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여태껏 설계해둔 지원과 복구 개념 바꿔야"
[음성=뉴스핌] 김현우 기자 = "학창 시절 제가 살던 곳에서도 물난리가 나 집을 버리고 동네 학교에서 5개월여 산 적이 있었다. 방학 때는 괜찮았는데 개학한 뒤에는 무척 괴로웠다. 전쟁이 따로 없었다. (오늘 보니) 남일 같지가 않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숨을 쉬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수도권 의원들은 토사가 덮친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 마을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9개 읍·면에는 평균 455㎜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장마가 여전한 만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를 나눠 복구 작업에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허영·김민기 의원 등은 한 가정집 앞마당에 들이찬 흙더미를 퍼냈다. 한시간 여 '삽질' 끝에 아스팔트로 마감된 앞마당 바닥이 드러났다.

양이원영 의원과 소병훈·고민정 의원 등은 다른 가정집 살림살이를 옮겼다. 토사에 직격탄을 맞아 반파된 주택이다. 집주인은 복구할 엄두가 나지않아 새로 이사를 가겠다며 물건만 옮겨달라고 했다. 기르던 암탉 대 여섯 마리는 갈 길을 잃은 채 흙더미에서 울기만 했다.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8월7일까지 9개 읍·면 평균 455mm가 내렸다. 집중호우 탓에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웃마을 용대2리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
농작물 피해도 적지 않았다. 채 익지 못한 고추가 떨어졌다. 파밭에서는 품앗이 수확이 한창이었다. 비가 더 내려 썩기 전에 몇 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다. 김민기 의원은 고추밭과 파밭을 둘러보며 "다 익지 않았는데 호우에 벌써 몇 개가 떨어졌다"라며 "농작물 피해도 상당할 것"이라고 혀를 찼다.
농해수위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이낙연 의원은 복구 작업 중 기자들과 만나 "과일이 익으면 꼭지가 가늘어지는데 그때쯤 태풍이 오더라"라며 "낙과된 배나 사과는 그나마 쨈으로 만들거나 하는 활용법이 있는데 복숭아다 다른 작물은 어렵다. 음성에는 특히 복숭아가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불이 나거나 물난리가 발생하면 모든 것을 앗아간다"라며 "청년 시절, 아이를 키울 때, 신혼 시절 등 추억이 담긴 것들이 사라졌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곧 침수 가옥만 아니라 침수 자동차, 농작물 피해 등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재정 소요 계산이 나올 것"이라며 "본예산을 활용할 것인지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지원금을 마련할 것인지, (피해 복구) 진행 과정을 보아가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런 피해가 전국적으로 너무 많다"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설계해둔 지원과 복구 개념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차원이 다른 기후 재난에 대비한 전략, 대응 전략, 복구 전략 등을 만들어야 한다"며 "소하천 등 큰 것 만 볼게 아니고 작은 것도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with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