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1일 이금기 회장 사임..."아들에게 힘 실어준다"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최고령 CEO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87)이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지 37년 만에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 회장이 물러나면서 일동후디스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준수 대표이사(53)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달 11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표이사에 오른 지 3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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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사진=일동후디스] |
이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 연임건이 통과되며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지만 두 달 여만에 돌연 사퇴했다.
이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건강 이상설도 나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퇴임이후 현재까지도 서울 광진구 본사로 정상 출근하며 건강에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퇴임 직전까지 발효유 전문 브랜드 '라이프'를 론칭하는 등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쳐왔다.
이 회장은 아들인 이준수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일동후디스에 2010년 입사해 10여년 간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일동후디스는 유아식 전문 기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모색하며 새롭게 재편중"이라며 "젊은 리더가 중심이 돼 새롭게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갈 수 있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배경에서 퇴진을 결단하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퇴임 이후부터 직접적인 결재는 하지 않고 있으며 사내 정기회의나 경영 전반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임원회의에는 참석해 이준수 대표를 도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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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과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사진=일동제약] |
◆이금기 회장 평사원 입사해 37년 외길..."친환경 로하스" 경영 목표
이 회장은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4년 만에 대표에 올랐다. 1984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후 10년 뒤에는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는 등 약 26년 동안 일동제약을 이끌어왔다.
1996년에는 남양산업을 인수해 일동후디스로 사명을 바꾸고 최근까지도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등 경영에 매진해왔다. 그는 인수 당시 매출이 98억에 그쳤던 일동후디스를 현재 1500억원 규모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일동제약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일동후디스는 임직원들의 퇴직금을 출자 받았고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일동후디스 지분을 대거 보유하면서 오너가 됐다.
이 회장은 '친환경 로하스'를 경영 이념으로 삼고 사명 변경 이후 '후디스 아기밀'을 재론칭, 뉴질랜드에서 제조한 '프리미엄 산양분유'를 수입 판매하며 국내 분유 시장 3위 업체에 안착시켰다. 이후 2008년 유제품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종합 식품 전문기업을 목표로 한다.
이 회장 퇴진으로 일동후디스는 앞으로 아들인 이준수 대표이사가 전사를 지휘하게 됐다. 유업계 전반적인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어 이 대표가 맡은 임무도 막중하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과거 적자는 신제품과 유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인한 것이었으며 작년 4/4분기부터는 괄목할만한 수출 성과도 있었고 흑자 전환했다"면서 "올해부터는 분유, 유아식, 유제품 등을 유지하고, 하이뮨, 성인분유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