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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거상 임상옥·변승업과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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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킨 조선 거상 임상옥의 '홍삼'
조선후기 최고 부자 변승업의 울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생각하며 살자"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조선후기 문신 이유원이 지은 '임하필기'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다름 아닌 '홍삼(紅蔘)의 시작'이다. 임하필기 제28권 춘명일사(春明逸史)에는 요즘에도 면역력 증강에 효능이 있다는 홍삼이 어떻게 발명됐는 지를 적었다.

'자단삼(紫團蔘)은 태항산(太行山)과 난약산(蘭若山)에서 산출되는데 천하의 보배로 여긴다. 순조 초에 의주부 상인 임상옥(林尙沃)이 백삼(白蔘) 한 움큼을 얻어 앉은 자리에 두었는데, 마침 따뜻한 물에 젖었다가 온돌에서 말라 색이 변하여 붉게 되었다. 연경(燕京)에 가지고 들어가서 시험 삼아 그 나라 사람에게 물으니, 그 사람들이 크게 놀라며 '촉삼(蜀蔘)이 조선에서 생산되었다'고 하고는 후한 값을 쳐주었다. 다음 해에 쪄서 홍삼을 만들어 조금씩 가지고 들어갔고, 또 그다음 해에 역시 그렇게 하여 드디어 큰 상인이 되어 두 나라에 이름이 났다. 지금은 저들이 수삼(水蔘)을 사서 홍삼으로 변조하였고, 백삼과 함께 심어서 천하에 두루 퍼졌다. 내가 연인(燕人)에게 들으니 그 말에, "가짜 홍삼을 모르는 것이 아니나, 백삼에 비하면 독이 없으니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다"하였다'

풀이하면 이렇다. 자단삼은 중국 서쪽 산골짜기 촉(蜀)땅에서 나는 자연삼이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세운 그 촉나라다. 태향산과 난악산에서 얻을 수 있는데, 붉은 빛이 감돌고 효능이 탁월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인삼, 즉 당삼(唐參) 중에서도 최고로 쳤다.

그런데 조선 순조임금 당시 임상옥이라는 의주에 기반한 상인이 백삼, 물에 젖은 일반 흰색 인삼을 앉은 자리 옆에 놔뒀는데, 뜨거운 온돌 구들장에서 말라 중국 자단삼처럼 붉게 변했다.

임상옥이 붉게 변한 인삼을 중국 베이징에 가지고 가서 중국인에게 물어 봤는데, 사람들이 '자단삼'이 조선땅에서 난다며 비싼 값을 치렀다. 임상옥은 이듬해에 백삼을 쪄서 홍삼을 만들어 중국에 가지고 들어가 팔았다. 나중에 중국인들이 물에 젖은 백삼, 즉 수삼을 쪄서 홍삼으로 변형해 판매한 것을 알았으나, 인삼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홍삼은 무난하게 작용하는 등 효과가 있어 인기를 끌었다는 내용이다.

주목할 부분은 의주 상인 임상옥이 예상치 못하게 붉게 변형된 인삼을 그냥 버리지 않고 오히려 매출 증대를 위한 방법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붉게 변한 인삼을 '상했다'거나 '못먹게 됐다'고 지레짐작으로 판단하고 폐기처분했을 것이다.

임상옥은 조선후기 거상(巨商)이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가 임상옥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언론인과 교육가, 역사학자로 이름을 떨친 문일평에 의해 본격 소개됐다.

소설 '상도'는 50부작 드라마(MBC·2001년10월15일~2002년 4월2일)로 제작 방영돼 인기를 모았다. 인삼값을 후려치려는 중국상인들의 계략에 맞서 한국에서 가져온 값비싼 인삼을 모두 불태워버리려 하면서 제 값을 받는 대목 등이 인상적으로 남기도 했다.

홍삼으로 변해버린 백삼을 보고 임상옥은 '생각과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 끝에 해결책을 찾고 사업을 더욱 번창시키는 계기로 전환했다.

당시 인삼의 최대 소비처인 중국에 '자단삼'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변질된 인삼을 '팔아치운'데 그치지 않고 물에 불린 뒤 찌는 대량생산의 길까지 찾아냈다. '생각'을 통해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역관들의 외국어 학습 및 역과시험용으로 사역원에서 간행한 중국어 교습책. 중국어음을 한글로 달고, 각 문장 혹은 구절 아래 국역을 부기한 언해본이다. <자료 = 서울역사박물관> 2020.10.29 fair77@newspim.com

◆조선후기 최고부자 변승업의 깨달음

조선후기 상업이 발달하면서 갑부들이 생겨났다. 임상옥도 거상으로 많은 부를 쌓기는 했지만, '조선 제일 부자'로는 변승업(卞承業)이 꼽혔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의 '조선거상이야기'에 따르면 변승업이 한번 돈줄을 풀면 장안의 물가가 치솟았고, 돈줄을 조이면 이미 끊어놓은 어음을 돈으로 바꿀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처신에 따라 나라의 경제가 좌우됐다.

변승업은 사역원 소속 역관이었다. 일본어 통역 역관을 맡으며 일본과 무역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막대한 부를 모았다. 조선시대 사역원은 서울 종로구 적선동과 도렴동에 걸쳐 있었다. 규모는 동서가 23칸, 남북이 24칸(총 552칸)으로 대청·상사당상청·한학전함청 등 30여개 청으로 이뤄진 거대 기관이었다.

조선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저술한 열하일기(熱河日記)는 중국 기행문이다. 1780년(정조 4년)에 박지원은 청나라 건륭제 7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외교사절단에 참가했다. 건륭제의 특명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다시 만리장성 너머 열하(熱河)까지 갔다가 다시 북경으로 돌아와 한달여 머물렀다. 이 때 박지원이 청나라 실상을 목격하고 생생하게 기록한 여행기가 열하일기다.

열하일기 가운데 옥갑야화(玉匣夜話)라는 부분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옥갑야화는 열하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오던 중 옥갑이란 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박지원이 일행인 여러 비장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 상인을 속여 치부한 조선의 역관이 결국은 패가망신한 일화, 역관 홍순언이 창기로 팔린 여인을 구해준 행동으로 중국인의 신망을 모은 일화, 조선의 최고 부자로 유명했던 역관 변승업에 관한 일화, 소설형식의 '허생전' 등이 실려 있다.

옥갑야화에서 변승업에 관한 일화다.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변승업이 중한 병에 걸리자 곧 변돈 놀이의 총계를 알고자 하여 모든 과계 장부를 모아 놓고 통계를 내어본 즉, 은이 모두 50여 만 냥이나 적립되었다. 그의 아들이 청하기를, '이를 흩는다면 거두기도 귀찮을 뿐더러 시일을 오래 끌면 소모되고 말 테니 그만 여수(與受)를 끊는 것이 옳겠습니다' 했을 때 승업은 크게 분개했다. '이는 곧 서울 안 만호(萬戶)의 명맥(命脈)이니 어째서 하루아침에 끊어버릴 수 있겠느냐' 하고는, 곧 빨리 돌려 보내게 하였다. 승업이 이미 나이 늙으매 자손들에게 경계하기를, '내 일찍이 공경(公卿)들을 섬겨본 적이 많은데 그들 중에 나라의 권세를 잡고서 자기의 사사 이익을 꾀하는 이 치고 그 권세가 3대를 뻗는 이가 없더란 말이야. 그리고 온 나라 사람 중에서 재물을 늘리는 이들이 으레 우리 집 거래를 표준 삼아서 오르내리는 것도 역시 국론(國論)인 만큼, 이를 흩어 버리지 않는다면 장차 재앙이 미칠거야'고 하였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조선시대 사역원이 자리잡은 장소를 수선전도에 나타낸 모습. 현재 서울 종로구 적선동과 도렴동에 걸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0.10.29 fair77@newspim.com

변승업이 중병에 걸려 지금까지 자신이 고관대작을 비롯한 양반에게 빌려준 돈을 가늠하고 싶어 장부를 모아 놓고 계산을 했다. 통계를 내어보니 은 50만냥 정도였다. 영정조 시절 조선선비 유만주가 구입한 명동 기와집은 규모 100칸에 가격은 2000냥이다. 요즘 시세로 계산하면 대략 13억원 정도다. 은 50만냥은 요즘 시세로 대략 32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같은 거액을 아들이 이제 거둬들이려 하자 변승업은 '냅두라'고 한다. 한꺼번에 금전을 회수하면 다시 조선의 경제규모상 돈줄이 막혀 연쇄부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이와 함께

권세가 높은 양반들에게 돈을 많이 빌려준 탓에 받으려 한다면 돌려받기는커녕 권세가들의 보복으로 집안에 화가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조선 제일의 부자 변승업도 숙종 때 감옥에 갇혀 2번이나 고초를 치른 적이 있었다.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이수광, 스타리치북스)에는 변승업이 감옥에 갇힌 이유가 소개돼 있다. 인현왕후의 폐비와 복위를 거치면서 남인은 서인들에 의해 몰락의 길을 걷는다. 남인을 지원하던 시전상인들도 쑥대밭이 됐다. 역관이던 변승업은 친분이 있던 동래부사 소두산이 일본 대마도주에게 뇌물을 받았다고 탄핵당할 때 의금부에 같이 체포됐다.

서인이던 송시열의 문하이던 소두산은 한달도 안돼 석방됐지만, 변승업은 여섯달 넘게 의금부 감옥에서 고생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변승업이 서인들에게 많은 돈을 빌려줬는데, 돈을 갚기는커녕 감옥에 보낸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석방되긴 했으나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 권력자들의 눈에 벗어나는 일이었다.

변승업은 석방 2년 뒤 노론 강경파 이사명이 왜인들과 손잡고 역모를 일으키려고 했다는 고변이 일어나자 다시 체포됐다. 이번에는 막대한 뇌물을 주고 풀려났다.

책에 따르면 변승업은 죽기 전에 회계장부를 불태우라고 후손에게 지시했다. 돈을 빌려간 이들 대부분이 권력자들이었다. 변승업은 "돈을 갚기보다 너희를 죽이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떠났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마친 뒤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2020.10.28 photo@newspim.com

◆이건희의 "생각하며 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년 투병 끝에 세상을 등지자 평소 생각이 담긴 어록이 화제다. 삼성의 전환점이 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선언'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말을 비롯해 울림이 깊은 말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늘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직전에 펴낸 에세이집(동아일보사 발매, 1997년 11월20일)의 제목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이다.

임상옥은 물을 머금은 뒤 구들장에서 지져버린 신세가 된 백삼이 홍삼으로 변했을 때 폐기처분하지 않고 '생각'을 통해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시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었다.

조선후기 최고 갑부 변승업도 자식이 아버지가 숨을 거두기 전에 '돈을 거두자'는 건의에 대해 생각이 없었다면 단순하게 돈을 회수해 집안이 풍비박산났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사업가를 경험을 통해 한번 더 생각을 하면서 멸문지화를 막았던 셈이다.

이건희 회장의 공과에 대한 갑론을박은 제쳐두고 싶다. 여러 어록이 울림을 준다며 화제가 되고 있지만,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은 '생각하라'는 대목이다.

'생각없이 산다'는 게 유행인 요즘. 어떻게 하면 '생각있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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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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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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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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