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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은 제발 폭언·폭행 없었으면" 눈물 짓는 지하철 역무원

기사입력 : 2019년12월24일 16:30

최종수정 : 2019년12월24일 16:30

"비상식적 민원 많아...안 들어주면 폭행"
"금요일·주말 야간 주취객 무조건 한 명 이상"
철도안전법 형량 높지만 적용 사례 드물어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올해 연말은 제발 폭언·폭행당하지 않고 무탈하게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역무원 성모(29) 씨는 달력을 보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회식과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성씨 얼굴은 '고생길이 보인다'는 표정이었다.

성씨는 낮밤이 바뀌는 주·야간 4교대에 매일 발생하는 비상식적인 민원, 주취객의 난동,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할지 모르는 승객의 폭언·폭행에 긴장한 채 연말을 보내야 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의 시민들이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2019.11.21 pangbin@newspim.com

2016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한 성씨는 민원인들로부터 폭언·폭행을 자주 당했다고 한다. 지난 18일 오전 4시 40분쯤에는 무단승차하려는 60대 남성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성씨는 돈을 지불하지 않은 채 개찰구 밑을 기어 승차장으로 들어가려는 A씨를 제지했다. 성씨가 승차권을 확인하려 하자 A씨는 "돈이 없으니 한 번만 공짜로 타게 해달라"며 우기기 시작했다. 미리 사정을 설명할 경우 눈감아 줄 여지가 있었지만 이미 무단승차를 해버린 A씨를 보내줄 수 없는 노릇이었다.

A씨는 "그깟 지하철이 얼마나 한다고 이러냐"며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몇 분간 계속된 욕설에 "자꾸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A씨는 성씨 가슴팍을 밀치고 얼굴을 가격하려 하는 등 폭행을 시작했다.

24일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최근 5년간 서울 지하철 1~8호선 역사에서 발생한 역무원 폭언·폭행 피해는 495건이다. 술에 취한 승객이 역무원을 때리거나 욕설을 퍼부은 음주폭행은 320건으로 전체 64.5%를 차지했다.

그러나 역무원들은 지하철 내 사건·사고는 매일 일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매일 한 번 이상 발생하는 폭언·폭행에 모두 대응하기 불가능해 실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가해자가 "폭행한 적 없다"고 발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녹취나 동영상,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명확한 증거가 없을 경우 가해자 처벌은 힘들 수밖에 없다. 미리 동영상 촬영을 하지 못한 채 폭행을 당하면 경찰 신고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일부 역무원들은 일종의 '요령'을 터득했다. 민원인과 대화 도중 언성이 높아지거나 폭행을 당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재빨리 CCTV 주변으로 '도망'을 가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현행 철도안전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폭행·협박으로 철도종사자의 직무집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형법상 폭행죄보다 형량이 높다.

그러나 역무원 폭행 가해자에게 철도안전법이 적용되는 것은 드물다는 게 역무원들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대다수 가해자는 형법이 적용돼 초범 기준 벌금 50만원에 처해진다. 철도안전법이 적용돼도 초범 기준 벌금 200만원 정도에 그친다.

술에 취해 지하철 내에서 뻗어버린 주취객을 처리하는 것도 역무원의 고된 일 중 하나다. 역무원들은 인사불성이 된 주취객을 부축해 역무원실로 데리고 온 뒤 '지하철로 귀가하기 힘들 것 같으니 택시를 타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지하철로 집에 갈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린다.

성씨는 "금요일이나 주말 야간 근무 때 주취객은 무조건 한 명은 있는 것 같다"며 "하루에 5명이 있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회식자리와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지하철 내 사건·사고도 많이 벌어진다"며 "직원들이 그런 사건에 휘말리지 않고 탈없이 올해를 넘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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