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11월 3일 버지니아주 유권자들은 성별·젠더·인종과 무관한 결혼 인정 주민투표를 통과시켰다
- 트럼프 당선에 기여한 트랜스젠더 여성 스포츠 참가 반대 여론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 민주당 중간선거 압승으로 낙태권과 다양한 젠더 인정 등 진보 의제가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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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하늘> 은 워싱턴의 하늘 아래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미국의 다양한 모습을 전합니다.
[워싱턴=뉴스핌] 이상민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열린 지난 11월 3일 버지니아주 게인스빌에 있는 한 투표소에는 공화·민주당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푯말들이 길가에 잔뜩 세워져 있었다. 유권자들을 향한 마지막 호소였다.
그 가운데 한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여성 전용 안전 공간과 스포츠에서 남성을 배제하라. 주민투표 2번에 반대표를 던지세요"라고 적힌 푯말이었다.

버지니아주는 이날 선거에서 주 헌법에 있는 동성결혼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성별·젠더(gender)·인종에 관계없이 성인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할 것인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함께 실시했다.
이 안건은 투표용지에 주민투표 2번으로 올라가 있었고 유권자들은 찬성 혹은 반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투표소에서 보았던 트랜스젠더 스포츠 반대 푯말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출생 시 남성으로 지정된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는 푯말이었다.
◆ 트랜스젠더 스포츠 논란, 2년 전 트럼프 당선의 견인차
당시 미국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대학 수영, 고등학교 육상, 여자 배구 등 여성 스포츠 참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트랜스젠더 여성인 리아 토머스는 2022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소속으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여자 수영 선수권대회 자유형 500야드에서 우승했다. 그는 과거 남자부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 경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코네티컷주 고등학교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들이 육상 경기에 참가하면서 일부 여성 선수들이 경쟁 기회를 침해당했다고 반발했다. 2024년 대학 여자 배구에서는 샌호세주립대 팀의 트랜스젠더 선수 참가 논란으로 일부 상대 대학이 경기를 기권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보수 성향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참가와 여성 탈의실, 화장실 등 여성 전용 공간 출입에 강하게 반대했다.
하나님이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창조했다는 성경적 신념이 중요한 배경이었다. 이들은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과 여성 전용 공간의 안전도 강조했다.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참가 제한과 생물학적 성별 구분 등 복음주의자들이 지지하는 '보수적 가치'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낙태 문제에서는 연방 차원의 일률적인 금지보다 각 주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투표소를 향했다. 당시 전체 유권자의 23%를 차지한 이들 가운데 약 85%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트럼프의 개인적인 종교생활이나 도덕성에 비판적인 복음주의자들도 그의 정책 방향을 이유로 지지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인 2025년 2월 5일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배제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서 취임 첫날에는 "오늘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 오직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 비중 23%→17%…2년 뒤엔?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2년 전 대선보다 6%포인트 낮아졌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서일까? 아니면 다른 유권자들처럼 고물가와 전쟁,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까?
이날 버지니아주 주민투표 2번은 찬성 약 57.5% 대 반대 약 42.5%로 통과됐다. 낙태를 포함한 생식의 자유를 주 헌법에 명시적으로 보장하자는 주민투표 1번도 통과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낙태권 보호, 남성과 여성 외 다양한 젠더의 인정 등 진보적 의제가 미국 사회에서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정책에 실망해 투표 열기가 꺾인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등 보수층이 2년 뒤 대선에서는 다시 투표소를 향해 앞다퉈 나서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선거는 이렇게 반복되는 것 같다.
sm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