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증설’ 허위공시로 투자자 390명에게 200억원 받아
실제로는 경영권 방어 위한 지분 매입에 173억원 쓰여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경영권 확보 등을 위해 허위공시로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받아 쓴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형록 부장검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H사 전 대표이사 A(51)씨 등 전현직 경영진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모자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 4명은 지난 2016년 우호지분 부족으로 H사 대표이사직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회삿돈으로 지분을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경영권을 다투던 상대방과 이면합의를 통해 지분을 고가에 사들이기로 했다. 지분 매입자금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따른 투자금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BW 발행 목적이 ‘공장증설 자금’ 등이라고 허위공시해 390여명의 투자자에게 2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아냈다. 그러나 투자금 중 173억원은 대주주 지분의 인수 대금으로 쓰였다.

그러다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자 A씨 등은 지난해 4월 자기자본 없이 사채자금 등으로 회사를 사들이는 이른바 ‘무자본 M&A 세력’ B(46)씨 등 3명에게 경영권과 보유주식을 200억원에 양도했다.
경영권을 이어받은 B씨 등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원 상당을 투자자에게 받아 개인채무 변제를 위해 96억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사채를 끌어다 70억원을 가장납입하는 방식으로 허위 유상증자를 공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후임 경영진의 연이은 범행으로 H사는 지난해 말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자본잠식률이 약 87%를 기록했다. 이에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검찰 관계자는 “상장회사의 자금모집·대주주의 지분취득 관련 공시는 투자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이에 관한 허위공시는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해하는 범죄를 지속적으로 단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un90@newspim.com












