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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지구촌 돋보기 ] ⑧보복관세와 무역전쟁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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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2020년 시작부터 미국과 이란이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전쟁공포가 피어오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국가이기주의로 인한 혼돈이 만연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관용과 협조가 실종되고 평화와 공존번영이란 이념도 찾아보기 힘들다. 자유무역 질서가 손상되면서 무역분쟁이 일상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화로운 시장질서에 기반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구촌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머리를 맞대 인류의 희망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국제사회의 말기적 현상을 짚어본다.

무역분쟁은 양국간 무역상의 제재를 통해 분쟁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분쟁에 동원되는 수단은 다양하지만 주로 보복관세, 즉 관세인상이 주로 이뤄진다. 보복관세란 외국이 자국 수출품에 대해 관세나 대우에 차별을 둘 경우, 또는 자국 산업에 불이익이 되는 조치를 취했을 경우 상대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보복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복관세는 관세전쟁이 일어날 위험성 때문에 상대방을 위협하는 용도에 그치는 게 보통이었다. 혹 채택하더라도 발동되는 일은 드물었으나, 2000년대 이후 실제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복관세는 매우 강력한 조치인 동시에 무역이 아닌 정치, 외교 이슈로 넘어가고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2018년부터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1년이 경과하면서부터 미중간 무역갈등이 고조됐다. 2018년 3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리고 중국이 지적재산권 침해 및 인허가 부당행위를 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한편, 중국의 대미 투자제한 및 관리·감독규정도 신설했다. 이와 별도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을 발동해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기업의 미국투자를 차단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세부과 대상도 점차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19년 기준으로 총 250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중국 제품에 25%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 절반에 해당하는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추가로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아울러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에 대해서도 1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 또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계획 등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인민일보 등 관영신문들은 미국의 조치를 크게 비판했고, 주미 대사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비해 중국이 보유하는 미국 국채의 매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연이어 주요 원자재인 희토류 수출규제 카드도 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미중 갈등은 2019년 6월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잠복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8월 들어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미국은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환율과 통화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확전일로를 보이던 양국간 무역분쟁이 2019년 12월부터 부분적이나마 휴전상태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그러나 양국 무역전쟁의 완전 타결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언제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G2간 경제이익 및 주도권 경쟁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내정치적 상황도 끼어있다. 미국은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뿐더러 양국의 산업구조도 경쟁관계로 전환되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의식이 커져있었다. 즉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규모가 연 5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가운데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비중 또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울러 외국기업의 접근을 제한하는 중국과의 시장개방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전략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는 등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경제· 정치적 영향력 강화라는 구상도 깔려있다. 여기에 미국 내부적으로 빈부격차 및 인구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도의 정치적 목적까지 더해져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 모두에 커다란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중국이 입게 되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총수입 규모가 75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해 관세 상의 보복조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나 역부족한 게 현실이다. 미국 또한 산업 전반의 원가상승 및 실업증가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미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이 제한을 받고 있다. 나아가 양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만큼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인 인공지능(AI)반도체와 5G 이동통신을 두고서도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간의 경제전쟁이 치열하다. 세계 유수의 통신장비업체인 중국의 ZTE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가 국가안보를 빌미로 연이어 취해졌다. 특히 화웨이에 대해서는 호주·뉴질랜드·영국·이스라엘·일본 등 주요 동맹국에 대해서도 보이콧하도록 강력히 요청한 상태다.

미국이 이처럼 5G 기술 지키기에 필사적인 것은 향후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계속 우위를 유지하려는 국가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필수 기반기술이란 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으로 불린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의 역점 전략인 '중국제조 2025'의 핵심 산업이기도 하다. 이에 미국 정부는 5G 기술 확보를 향한 중국의 질주가 자국의 국익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자유무역의 수호자였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즉 중국 제품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을 필두로 유럽과 일본, 멕시코 등 전방위로 그 전선을 넓히고 있다. 2018년 9월,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일본에도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무역분쟁을 예고했다. 또 유럽연합(EU)에도 자동차를 위시해 40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대형 IT기업에 과세하는 '디지털서비스 과세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무역분쟁의 유형은 보복관세 외에도 매우 다양하다. 우선, 주요 자원과 상품의 수출규제 조치다. 매우 중요한 자원이나 소재부품의 공급을 제한해 상대국 경제활동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2018년 미국의 관세인상이 단행되자 중국은 보복조치의 하나로 주요 산업원자재인 희토류 수출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방안은 이미 2010년 중국이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영토분쟁 시에도 활용됐다. 2019년 7월에 이뤄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도 같은 유형이다. 당시 일본은 안보를 위한 조치란 명분으로 한국에 핵심 반도체 소재의 수출을 금지했다. 그 결과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2016년 내려진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도 대표적인 예다. 2016년 한국이 사드 1개 포대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한한령 등 다양한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이나 드라마 방영을 금지시키는 등 한국의 문화 산업과 관련한 조치로 시작해 화장품 등 한국산 상품의 통관 불허, 클래식 공연 취소,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제한 등 경제 전반적인 조치로 번졌다.

이처럼 미국이 불을 지핀 무역전쟁 대열에 다른 나라들도 하나 둘 끼어드는 상황이다. 이제 무역분쟁은 마치 하나의 유행병처럼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이런 무역전쟁의 확산이 초래할 결과는 빤하다. 세계경제는 멍들고 자칫 대공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세계경제를 0.5% 둔화시켜 총 4500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오리라 경고했다. 또한 보호무역은 무역 감소와 함께 투자 감소, 공급 혼란, 생산력 증가 기술의 확산 감소, 소비재 인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경제 측면에서 시작된 분쟁이 점차 도를 넘어 무력분쟁으로 비화될 우려도 없지 않다.

자유무역은 원래 국제 분업체제에 그 이론적 배경을 두고 있다. 즉 각국은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생산에 특화하고, 이를 자유무역을 통해 상호 교환할 경우 모든 참여국들이 보다 높은 실질소득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둬 왔다. 그러나 이제 자유무역 체제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으며 자칫 붕괴될 우려마저 없지 않다. 이 경우 세상은 각자도생(各自圖生)과 이전투구(泥田鬪狗),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우리 앞에 지옥문이 활짝 열린 상황이라 하겠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을 지냈다.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암호화폐의 경제학', '인공지능과 미래경제', '을의 눈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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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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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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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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