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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증거조사 제안한 양승태 재판부, 변호인 반대로 ‘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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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증거 출처·부동의 증거는 언급 말아야”
검찰 “공소사실 입증 위한 것…규정상 설명 가능”
재판부, 변호인 이의 받아들여 검찰에 증거설명서 반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 측 변호인들이 “검찰은 증거 출처와 부동의한 증거 내용까지 진술해서는 안 된다”며 차례로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대법관,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검찰의 증거설명서에는 증거능력 없는 증거 내용도 기재돼 있으며 이를 넘어서 의견까지 담겨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도 “아직 증거조사하지 않은 증거를 기재하는 것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으로 부적법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 측 이의를 받아들여 증거설명서를 활용하지 않겠다”며 이를 검찰에 반환했다. 당초 재판부는 방대한 양의 증거를 효율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검찰에 증거 내용을 기재한 증거설명서를 미리 제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9 mironj19@newspim.com

이후에도 검찰이 이탄희(41·34기)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현 변호사)의 사직서 제출 경위를 말하려고 하자,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사직했다는 사실 외에 서류에 없는 내용을 진술하는 것은 안 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이탄희 전 판사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위가 공소사실과 관련된 것”이라며 반박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서울서부지법 소속 집행관에게 발부된 영장이 사전 유출됐음을 설명하는 검찰에 대해 “해당 영장 내용으로 확인할 수 없는 증거 출처에 대해 고지할 필요가 없다”며 “예를 들어 살인사건의 증거인 칼을 제시하면서 어디에서 발견됐는지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의견에 동의해 “증거조사 단계에서 영장의 발견 위치까지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결국 검찰도 재판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재판부 결정은 형사소송법 규정과 실무에 배치되며 공판중심주의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증거조사는 증거신청인인 검사가 개별 증거를 특정하면서 사건 쟁점 관련성 및 입증취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면서 “사직서와 영장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검찰의 입증취지를 전혀 알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검찰의 쟁점설명 및 입증취지를 벗어난 진술을 금지한 것이라 타당하다”며 “검찰의 증거조사에 대한 이의신청은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변호인의 부당한 이의제기로 소송절차가 지연되거나 방해되지 않도록 앞으로 적정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일 기일에서 증거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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