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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역사의 변곡점' 지켜본 잿골 '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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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정난 때 흘린 피를 덮기 위해 재를 뿌려 이름지어져
풍파 지켜본 600살 넘는 백송만이 오롯이 역사 기억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1453년 음력 10월10일(단종1년).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친히 순졸 수백명을 거느려 남문 밖 가회방(嘉會坊) 동구(洞口·동네 입구) 돌다리 가에 주둔했다.

서쪽으로는 영응대군 집서쪽 동구에 이르고 동쪽으로 서운관 고개에 이르기까지 좌우익을 나눠 사람의 출입을 절제했다. 또 돌다리로부터 남문까지 마병·보병으로 문을 네 겹으로 만들고, 역사(力士) 함귀·박막동·수산·막동 등으로 제3문을 지키게 했다.

수양대군이 영을 내렸다. "이 안이 심히 좁으니, 여러 재상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겸종(따르는 종)을 제거하고 혼자 들어오도록 하라."

조극관·황보인·이양이 제3문에 들어오니, 함귀 등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사람을 보내어 윤처공·이명민·조번·원구 등을 죽였다. 삼군진무 최사기를 보내 김연을 그 집에서 살해했다. 삼군진무 서조를 보내 민신을 비석소에서 베고, 최사기와 의금부도사 신선경을 보내 군사 100명을 거느리고 용(안평대군)을 성녕대군 집에서 잡아 압송해 강화도에 뒀다.(단종실록 8권 계사 1번째 기사)

궁궐 인근에 길을 막았다. 개미 한 마리 빠져 나가지 못하게 4중막을 쳤다. 대신들은 '죽음의 인의 장막'을 거쳐야 했다. 2번째 문까지 얼굴을 확인했다. 맞으면 3번째 '헬게이트'에서 장사들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피의 군주가 벌인 한밤의 살육

계유정난(癸酉靖難). 계유년(1453년·단종 1년)에 수양대군이 왕위찬탈을 위해 일으킨 쿠데타다. 정난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가 처한 병란이나 위태로운 재난을 평정한다'는 뜻이다. 곧바로 왕위에 오르면 반정(反正)이다. 하지만 수양대군은 김종서·황보인 등 신하들이 어린 왕을 대신해 정치를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켰다. 2년 뒤 마지못한 척 왕위를 물려 받았다. 그래서 반정이 아닌 정난인 것이다.

당시 단종의 나이는 만12세.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밤에 신하들이 철퇴를 맞고 내뱉는 비명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야 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현재 서울 재동의 모습. 재동의 간판인 헌법재판소를 왼쪽에 두고 차로가 곧게 뻗어 있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수양대군이 진을 친 가회방 동구 돌다리 근처는 '재동' 부근이다. 이 일대에서 수양대군은 한밤의 살육을 벌였다. 신하들은 수양대군이 부른다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정승들을 왕이 부른 것처럼 수양대군이 내시에게 협박해 단종의 허락을 받아오라는 장면이 나온다.

'(수양대군이) 환관 전균을 불러 말하기를 황보인·김종서 등이 안평대군의 중한 뇌물을 받고 전하께서 어린 것을 경멸히 여기어 널리 당원을 심어 놓고, 번진과 교통하여 종사를 위태롭게 하기를 꾀하여 화가 조석에 있어 형세가 궁하고 일이 급박한데 또 적당(賊黨)이 곁에 있으므로, 지금 부득이하여 예전 사람의 선발후문(先發後聞·선조치 후보고) 일을 본받아 이미 김종서 부자를 잡아 죽였으나, 황보인 등이 아직도 있으므로 지금 처단하기를 청하는 것이다. 너는 속히 들어가 아뢰어라.'

겁에 질린 만 12살 어린 왕이 허락했다. 왕이 불러 이동한 황보인 등 정승들은 겹겹이 쳐진 인의 장막을 보고 삶이 기로에 섰음을 예감했을 것이다. 승기를 잡은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 단종을 갖고 논다. 왕에게 '역적처단'을 명분으로 살육전에 참가한 군사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려줄 것도 청했다.

'노산군(단종)이 환관 엄자치에게 명하여 내온(內醞·궁중술) ·내수(內羞·궁중음식)로 세조 이하 여러 재상을 먹였다.' 

◆피비린내 지우려 뿌린 재

길바닥은 피로 흥건했다. 한밤에 불려 나온 정승과 시종들까지 땅에 피를 뿌렸다. 굳어가는 피비린내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역겹다. '재동'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시작된다.

조선시대 재동과 윗골 가회동은 정승을 비롯한 세도를 누리는 양반들이 살던 동네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왕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 등으로 왕족과 고관대작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종로문화원에 따르면 재동은 잿골을 한자로 옮긴 데서 유래된다. 잿골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세조(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서 비롯된다. 참살 당시 흘린 피가 내를 이루고 피비린내가 진동해 사람들이 집안에 있는 초목회(草木灰) 즉, 재를 모두 가지고 나와 피를 덮었다. 동네는 온통 회(灰·재)로 덮였다. 이후 이곳을 잿골, 회동으로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의 '재'를 한자에 맞춰 재동(齋洞)으로 바꿨다.

수선전도(갑자완산중간본·1864년 전주본)에서는 회동(灰洞)으로 나타나 있다. 당시 사람들은 회동이라고 쓰고, 잿골이나 재동으로 불렀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서울 재동의 모습. 지도에는 재를 뜻하는 한자인 회(灰)를 사용해 회동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동 또는 잿골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잿골이 한자식 이름과 한글식 발음이 일치하는 재동(齋洞)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정조 12년 10월의 일이다.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26권 10월16일 기사에는 동명의 이름을 다시 정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요즘으로 치면 행정구역 개편이다.

'동부의 인창방·숭신방 두 계는 방의 이름을 그대로 계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창선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창선방 1계·2계로 정해 시행하겠습니다. 어의동계가 전에는 건덕방에 속했었는데, 경모궁방으로 방의 이름을 품정한 뒤로 아직까지 소속된 곳이 없으니 종전대로 건덕방에 소속시키는 것으로 정해서 시행하겠습니다. 북부의 광화방·양덕방·가회방·관광방·진장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본동(本洞)의 속명대로 광화방 원동계, 양덕방 계생동계, 가회방 재동계, 관광방 부계, 진장방 삼청동계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고 하니 (왕이) 가하다고 하였다. 각부에 계만 있고 방이 없거나 방만 있고 계가 없는 곳이 있었으므로 비로소 그 이름을 정한 것이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피바람을 일으키면서까지 왕이 되고자 했던 수양대군은 뜻을 이룬다. 조선 7대 임금 세조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는 기억에 남을 대사가 나온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수양대군(이정재 역)이 관상가 내경(송강호)에게 묻는 말이다. 영화에서 내경은 수양대군을 일컬어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으로 묘사한다. 조카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수십명을 죽이며 피비린내를 지우기 위해 재를 뿌렸다고 동네 이름까지 새롭게 만든 세조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참혹한 이리의 상'과 충분히 부합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문화재청이 2018년 공개한 세조어진초본. 2020.07.02 fair77@newspim.com

2018년 반전이 일어났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개최한 '세조테마전시'에서 '세조어진초본'이 최초 공개되면서 현대인들의 허를 찔렀다.

전시에 공개된 세조어진초본은 2016년 문화재청이 구입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이왕직(李王職·망국의 조선황실)의 의뢰로 화가 김은호가 1735년의 세조 어진 모사본을 다시 옮겨 그린 초본이다.

역대 왕들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은 궁궐 내 선원전 등에 모셔뒀다 종묘에서 제사가 열릴 때 이동시켜 건다. 조선 국왕들의 어진은 6.25전쟁 당시 피난길에 올라 부산국악원 창고로 옮겨 보관됐다. 그러나 1954년 12월 부산 용두산 화재로 소실됐다. 1만원권에 나오는 세종대왕 모습도 가상의 인물도다. 김기창 화백이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가상 어진이다.

그나마 남은 어진은 태조와 영조, 철종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문화재청은 당시 공개한 세조어진초본에 대해 "세조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일한 자료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임금의 용안을 묘사한 어진은 함부로 그리지 못한다. 궁중 최고의 화가들이 수염 한올까지 정성을 다해 그린다. 잘못 그렸다가는 목숨을 이어가지 못하는 게 기본이다.

공개된 세조의 얼굴은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과는 거리가 있다. 얼굴은 각진 곳 없이 둥글다. 눈과 코, 입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마음씨 넉넉한 착한 품성이 엿보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독하고 강한 느낌의 세조와는 전혀 딴판이다.

주변 지인 10명에게 그림을 주면서 관상 아닌 인상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해 봤다. 전문 관상가가 보는 시야보다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첫인상을 듣고 싶었다. 10명 가운데 8명은 '선하다. 착할 것 같다'는 인상평을 내놨다. 사진 속 인물이 '세조'라고 말하자 '이런 사람이 그렇게 독한 짓을 했을까'라는 반응이 돌아 왔다.

2명만이 다른 의견을 냈다. 한 명은 "전체적으로는 선하지만 그림일지라도 눈빛이 매섭고 무섭다"는 평을 했다. 다른 한 명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고집이 세보이고 속에 품은 것이 많을 것 같다"며 "보스 기질이 넘쳐날 듯 보여 잘되면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의 최고 수장, 하다못해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는 할 인상"이라고 평가했다.

◆백송은 재동을 지켜본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맞이한 재동은 한산했다.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북촌으로 가는 초입길이라 그런지 중국인과 일본인 등 해외여행객으로 북적대던 곳이다. 하지만 평일 낮 재동은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북촌 한옥길로 방향을 튼 뒤 북악산 동편 자락에서 시원하게 뻗어내린 길을 150여m쯤 걸어 올라갔다. 현시대에서 재동의 대명사로 꼽히는 헌법재판소가 보인다.

재동은 조선왕조의 흐름을 바꿔버린 세조의 계유정난 이후 564년만에 다시 한국사의 변곡점을 맞이 했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울린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라는 이 11글자로 한국사에는 또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헌법재판소 뒤뜰에 서 있는 600년 이상 수령으로 추정되는 백송 2020.07.02 fair77@newspim.com

헌법재판소 정문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건물을 끼고 돌았다. 흰 옷을 입은 백송(하얀 소나무)이 쇠기둥에 몸을 받치고 두 갈래로 뻗어 있다. 나이는 6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8호다. 높이 17m·밑부분 둘레 3.82m, 줄기는 밑부분애서 75cm 정도의 높이에서 2개로 갈라져 자란다. 중국 베이징 부근이 원산지로 조선초기 사신들이 왕래하면서 가져다 심은 것으로 얄려져 있다.

600년 나이의 백송은 비록 몸은 쇠기둥에 의존했지만 당당한 위풍은 잃지 않았다. 560여년 전 밤에 벌어진 일을 생생히 지켜본 노백송(老白松)은 조선의 흥망성쇠와 대한민국의 탄생과 발전 등 풍파를 묵묵히 지켜봤을 것이다.

앞으로 재동에서는 또 어떤 역사가 파란만장하게 이어져 나갈까. 말없이 서 있는 늙은 백송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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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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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유착' 한학자 1심 징역 2년 선고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정부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교유착 사건의 정점으로 알려진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총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31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천무원 부원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이자 전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 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정교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8.31 photo@newspim.com 이날 재판부는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에 대해 각각 징역 1년씩,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은 징역 8개월, 업무상 횡령은 징역 8개월을 선고하면서도 각 형에 대해 집행유예 2년을 결정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징역 6개월, 이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내렸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자금력을 앞세워 제20대 대선을 교세 확장 기회로 보고, 해당 후보(윤석열 전 대통령)가 당선돼 새 정권 출범 후 통일교 정책에 국가 지원을 받아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하기 위해 저질러진 범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공직자 공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을 신뢰하기 위해 제정된 청탁금지법 입법취지 훼손했다"라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 재판부 "한학자, 통일교 정점…실형 선고 불가피" 한 총재는 2022년 1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통일교 지원을 청탁할 목적으로 '윤핵관'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통일교 내부 자금을 활용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3~4월 통일교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했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그해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7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이를 통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했다는 횡령 혐의도 있다. 같은 해 10월 수사기관이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의 카지노 원정도박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윤 전 본부장에게 회계자료를 없애도록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통일교의 정점인 사람"이라며 "제20대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기 위해 권성동 의원과 접촉해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하고, 그 이후 특별집회 형태로 지지를 표명했다. 이후 김건희에게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제공했다"고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한 총재의 통일교 내 지위, 윤 전 본부장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볼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윤 전 본부장이 (범행을) 계획하고 한 총재의 승인을 받아 실행한 것으로 보이고, 한 총재의 개인적 이익보다 통일교 교세나 정치적 영향력 확장 목적으로 보인다"는 점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또 재판부는 '쪼개기 후원' 업무상 횡령에 대해서는 무죄를, 증거인멸 교사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한 총재는 구속기소 된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지만 현재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일시 석방됐다. 지난달 30일 법원은 한 총재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오는 9월 2일 오후 6시로 연장했다. 이날 한 총재는 선고를 마친 후 '입장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항소하실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한편 권 전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16일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대법원에 확정받았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권 전 의원의 변호사 등록을 취소했다. 100wins@newspim.com 2026-08-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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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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