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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역사의 변곡점' 지켜본 잿골 '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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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정난 때 흘린 피를 덮기 위해 재를 뿌려 이름지어져
풍파 지켜본 600살 넘는 백송만이 오롯이 역사 기억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1453년 음력 10월10일(단종1년).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친히 순졸 수백명을 거느려 남문 밖 가회방(嘉會坊) 동구(洞口·동네 입구) 돌다리 가에 주둔했다.

서쪽으로는 영응대군 집서쪽 동구에 이르고 동쪽으로 서운관 고개에 이르기까지 좌우익을 나눠 사람의 출입을 절제했다. 또 돌다리로부터 남문까지 마병·보병으로 문을 네 겹으로 만들고, 역사(力士) 함귀·박막동·수산·막동 등으로 제3문을 지키게 했다.

수양대군이 영을 내렸다. "이 안이 심히 좁으니, 여러 재상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겸종(따르는 종)을 제거하고 혼자 들어오도록 하라."

조극관·황보인·이양이 제3문에 들어오니, 함귀 등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사람을 보내어 윤처공·이명민·조번·원구 등을 죽였다. 삼군진무 최사기를 보내 김연을 그 집에서 살해했다. 삼군진무 서조를 보내 민신을 비석소에서 베고, 최사기와 의금부도사 신선경을 보내 군사 100명을 거느리고 용(안평대군)을 성녕대군 집에서 잡아 압송해 강화도에 뒀다.(단종실록 8권 계사 1번째 기사)

궁궐 인근에 길을 막았다. 개미 한 마리 빠져 나가지 못하게 4중막을 쳤다. 대신들은 '죽음의 인의 장막'을 거쳐야 했다. 2번째 문까지 얼굴을 확인했다. 맞으면 3번째 '헬게이트'에서 장사들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피의 군주가 벌인 한밤의 살육

계유정난(癸酉靖難). 계유년(1453년·단종 1년)에 수양대군이 왕위찬탈을 위해 일으킨 쿠데타다. 정난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가 처한 병란이나 위태로운 재난을 평정한다'는 뜻이다. 곧바로 왕위에 오르면 반정(反正)이다. 하지만 수양대군은 김종서·황보인 등 신하들이 어린 왕을 대신해 정치를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켰다. 2년 뒤 마지못한 척 왕위를 물려 받았다. 그래서 반정이 아닌 정난인 것이다.

당시 단종의 나이는 만12세.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밤에 신하들이 철퇴를 맞고 내뱉는 비명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야 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현재 서울 재동의 모습. 재동의 간판인 헌법재판소를 왼쪽에 두고 차로가 곧게 뻗어 있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수양대군이 진을 친 가회방 동구 돌다리 근처는 '재동' 부근이다. 이 일대에서 수양대군은 한밤의 살육을 벌였다. 신하들은 수양대군이 부른다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정승들을 왕이 부른 것처럼 수양대군이 내시에게 협박해 단종의 허락을 받아오라는 장면이 나온다.

'(수양대군이) 환관 전균을 불러 말하기를 황보인·김종서 등이 안평대군의 중한 뇌물을 받고 전하께서 어린 것을 경멸히 여기어 널리 당원을 심어 놓고, 번진과 교통하여 종사를 위태롭게 하기를 꾀하여 화가 조석에 있어 형세가 궁하고 일이 급박한데 또 적당(賊黨)이 곁에 있으므로, 지금 부득이하여 예전 사람의 선발후문(先發後聞·선조치 후보고) 일을 본받아 이미 김종서 부자를 잡아 죽였으나, 황보인 등이 아직도 있으므로 지금 처단하기를 청하는 것이다. 너는 속히 들어가 아뢰어라.'

겁에 질린 만 12살 어린 왕이 허락했다. 왕이 불러 이동한 황보인 등 정승들은 겹겹이 쳐진 인의 장막을 보고 삶이 기로에 섰음을 예감했을 것이다. 승기를 잡은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 단종을 갖고 논다. 왕에게 '역적처단'을 명분으로 살육전에 참가한 군사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려줄 것도 청했다.

'노산군(단종)이 환관 엄자치에게 명하여 내온(內醞·궁중술) ·내수(內羞·궁중음식)로 세조 이하 여러 재상을 먹였다.' 

◆피비린내 지우려 뿌린 재

길바닥은 피로 흥건했다. 한밤에 불려 나온 정승과 시종들까지 땅에 피를 뿌렸다. 굳어가는 피비린내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역겹다. '재동'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시작된다.

조선시대 재동과 윗골 가회동은 정승을 비롯한 세도를 누리는 양반들이 살던 동네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왕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 등으로 왕족과 고관대작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종로문화원에 따르면 재동은 잿골을 한자로 옮긴 데서 유래된다. 잿골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세조(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서 비롯된다. 참살 당시 흘린 피가 내를 이루고 피비린내가 진동해 사람들이 집안에 있는 초목회(草木灰) 즉, 재를 모두 가지고 나와 피를 덮었다. 동네는 온통 회(灰·재)로 덮였다. 이후 이곳을 잿골, 회동으로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의 '재'를 한자에 맞춰 재동(齋洞)으로 바꿨다.

수선전도(갑자완산중간본·1864년 전주본)에서는 회동(灰洞)으로 나타나 있다. 당시 사람들은 회동이라고 쓰고, 잿골이나 재동으로 불렀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서울 재동의 모습. 지도에는 재를 뜻하는 한자인 회(灰)를 사용해 회동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동 또는 잿골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잿골이 한자식 이름과 한글식 발음이 일치하는 재동(齋洞)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정조 12년 10월의 일이다.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26권 10월16일 기사에는 동명의 이름을 다시 정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요즘으로 치면 행정구역 개편이다.

'동부의 인창방·숭신방 두 계는 방의 이름을 그대로 계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창선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창선방 1계·2계로 정해 시행하겠습니다. 어의동계가 전에는 건덕방에 속했었는데, 경모궁방으로 방의 이름을 품정한 뒤로 아직까지 소속된 곳이 없으니 종전대로 건덕방에 소속시키는 것으로 정해서 시행하겠습니다. 북부의 광화방·양덕방·가회방·관광방·진장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본동(本洞)의 속명대로 광화방 원동계, 양덕방 계생동계, 가회방 재동계, 관광방 부계, 진장방 삼청동계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고 하니 (왕이) 가하다고 하였다. 각부에 계만 있고 방이 없거나 방만 있고 계가 없는 곳이 있었으므로 비로소 그 이름을 정한 것이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피바람을 일으키면서까지 왕이 되고자 했던 수양대군은 뜻을 이룬다. 조선 7대 임금 세조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는 기억에 남을 대사가 나온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수양대군(이정재 역)이 관상가 내경(송강호)에게 묻는 말이다. 영화에서 내경은 수양대군을 일컬어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으로 묘사한다. 조카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수십명을 죽이며 피비린내를 지우기 위해 재를 뿌렸다고 동네 이름까지 새롭게 만든 세조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참혹한 이리의 상'과 충분히 부합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문화재청이 2018년 공개한 세조어진초본. 2020.07.02 fair77@newspim.com

2018년 반전이 일어났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개최한 '세조테마전시'에서 '세조어진초본'이 최초 공개되면서 현대인들의 허를 찔렀다.

전시에 공개된 세조어진초본은 2016년 문화재청이 구입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이왕직(李王職·망국의 조선황실)의 의뢰로 화가 김은호가 1735년의 세조 어진 모사본을 다시 옮겨 그린 초본이다.

역대 왕들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은 궁궐 내 선원전 등에 모셔뒀다 종묘에서 제사가 열릴 때 이동시켜 건다. 조선 국왕들의 어진은 6.25전쟁 당시 피난길에 올라 부산국악원 창고로 옮겨 보관됐다. 그러나 1954년 12월 부산 용두산 화재로 소실됐다. 1만원권에 나오는 세종대왕 모습도 가상의 인물도다. 김기창 화백이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가상 어진이다.

그나마 남은 어진은 태조와 영조, 철종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문화재청은 당시 공개한 세조어진초본에 대해 "세조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일한 자료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임금의 용안을 묘사한 어진은 함부로 그리지 못한다. 궁중 최고의 화가들이 수염 한올까지 정성을 다해 그린다. 잘못 그렸다가는 목숨을 이어가지 못하는 게 기본이다.

공개된 세조의 얼굴은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과는 거리가 있다. 얼굴은 각진 곳 없이 둥글다. 눈과 코, 입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마음씨 넉넉한 착한 품성이 엿보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독하고 강한 느낌의 세조와는 전혀 딴판이다.

주변 지인 10명에게 그림을 주면서 관상 아닌 인상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해 봤다. 전문 관상가가 보는 시야보다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첫인상을 듣고 싶었다. 10명 가운데 8명은 '선하다. 착할 것 같다'는 인상평을 내놨다. 사진 속 인물이 '세조'라고 말하자 '이런 사람이 그렇게 독한 짓을 했을까'라는 반응이 돌아 왔다.

2명만이 다른 의견을 냈다. 한 명은 "전체적으로는 선하지만 그림일지라도 눈빛이 매섭고 무섭다"는 평을 했다. 다른 한 명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고집이 세보이고 속에 품은 것이 많을 것 같다"며 "보스 기질이 넘쳐날 듯 보여 잘되면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의 최고 수장, 하다못해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는 할 인상"이라고 평가했다.

◆백송은 재동을 지켜본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맞이한 재동은 한산했다.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북촌으로 가는 초입길이라 그런지 중국인과 일본인 등 해외여행객으로 북적대던 곳이다. 하지만 평일 낮 재동은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북촌 한옥길로 방향을 튼 뒤 북악산 동편 자락에서 시원하게 뻗어내린 길을 150여m쯤 걸어 올라갔다. 현시대에서 재동의 대명사로 꼽히는 헌법재판소가 보인다.

재동은 조선왕조의 흐름을 바꿔버린 세조의 계유정난 이후 564년만에 다시 한국사의 변곡점을 맞이 했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울린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라는 이 11글자로 한국사에는 또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헌법재판소 뒤뜰에 서 있는 600년 이상 수령으로 추정되는 백송 2020.07.02 fair77@newspim.com

헌법재판소 정문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건물을 끼고 돌았다. 흰 옷을 입은 백송(하얀 소나무)이 쇠기둥에 몸을 받치고 두 갈래로 뻗어 있다. 나이는 6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8호다. 높이 17m·밑부분 둘레 3.82m, 줄기는 밑부분애서 75cm 정도의 높이에서 2개로 갈라져 자란다. 중국 베이징 부근이 원산지로 조선초기 사신들이 왕래하면서 가져다 심은 것으로 얄려져 있다.

600년 나이의 백송은 비록 몸은 쇠기둥에 의존했지만 당당한 위풍은 잃지 않았다. 560여년 전 밤에 벌어진 일을 생생히 지켜본 노백송(老白松)은 조선의 흥망성쇠와 대한민국의 탄생과 발전 등 풍파를 묵묵히 지켜봤을 것이다.

앞으로 재동에서는 또 어떤 역사가 파란만장하게 이어져 나갈까. 말없이 서 있는 늙은 백송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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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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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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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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