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재확산시 단계 올려야하나 국민 반발 더 커질 것"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정부가 광복절 이후 약 두 달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1단계로 낮췄다. 경제상황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방역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나오는 것 또한 현실이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 시 정부로선 거리두기를 재강화하는 것 외엔 마땅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12일 방역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정을 놓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 완화 기준과 맞지 않는데도 낮췄다"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고위험 및 중위험시설에 대한 제한을 다 풀어줬다"고 걱정했다.
거리두기를 완화할 것이라면 그에 따른 방역대책을 보다 철저히 해놨어야 했지만, 그런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만 열어 준 셈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전일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이날부터 1단계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코로나19 진정세가 더딘 수도권에 대해선 2단계 조치를 일부 유지키로 했다. 이로써 그간 문을 닫았던 클럽과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 10종이 영업을 재개하게 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와 관련, "전국의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 생활방역체계로 조정하되, 고위험시설에 대한 방역관리는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클럽과 단란주점 등 5종의 유흥시설은 시설면적 4㎡당 1명으로 이용인원을 제한하는 등 강화된 수칙을 추가로 적용한다"고 했다.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강화된 방역수칙을 적용한다고 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조정됐다"며 "방역당국 입장에선 또 다른 방역의 시험대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단계조정의 결정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국민의 피로도 증가 또 수용성이 낮아지는 점들을 고려하고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생계에 어려움을 고려한 조치"라며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신규 확진자는 50명~70명까지 매일 발생하고, 또 잠복돼 있는 감염, 또 집단감염 가능성이 있어 경각심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재확산될 경우, 문제는 정부로서도 이전보다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자 할 경우, 처음보다 반발이 더욱 커질 것임은 자명하다.
이 교수는 "재확산되면 다시 올릴 수밖에 없을텐데, 힘들다고 낮춘 것을 다시 올리는 게 얼마나 어렵겠나"라며 "반발이 더 커질 거고, 그만큼 다시 올리는 건 쉽지 않다"고 했다.
유럽 사례에서 보듯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다 싶어 풀어줬다가 다시 늘어나니 조여야겠는데 그게 처음처럼 안 돼 지금은 확산세가 사태 초반보다 더욱 커졌다는 전언도 덧붙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로선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저 다시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방역 주체로서의 개개인에 대한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다.
박 1차장은 "기존의 2단계에서 1단계로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들의 방역 준수 그리고 자각이 많이 높아진 것을 믿기 때문"이라며 "물론 이 조치가 어느 정도 시행되다가 또 다시 우리 예측과 달리 감염이 크게 확산된다면 되돌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역당국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국민 여러분께서도 생활 곳곳에서 각 생활 영역마다 마스크 쓰기라든지 거리두기, 또 손 씻기 같은 위생수칙들을 잘 지켜주셔서 외국의 사례와는 다르게 우리는 좀 더 안정된 상황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박 1차장은 그러면서 "이번 거리두기 하향 조정의 기본정신은 정밀방역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너무 포괄적이고 일괄적인 그런 방역체계보다는 각 상황에 맞게 국민들의 부담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방역효과는 최대화할 수 있는 그런 정밀방역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