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1분기 양호한 성적표..2분기부터 '예측불가'
수요 감소 뚜렷 '하반기까지 쉽지 않다'...탈출 전략 뭐?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올해 2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사 실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올 1분기 선방한 삼성전자가 2분기 농사의 어려움을 이처럼 공식화했다. 어느정도를 할 수 있겠다는 예측(목표)자체가 설정되지 않는 극심한 보릿고개 진입을 선언한 셈이다.
LG전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생활가전의 약진으로 1분기 호실적을 손에 쥐었지만 2분기는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수익성 하락 방어'는 이 회사의 2분기 최대 목표가 됐다.
실물경기 악화로 수요뿐 아니라 공급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퍼펙트 스톰을 맞닥뜨린 갈 길 바쁜 전자업계. 1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 나아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보릿고개 탈출을 위해 총력전 모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2분기부터 예측불가 지속...기술·제품 경쟁력으로 돌파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여파 속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공시에서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5조3252억원으로 5.61% 늘었다. 순이익은 4조8849억 원으로 3.15% 줄었다.
이는 양호한 성적이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7.6%), 영업이익(-9.96%), 순이익(-6.55%) 모두 감소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가전(CE) 비수기에다가 글로벌 생산차질 등 일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이미 2분기 시작인 4월 실적은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4월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생산기지들의 셧다운 사태가 이어진데다 현지판매 중단이나 수요 감소세가 뚜렷해진 시기다.
삼성전자는 2분기 어려움을 공식화했다. 2분기는 주요 제품 수요에 대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는 게 이 회사의 전망이다. 하반까지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본격 확산되면서 일부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과 유통망·공급망·오프라인 매장 폐쇄에 따른 생산·판매 차질과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는 세트 사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했다.
이처럼 보릿고개 진입을 공식화한 삼성전자는 해법찾기에 총력전 모드에 돌입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탈출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초격차 전략 등 기술과 제품 경쟁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핵심요소로 드라이브를 건다.
이 회사는 "기술 리더십과 제품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사업과 고객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LG전자 1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해...2분기 '가장 힘든 시기'
가전명가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에도 견고했다. 하지만 호실적 행진에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2분기, 나아가 하반기까지 올해 농사를 장담할 수 없는 '가장 힘든 시기'라로 보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7278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3% 감소한 것이나 영업이익은 21.1%나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영업이익률(7.4%)은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높다.
호실적 행진은 생활가전 덕분이다. 단적으로 건강과 위생에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시장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확대로 이익이 커졌다.
하지만 2분기 전망은 썩 좋지 않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출과 수익이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이란 게 이 회사의 예상이다.
당장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수요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TV 판매확대를 기대했던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마저 취소되면서 수요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른 가전업체들 간의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때문에 LG전자는 2분기부터는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는데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원가구조 개선이나 효율적인 자원운영 등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차별화된 고객가치 경영에 더욱 고삐를 조여야할 이유다.
이 회사는 "시장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온라인 판매 확대 등 추가매출의 기회를 찾겠다"라며 "자원투입 최적화 및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ikh665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