야 한다"면서 "극단으로 질주하는 양극화라는 괴물로부터 서울 시민들의 생존을 보장하고, 일상을 되찾아줘야 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내일부터 서울시 시대의 전환을 어떻게 선도할 수 있을지, 또 그 과정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이 낙오되지 않고, 함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소개하겠다"며 "모두들 대전환을 얘기하지만, 원조맛집의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 의원은 세계은행 출신으로 15년간 미국과 나이지리아, 인도, 이스라엘 등에서 경제개발과 포용적 성장,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정책을 연구한 경제 전문가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선출됐고, 현재 시대전환 당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2021.01.27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문 전문이다.

#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시대전환" 조정훈입니다.

"시대전환"과 조정훈. 어느 하나 알려진 이름이 없습니다.
기라성 같은 후보.
양대 산맥의 정당.
그 가운데 1석의 작은 정당의 한 사람 조정훈이 서울시장에 출마합니다.

오늘 출마는 제 인생 가장 힘든 선택 중 하나였습니다.
출마로 사라질 원내 1석이라는 목소리.
출마로 인해 생업을 잃을 보좌진의 얼굴.
1년 동안 울고 웃으며 함께 시대의 전환을 외친 시대전환 당원의 땀과 눈물.
그리고 "시대전환"과 조정훈을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의 믿음!
그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확신이 저에게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서울을 위해 꼭 "조정훈"이어야만 하는지,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울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과연 14개월의 행정으로 서울시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고민의 끝에 지금 이렇게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 그렇습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부끄러운 선거입니다.
지난 몇 주 무작정 버스를 타고 서울 곳곳을 다녔습니다.
너무 안타까웠던 것은 시민 여러분의 얼굴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그 어떤 기대감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당연합니다.
보궐선거를 하게 된 이유도 부끄럽고, 1년 임기의 시장을 선출하는데 570억원이라는 혈세를 써야 하는 현실도 부끄럽습니다.
문득 시장대행으로 1년을 더 한들 무슨 문제가 있을까도 고민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선거를 해야 한다면, 어떤 선거가 되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4.7 보궐선거는
여권과 야권의 중간 성적표 선거가 아닙니다.
대선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선거도 아닙니다.

4.7 보궐선거는
코로나19 국난으로부터 서울을 복구시키는 선거입니다.
코로나 이후 시대의 기틀을 다질 행정가를 선출해야 하는 선거입니다.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듯 으르렁거리며
극단으로 질주하는 양극화라는 괴물로부터
서울시민들의 생존을 보장하고,
일상을 되찾아줘야 하는 선거입니다
# 흔히들 선거를 싸움과 전쟁에 비유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싸우고자 하는,
그리고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적은 누구이고 무엇일까 숙고했습니다.

저의 적은
국민의힘의 후보님이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님은 더욱 더 아닙니다.

저의 적은
2021년 우리 모두를 각자도생의 삶으로 몰아가고,
서로를 물고 뜯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 지긋지긋한 시스템입니다.

물론, 서울은 훌륭한 도시입니다.
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산업화를 이끌고 민주화를 공고히 했으며,
대한민국을 지금의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단시간에 세계 도시경쟁력 10위권에 진입한 곳은 오직 '서울'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훌륭한 서울"에 사는 "당신"은 어떻습니까?

힘드시지요?
아프시지요?
많이 지치셨지요?

신림동에서 혼자 사는 취준생 이지영님,
'당신'은 열 발자국도 걸을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편의점 알바를 하며
취업 지원서를 수백 통씩 제출하고 있습니다.

강서구에서 수년째 거주하는 혼삶족 직장인 김형준님.
'당신'은 오늘도 가산점이 없는 주택청약을
간절한 마음으로 매달 꼬박 넣고 있습니다.

송파구에서 카페 영업정지로 인해
대리운전과 택배업을 시작한 정상민님.
'당신'은 공공쉼터가 부족한 서울에서 휴식 시간 동안 갈 곳이 없습니다.

구로구에서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홀로 외롭게 살고 계신 최창원님.
'당신'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하루하루의 삶을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당신'들께서 서울을 훌륭하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모두 힘들어하고 아파하며 지쳐있습니다.


# 그렇습니다.
서울은 훌륭해졌지만, '당신'은 지쳐있습니다.
서울은 '당신'에게 거주하기도, 일상을 살아가기도 벅찬 곳이 되었습니다.

노인 빈곤이 점점 심해지고,
출생률은 곤두박질치며,
코로나 19를 겪는 당신은 이제 버틸 체력이 없습니다.
# 지금 서울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위기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에 재도약을 이끄는 상징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극심한 양극화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서울의 행정은
현실 보듬기와 동시에 시대를 앞서나갈 수 있는
전환의 타개책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이 일을 누가 가장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지난 시절의 영웅들을 소환하면 될까요?

아니지요.

지난 10년,
사회는, 시민은, 서울은,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알파고가 있었고, BTS가 있었고,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습니다.
10년 전 참신함이 2021년에도 여전히 참신할 수는 없습니다.

2021년 서울은 1970년대의 서울이 아닙니다.
2021년의 서울은
시골에서 상경하는 구로공단 여공들과 평화시장 재단사들의 서울에서
훌쩍 커 버렸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방식으로
2021년 서울의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1987년의 서울도 아닙니다.
영웅적 투쟁으로 승리한 그 시절 영웅들을 다시 소환한다고
2021년 서울의 문제를 풀 수는 없습니다.

집단과 다수의 힘으로 이룬 민주주의지만,
소수에 대한 배려와 다양성이 없다면 폭력입니다.

"아직도"가 아닌 "이제는"에 어울리는 시장이어야 합니다.
"서울"이 아닌 "당신"에 어울리는 시장이어야 합니다.

"이제는" 미래를 먼저 보고 "당신을" 위해 준비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니, 이미 우리 앞에 와있는 미래를 알아차리고 맞이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제는"에 어울리는 시장이고, "당신을" 위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70년대생입니다.
산업 역군이신 부모님의 희생에 극심한 가난을 뛰어 넘은 세대지요.
저는 586 선배님들이 말하는 운동권의 화려한 이력도 없습니다.
그래서 NL이니 PD니 하는 것들도 모릅니다.

하지만
선배님들이 선배님의 시대적 소명에 온몸으로 대답하셨듯이
저도 그리고 저희 세대도 변화한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습니다.
시대의 전환을 바라보고 준비해 왔습니다.

저는 정치인이 되기 전,
15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경제 개발, 포용적 성장, 일자리 창출 등을 자문했습니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초강대국이 일순간 무너지는 것도 보았으며,
갓 독립한 신생국가가 단번도약하여
한순간에 국가 발전을 이뤄내는 과정도 목격했습니다.

그때 정치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정치의 본질은 먹고 사는 문제이다.
정치의 본질은 이념이 아니라 생활이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가장 원하시는 것은
이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날이 진짜 올까하는 질문이 점점 커져갑니다.
한 분 두 분 아니 많은 분들이
과연 우리가 서울에서 행복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한탄하며 포기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 선한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입니다.
우리가 이 싸움을 포기하면
우리 후배들과 자녀들은 더욱 비참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저는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과 서울을 사랑합니다.
그냥 사랑이 아니라 절박한 사랑입니다.
늦은 밤 곤히 자는 두 딸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느끼는 마음도 바로 이런 절박한 사랑!

저뿐만 아니라 우리모두가 갖고 있는 이 사랑이
과거에 발목 잡혀 있는 미래를 구출하고,
우리의 싸움을 승리하게 할 것입니다.
# 존경하고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저는 내일부터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공약을 하나씩 제시할 겁니다.

서울이 시대의 전환을 어떻게 선도할 수 있을지,
또 그 과정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이 낙오되지 않고,
함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모두들 대전환을 얘기하지만,
원조맛집의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울시장의 남은 임기 14개월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입니다.
14개월 하루하루를 서울시민의 구김 없고,
걱정 없는 보통의 일상을 되찾는 데 쓰겠습니다.

서울시민 '누구나'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개척하는
행정노동자가 되겠습니다.

시민 한분 한분의 발을 씻겨드린다는 생각으로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그렇게 기득권 일부의 서울을 "당신" 모두를 위한 서울로 만들겠습니다.

유쾌한 반란.

당신을 위한 서울.

이제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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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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