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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 동상이몽]③ 자고나면 늘어나는 규제…제조업 "못 살겠다"

기사입력 : 2020년07월28일 06:23

최종수정 : 2020년07월28일 08:04

화관법·대기관리권역법 등 환경규제 강화...제조기업 76% "부담 커"
정부, 대책 마련 나섰지만 업계 '시큰둥'...전문가, 환경·기업 균형 강조

[편집자주]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생산기지 국내 유턴) 동상이몽'. 정부와 기업의 생각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GVC)이 재편되면서 세계 주요 국가의 리쇼어링 정책은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의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해외 생산기지 의존도를 낮추면서 침체된 경기 활성화와 세수 증대라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 방향. 하지만 기업들의 생각은 냉랭하기만 하다. 정책의 성패가 결국 기업의 결단과 행동에 달려 있는 문제라면, 기업이 왜 국내 유턴에 냉소적인 반응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선결과제다.

① 주요국, 파격 인센티브 '기업 유혹'…한국은 '썰렁'
② 강성노조에 기업들 '손사래'…노동시장 경직 '고질병'
③ 자고나면 늘어나는 규제…제조업 "못 살겠다"
④ "복귀 생각 없다"…세금·노동환경·입지 '모두 부정적'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기업들이 뭣하러 규제가 심한 나라에서 돈을 낭비하겠나". 국내 한 제조업체 관계자 A씨의 푸념이다.

이 업체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 환경 관련 규제로 인한 설비 투자 등을 위해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처럼 과도한 비용이 일시적으로 들어가면서 생존 자체를 걱정하고 있다고 A씨는 토로했다.

그는 "결국 기업은 비용이 덜 드는 곳을 찾게 돼 있다"며 "리쇼어링은 둘째 치고 국내에 있는 기업들이 점점 못 버티고 규제가 없는 곳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중소기업중앙회는1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회 회의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오른쪽)과 '환경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2020.01.08 justice@newspim.com

제조업계는 리쇼어링 장벽의 하나로 늘어나는 환경규제를 지적한다. 환경규제의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기업의 자정노력이나 규제에 발맞춘 친환경 경영이 일반화된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일방통행적 규제는 국내 유턴의 중요한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기반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 늘어나는 환경규제...제조기업 부담 가중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 2012년 구미·2013년 화성 불산 누출 사고 등 화학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기업들에 대한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5개사를 대상으로 '환경규제 기업부담 실태와 정책 지원과제'를 조사한 결과, 기업 76.0%가 현재 환경규제 부담수준이 '높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가장 부담되는 환경 규제법으로 화관법(18.4%)을 꼽았다. 이어 ▲대기관리권역법 16.1% ▲대기환경보전법 15.1%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화통법) 13.1% ▲폐기물관리법 11.8% 순이었다.

화관법은 화학물질의 체계적인 관리를 목적으로 유해화학물질의 취급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후 급격한 제도 도입에 따른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5년의 안전 검사 유예기간을 거친 뒤 올해부터 전면 적용됐다.

대기관리권역법의 경우 올해 4월부터 시행됐다. 사업장별 오염물질 총량규제 대상 지역을 기존의 수도권에서 중부권·남부권·동남권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기환경보전법은 올해 대기오염물질 농도기준을 지난해 대비 평균 30%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모든 신규 화학물질과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판매하는 기존 화학물질을 매년 당국에 보고하고 등록 절차를 거치도록 한 화통법 역시 지난해 대상 화학물질이 1500여개에서 1만6000종으로 확대됐다.

폐기물관리법의 경우 폐기물처리업체가 부족해지면서 처분단가가 2배 이상 상승,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대한상의>

◆ 화관법 부담...업계 "근본적인 제도 완화가 답"

이중에서도 기업들은 올해부터 확대 적용된 화관법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화관법의 영향이 큰 표면처리 등 뿌리산업계의 체감 정도는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초 화관법 적용 대상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외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데 평균 980만원, 화관법 취급시설 기준 이행을 위한 신규설비 투자비용은 평균 32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업계의 어려움에 환경부도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무료 컨설팅, 융자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인허가 패스트트랙 실시 같은 대응책도 시행했다.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을 현행 일본 수출규제 품목 159개에서 338개 품목으로 확대 적용하고, 매년 받아야 하는 정기검사도 올해 9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화평법과 관련해서도 내년까지 연 1톤 미만으로 제조·수입되는 신규화학물질의 등록 시 시험자료 제출 생략 품목을 확대했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체감도가 낮다는 입장이다. 일시적인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시설 검사 점검 유예기간인 9월 이후 단속이 시작되면 아직 제도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환경부에서 지원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제도 완화가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출처=대한상의>

◆ 전문가들 "환경-기업 균형 맞춰야"

전문가들은 환경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규제에 놓인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환경규제는 과거와 최근 방식이 혼재돼 일관성이 떨어져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도 어렵지만 중견·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을 만큼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환경이 중요하니 무조건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보다는 환경과 기업 양 쪽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많은 기업들이 환경투자를 확대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환경규제로 기업의 규제준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강화된 환경규제를 원활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기업의 지원 확대 요구를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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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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